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안구는 약 24mm 크기의 둥근 공 모양으로 크게 세 겹의 층으로 구분되는데, 가장 바깥쪽에는 흰자위인 공막이, 가장 안쪽에는 신경 조직인 망막이 있다. 그리고 공막과 망막 사이에는 중간막이라고도 불리는 포도막이 존재한다.

생김새가 마치 포도껍질을 닮은 포도막은 혈관이 아주 풍부하여 눈에 영양을 공급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러한 포도막에 염증이 생기는 것을 ‘포도막염’이라고 부른다. 포도막염은 자칫 가볍게 여길 수 있는 질환 같지만, 주변의 망막이나 공막은 물론 수정체, 각막 등 눈의 중요한 부분까지 손상을 입힐 수 있다.

실제로 포도막염은 실명을 초래할 수 있는 심각한 안과 질환에 해당한다. 미국에서는 실명 환자의 약 10~15%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으며, 국내에서도 인구 1만명 당 17.3명 정도에게서 발병하고 있어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포도막염은 발병 원인이 다양하지만 크게 감염에 의해 발생하는 ‘감염성 포도막염’과 감염이 원인이 아닌 ‘비감염성 포도막염’, 약물이나 외상 등에 의한 ‘기타 포도막염’ 세 종류로 구분할 수 있다. 감염성 포도막염은 세균이나 진균(곰팡이), 바이러스가 원인이며, 비감염성 포도막염은 자가면역에 의한 전신질환, 종양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나타난다.

증상은 원인과 염증 정도에 따라 다양하지만 대표적으로는 눈 충혈, 눈부심, 눈물 흘림, 시력 저하, 비문증, 변시증 등이 나타난다. 특히 포도막염에 의한 눈 충혈은 결막염이나 안구건조증과는 다르게 검은 눈동자 주위로 심한 충혈을 보인다. 또 가려움이나 분비물은 없지만 안구 자체에 통증이 느껴진다.

포도막염은 발병 원인이 다양하고 치료가 까다로운 난치성 질환에 해당한다. 무엇보다 20~30대의 젊고 건강한 사람에게도 얼마든지 나타날 수 있으며, 한번 발병하면 과로, 과음, 흡연, 스트레스 등에 의해 재발하기 쉬워 초기에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따라서 평소와 다르게 눈의 충혈이 심하고 며칠이 지나도 가라앉지 않는다면 즉시 안과를 방문해 검사를 받아보길 권한다.

(글 : 서울퍼시픽안과 배소현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