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립아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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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은 우리가 가장 흔하게 접하는 정신질환 중 하나다. 우울증은 우울장애(depressive disorder)라고도 하는데, 의욕 저하와 우울감을 주요 증상으로 정신적·신체적 기능저하를 야기한다. 2021년 보건복지부의 ‘정신건강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7.7%는 평생에 한번 이상 우울장애를 앓는다.

최근에는 우울장애에 대한 인식이 넓어져 우울장애를 인지하고 치료하려는 이들이 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자신의 우울감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표현 하지 못하는 이들이다. 대표적으로 소아청소년들이다. 성인과 달리 감정적으로 미성숙해 스스로의 감정표현에 서툰 아이들은 우울장애가 있어도 주변에서 인지하기 어렵다.

일례로 2005년 서울시에서 시행한 아동청소년 우울증 조사에서 부모 보고를 통해 진단한 우울증 유병률은 0.86%에 그쳤으나, 아동·청소년이 스스로 보고 한 우울증은 7.37%로 대략 10배에 달하는 차이를 보였다. 아이들의 감정 변화에 주의를 기울이고 살펴야 하는 이유다.

◎ About, 소아청소년 우울증이란

소아청소년기의 우울증은 성인의 우울증에 비해서도 결코 적지 않으며, 심지어 3, 4세 어린이에서도 우울증 사례가 보고됐을 정도로 우울증을 보이는 연령도 어리다. 우리나라 아이들 중 우울증을 앓는 아이들의 비율이 1~2%로, 그 중 청소년기의 우울증 유병률은 5%에 달한다는 조사도 있다.

보호자들은 소아청소년기의 우울증을 사춘기와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사춘기와 달리 우울증은 정신적·신체적 기능저하가 두드러진다. 집중력이 떨어져 평소라면 거뜬히 해낼 수 있는 과제를 해내지 못하거나, 참을성이 눈에 띄게 떨어지는 등의 경우다.

소아청소년기의 우울증을 방치할 경우 회복과 재발을 거치면 ‘우울형 인격’이나 ‘만성적 우울증’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아이의 우울증이 의심될 경우 가급적 조기에 개입해 개선하고, 회복 후에도 꾸준히 관심을 보이며 관찰해야 한다.

◎ About, 소아청소년 우울증 원인

소아청소년기 우울증의 원인으로는 크게 생물학적 요인과 정신·사회적 요인으로 나눌 수 있다. 생물학적 요인에는 유전적 요인, 호르몬이나 뇌의 신경전달물질과 같은 생화학적 요인이 포함된다. 세로토닌 등 신경전달물질과 호르몬의 불균형으로 인해 우울증이 나타날 수 있다. 부모 혹은 가까운 친척에서 우울증이 있을 경우 유전적인 위험요소를 갖게 되기도 한다.

정신사회적 요인으로는 정서적인 결여를 들 수 있다. 돌봄이 필요한 시기에 보호자로부터 충분한 지지를 받지 못하면 우울증 발생 위험이 높다. 또한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 가족 간의 갈등, 부모의 이혼, 학대 등 아이를 둘러싼 부정적 환경 요소도 소아청소년기 우울증의 주요한 원인으로 꼽힌다.

◎ About, 소아청소년 우울증 증상

아동기 우울증에서 흔하게 관찰되는 증상은 슬픈 모습, 초조하고 불안해하는 모습, 분리불안 등이다. 이후 청소년기가 될수록 평소에 즐겨 하던 활동이나 놀이에 대한 흥미 저하, 무기력감, 절망감이 나타난다. 명확한 우울감이나 무기력해보이는 모습 없이 예민한 기분, 짜증의 증가, 공격적이고 충동적 행동 등으로 위장되어 나타나는 가면성 우울증이 흔하다. 특별한 원인 없이 배가 아프다거나 머리가 아프다는 등 신체적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도 많다.

아이가 부쩍 짜증이 많아졌거나 공격적인 행동을 보이는 경우, 말수가 줄고 자주 울거나 불안해하는 경우, 수면 패턴이 바뀌고 식사량이 줄어드는 경우, 집중을 못하고 멍하게 있거나 급격하게 성적이 저하된 경우, 등교 거부를 하는 경우, 자해 행동을 보이거나 자살에 대한 언급을 하는 경우 소아청소년 우울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소아청소년기의 우울증은 연령이나 성별에 따라 조금씩 다른 모습을 보일 수 있다. 여자아이들의 경우 우울하다는 감정 표현을 많이 하는 편이지만, 남자아이들은 우울하다는 표현을 하지 않으며 대신 공격적인 행동을 많이 보인다. 위험한 행동이나 비행 일탈 등으로 빠지기도 한다. 또 모든 것에 의욕이 없는 성인기 우울증과 달리 흥미와 재미를 느끼는 분야, 예를 들어 게임, 휴대폰 등에 몰입하고 중독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반면 재미없고 지루한 것은 견뎌내지 못한다.

◎ About, 소아청소년 우울증 자가진단

1 평소와는 달리 사소한 일에 짜증을 내거나 울음을 터뜨린다.
2 특별한 원인 없이 신체적 통증을 호소한다.
3 행동이 부산해지고 물건을 과격하게 던진다거나 극단적인 말을 한다.
4 표정이 침울하고, 밖에 잘 나가려 하지 않고 혼자 있으려 한다.
5 말수가 줄고 평소 즐겨하던 일상생활에 별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
6 일기장이나 친구와의 대화에서 죽음, 외로움과 같은 내용이 발견된다.
7 피곤하다거나 귀찮다는 말을 부쩍 많이 한다.
8 사고의 진행과정이 느리고, 학습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9 식사량이 변화하여 입맛이 없어하거나, 폭식을 하는 모습을 보인다.
10 불면 증상을 보이거나 하루 종일 자도 피곤해하는 과수면을 보인다.

* 이 중 2~3개 이상 해당될 경우 전문가와의 상담이 권장된다.

◎ About, 소아청소년 우울증 치료

우울증상이 의심되고, 이로 인해 가정 내 혹은 학교생활에서의 어려움이 나타날 경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를 찾아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아동청소년기 우울증에 대한 치료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아동의 타고난 기질, 유전적 취약성, 인지 및 정서 발달, 가정환경 등 다양한 요인들을 포함한 다각적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아동기에는 언어적 의사소통 능력이 미숙하기 때문에 놀이치료를 통해 감정을 표현하고 조절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 여기에 인지행동치료, 대인관계치료, 가족치료 등을 시행하기도 한다. 청소년기에는 학교에서의 스트레스나 학업의 부담이 우울증상 악화에 기여할 수 있으므로 학교와의 긴밀한 협조를 통해 도움을 줄 수 있다.

비약물적 치료만으로는 효과가 제한적일 경우 약물치료를 시도할 수 있다. 반복적인 자해행동, 자살 위험성 등으로 안전의 위협이 있을 경우에는 입원치료 등 보다 적극적인 치료도 고려해야 한다.

◎ About, 소아청소년 우울증 예방과 관리

꾸준한 운동과 규칙적인 생활은 우울증을 예방하고 관리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특히 낮에 햇빛을 충분히 보면 세로토닌 등의 호르몬이 분비돼 기분이 좋아진다. 또 활발한 신체활동, 특히 유산소 운동 역시 긍정적인 기분을 부르고, 스트레스를 개선하는 데 효과적이다. 적절한 야외 운동을 통해 건강한 몸과 마음을 단련하는 게 도움이 된다.

부모가 평소 대화에서 긍정적인 사고법을 길러주는 것도 중요하다. 우울증이 있는 경우 부정적으로 생각이 편향되기 쉽다. 이 때 상황의 긍정적인 면을 집어주고, 대안을 떠올리게 하는 등 긍정적인 사고를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필요가 있다.

도움말. 보라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장수민 교수
도움말. 보라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장수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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