순수동물병원 박성재 수의사가 강아지의 '동맥관개존증(PDA)'를 검사하고 있다.  
순수동물병원 박성재 수의사가 강아지의 '동맥관개존증(PDA)'를 검사하고 있다.  

반려묘나 반려견도 사람처럼 나이가 들면 심장이 약해진다. 고양이는 주로 비대선심근증과 같은 심근질환으로 나타나는 반면 반려견은 판막질환을 많이 보인다. 혹은 부모견으로부터 유전되거나 선천적인 심장 기형을 가지고 태어나는 반려견들도 있다. 후천적으로 나타나는 심장병은 미리 조심해서 관리해 주면 되지만 선천적으로 가지고 태어난 심장병은 조기 발견이 굉장히 중요하다. 선천적인 심장병 중 가장 대표적인 질병이 바로 PDA라고 불리는 동맥관개존증이다.

강아지는 모견의 뱃속에서 혈액 및 산소를 공급받던 ‘동맥관’이 출산과 함께 자연스럽게 닫히고 퇴화되어야 한다. 이 동맥관이 퇴화되지 않고 열린 상태가 지속되는 것을 바로 ‘동맥관개존증’이라고 한다. 이렇게 동맥관이 열려 있으면 전신으로 순환해야 하는 혈액이 폐동맥으로 이동해 혈액의 양이 비정상적으로 증가하게 된다. 이로 인해 폐와 연결되어 있는 심장 또한 과부하가 일어나게 되고 결국 심장에 손상을 입게 된다. 다행인 점은 PDA는 선천적 질환이기 때문에 조기에 발견할 시 수술이나 시술을 통해 충분히 완치가 가능한 질병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빠른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생후 1년 이내 70% 정도가 사망하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을 정도로 무서운 질병이다.

동맥관개존증은 기침, 호흡 수 증가, 기력 저하, 혀가 파랗게 변하는 청색증 등의 증상이 보인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심장의 기능이 떨어지면서 증상이 보이기 때문에 조기 발견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보호자가 증상을 알아채고 동물병원을 찾아올 때는 이미 병증이 악화되어 외과적인 수술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병원에 내원 시 우선 청진을 통해 심장 잡음을 확인하고, 방사선촬영을 통해 심비대를 확인한다. 추가로 심장 초음파검사를 진행해 정확한 진단을 내린다. PDA 수술이 가능할 경우, 비정상적인 혈류를 막기 위해 동맥관을 묶어 폐쇄하는 수술을 진행한다. 수술을 받은 후에는 심장에 무리가 갈 수 있는 격한 운동은 삼가고, 봉합 부위 감염에 주의해 주어야 한다. 또한 수술 후 며칠 동안 수의사가 처방해 주는 심장약을 복용해 주는 것이 좋다. 동맥관개존증 수술은 선천적인 심장병이기 때문에 생후 1년 안에 진행해 주는 것이 가장 예후가 좋다. PDA는 수술을 진행하지 않은 아이들 중 약 50%는 합병증으로 사망하고 치료 시기를 놓치면 수술조차 불가할 수 있는 무서운 질병이다. 하지만 적절한 시기에 수술을 진행해 주면 건강한 강아지들처럼 일상 생활에 불편함이 없을 정도로 생활할 수 있다.

생명 유지에 가장 중요한 장기는 심장이다. 심장병은 감기처럼 가벼운 질병은 아니지만 조기 발견과 관리만 잘해 준다면 충분히 건강한 반려동물의 생활을 지켜 줄 수 있다. 특히 소형견의 경우, 심장병을 가진 상태로 태어나거나 후천적인 심장병을 얻을 확률이 더 높기 때문에 호흡이 이상하거나 기침이 잦다면 반드시 동물병원에 내원하자. 

(글 :  순수동물병원 박성재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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