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케어동물병원 윤태현 수의사
애니케어동물병원 윤태현 수의사

반려동물만 진행하는 수술이 몇 가지 있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수술이 바로 중성화수술이다. 반려견, 반려묘 중성화수술은 보호자들의 대표적인 고민거리일 것이다. 하지만 아이가 생식기 질병으로 인해 아프지 않고 오랫동안 보호자와 함께 하기 위한다면 수술할 것을 권한다. 강아지, 고양이 중성화수술은 보통 예방접종이 모두 끝나고 암컷은 첫 발정이 오기 전에 대략 8개월 전후로 수술을 권한다. 수컷은 고환이 완전히 내려와 음낭이 자리 잡은 상태에 수술하는 것이 좋다. 시기를 따지자면 성 성숙이 되기 전 생후 6개월 전후로 진행해 줄 것을 추천한다.

수컷은 태어날 때 고환이 뱃속에 존재한다. 태어난 직후에는 배 안에 있다가 성장하면서 사타구니쪽에 서혜관이라고 부르는 통로를 통해 내려와 음낭에 자리를 잡는다. 고환내림(정소하강)이 모두 이루어지고 나면 생식 능력을 갖게 된다. 빠르면 3개월, 늦으면 7개월까지 고환내림이 일어나는데 이 시기까지 한쪽 혹은 양쪽 고환이 정상적인 곳에 위치하지 않는다면 잠복고환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잠복고환은 고환이 정상적인 곳에 위치하지 못한 것을 말한다. 완전히 내려오지 못하고 복강에 머무는 복강 내 잠복고환과 생식기 근처 피부 아래에 머물러 있는 피하 잠복고환으로 구분된다. 복강 내 잠복고환과 피하 잠복고환인지는 수의사 진찰로 확인이 가능하다. 잠복고환을 가지고 있는 강아지 고양이는 반드시 중성화수술을 진행해 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성견이 되고 나이가 들면서 고환이 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기 때문이다. 잠복고환은 정상고환보다 고환종양 발생 가능성이 무려 13배 이상이다. 또 고환이 꼬이는 고환 염전이 나타날 수 있는데 이는 혈액 공급이 차단돼 생명까지 위험해지는 무서운 질병이다.

잠복고환을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중성화수술이다. 피하 잠복고환은 해당 부위의 피부만을 절개해 고환을 제거한다. 복강 내 잠복고환은 피하보다 깊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에 초음파를 통해 정확한 위치를 파악한 뒤 개복수술로 복강에 있는 고환을 제거하게 된다.

미국의 공공과학도서관 학술지 ‘플러스원(PLoS ONE)’ 학술지에서 강아지 4만여마리의 의학 기록을 분석해 보았는데 중성화수술을 한 아이들은 안 한 아이들보다 1.5년 더 산다는 결과를 보였다. 1.5년은 강아지 평균 수명의 1/10에 달한다. 사람의 기준이 아닌 반려동물의 기준에서는 매우 유의미한 시간이다. 중성화, 특히 잠복고환 중성화 수술 여부가 아이에게 조금이라도 더 건강한 삶을 선사해줄 수 있다면 보호자가 긍정적으로 고려해야한다.

(글 : 애니케어동물병원 윤태현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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