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철 건강관리 방법 -

완연한 가을이다. 추분(秋分)이 지나 이제는 밤보다 낮이 더 짧아지고 최근 일교차는 15도 내외로 매우 크다. 가을에는 여름보다 대기의 대류가 약해 공기 중의 먼지가 자주 비에 씻겨 청명하고 쾌적하지만, 가을장마가 걷히면 습도가 낮아지면서 그만큼 건조해진다.

급격히 변화한 날씨 탓인지, 서울 충무로 소재 회사원 김씨는 최근 갑작스레 감기를 앓았다. 또한 평상시와 같은 생활리듬을 유지함에도 불구하고 왠지 기운이 없고 피곤함이 느껴져, 주말 친구들과의 가을산행을 취소하고 집에서 TV를 보며 지냈다.

일교차가 커지면서 직장인 김씨처럼 피로와 무기력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는 환절기 기후변화에 잘 적응하지 못해서 생기는 증상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 몸은 자연과 몸의 변화에 맞추어 적절히 순응하며 활동해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이에 한국건강증진개발원(원장 장석일)은 전통의약적 지혜를 담은 가을철 건강관리 방법을 제안하였다.

1. 급격한 일교차, 체온 조절에 특히 신경쓰자

국제학술지 최신호에 실린 서울대학교 김호 교수 연구팀 논문에 따르면, 10도 안팎의 일교차는 총 사망률 5.8%, 순환기계질환 사망률 8.1%, 호흡기계질환 사망률을 9.7% 증가시킬 수 있다. 급격한 온도 차이에 우리 몸이 적응하지 못하는 현상은 한의학 문헌에도 나와 있는데 음양(陰陽)의 균형을 보존하는 것이 곧 병이 생겨나기 전에 미리 치료하는 것(治未病)이라 하고 있다. 낮은 기온 자체보다도 급격한 변동성 때문에 몸이 항상성을 잃는 것을 더욱 경계해야 하므로, 외출시 얇은 옷을 여러 겹 겹쳐 입어 몸이 바깥환경에 적응하는 것을 도와 주도록 한다. 전통의약적 지혜로서 목덜미 부분을 약간 따뜻할 정도로 보온하는 것은 감기를 막는 데 중요하다. 

2. 떨어지는 기온 못지않게 중요한 것, 안구건조증 예방!!

눈물부족으로 안구가 건조해져 피로감, 이물감, 통증 혹은 염증을 동반하는 상태를 안구건조증이라고 하는데, 불편함뿐만 아니라 심한 경우 시력저하를 유발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의하면 2014년 기준 214만 명 이상이 안구건조증으로 진단을 받았다. 안구건조증은 장시간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보거나 어두운 곳에서 밝은 액정화면을 쳐다보는 행위가 반복될 경우, 그리고 습도가 낮은 환경에서 악화될 수 있다. 안구건조증 완화를 위해서는 인공눈물 등을 투여하고 심한 경우 항염증 치료가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하다. 집중하여 화면을 볼 때는 눈 깜박임이 줄어들기 때문에, 중간 중간 의식적으로 눈을 깜박여 주는 것이 좋다. 독서를 하거나 전자기기의 화면을 바라볼 때 이왕이면 큰 글씨로 보는 것이 연령대와 상관없이 도움이 된다. 실내 공기는 적당한 습도를 유지하도록 하고, 오메가3 등 영양소가 풍부한 견과류나 등푸른 생선의 섭취가 도움이 된다.

3. 가을철 건조함에 좋은 차(茶)!!

한의학에서는 건조로 인한 불편증상 및 질환이 몸을 윤활시켜 주는 진액이 마르는 까닭으로 보고, 생진(生津)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진액은 눈물, 땀, 침 등 인체 내에 존재하는 체액을 통칭한다. 특히 가을에는 진액을 새로 생기게 하고, 이미 몸에 있는 진액이 마르지 않게 안으로 수렴시키는 성질의 음식을 권하였다. 이러한 원리로 구기자 차, 오미자 차, 맥문동 차 등은 가을에 마실 만한 좋은 차다. 한편 전통의약적 건강증진 방법의 하나로서 활인심방, 동의보감에도 소개되어 있는 고치법(叩齒法)도 권할 만하다. 이를 부딪히고 이 과정에서 모아지는 침을 삼키는 방법으로, 간단하지만 음양의 균형을 유지하여 건강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였던 전통적인 방법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반가부좌 또는 바른 자세로 앉아 입술은 가볍게 다물고, 윗니와 아랫니를 딱딱 소리가 나게 36회 가량 부딪힌다. 이때 모인 침은 삼키지 않고 모아 두었다가 삼킨다. 몸 구석구석을 지나는 기운이 서로 소통하게 하고, 진액이 원활하게 소통하고 생겨나게 하며, 머리가 맑아지는 효과를 기대하는 것인데, 치아 건강을 지키는 방법으로도 추천된다.

4. 가을 산으로의 여행! 아는 만큼 건강해진다.

단풍이 드는 산림으로의 여행은 몸과 마음을 풍요롭게 하는 대표적인 가을철 여가활동이다. 산림이 주는 유익한 효과는 이미 여러 연구로부터 밝혀져 있으며, 몸과 마음의 종합적인 건강을 도모하는 수단으로서 권할 만한 방법이다. 산림에서 맑은 공기를 마시며, 숲에서 발산되는 피톤치드나 테르펜 등과 같이 유익한 물질들을 받아들여 동맥경화나 천식 예방 등의 효과를 도모할 수 있다.

알코올 의존자 및 그 가족을 대상으로 한 산림치유 연구에서는 참여자의 정서적 안정감 상승 및 스트레스 감소 효과가 보고되었다. 또 노년기 여성 고혈압 질환자들을 대상으로 삼림에서 걷기 운동을 실시한 결과, 혈압 및 심박수가 대조군에 비해 유의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연구결과는 고혈압, 당뇨병 등 생활습관병 질환자, 우울증 등 스트레스성 원인 질환자, 알콜성 원인 질환자 등 다양한 대상자 집단에게 산림에서의 치유 경험이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다만 가을 산행에서는 전국 각지에서 이맘때쯤 빈발하는 쯔쯔가무시병(진드기 티푸스)에 주의해야 하며, 일교차가 큰 새벽 등 이른 시간대의 산행은 자제해야 한다. 하루 중 혈압이 가장 높을 수 있는 시간인데다, 갑작스런 신체활동이 혈압을 올리게 되는 교감신경을 자극하기도 하므로, 심혈관계 질환이 있는 사람이라면 더욱 삼가야 한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은 보건소 한의약(韓醫藥)건강증진 사업을 지원하고 있으며, 당 사업에서는 우리나라 전통의약인 한의약에 기반하여 현장수용성이 높은 다양한 건강증진 프로그램을 개발․보급하고 있다. 2015년 현재 전국 대부분 보건소에서 기공체조, 중풍예방교실, 한방양생교실, 한방육아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지역사회 건강수준 향상을 도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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