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립아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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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피해자의 이름을 공개한 것으로 정치권에서는 날선 말들이 오간다. 그 뜻이야 어찌되었든 피해자 및 유가족 그리고 이를 지켜봐야하는 국민들에게 정치권의 다툼은 마음의 상처를 더 깊게 만든다. 이 사건으로 충격을 받은 이들의 아픔을 먼저 수습하는 게 선행되었어야 한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참사로 인한 충격과 트라우마는 비단 피해자와 유가족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물론 그들이 겪은 충격과 상처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큰 참사는 이를 사회 전체에 큰 정서적인 충격을 안겨줘 집단적인 '간접 재난 트라우마'를 유발할 수 있다.

2016년 세월호 사건 후 급증한 우울증, 코로나19 유행 후 일어난 코로나블루 등이 대표적인 예다. 이 같은 간접 재난 트라우마는 일반적으로 시간이 지나면 개선되지만, 이를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할 경우 만성적인 우울증이나 불안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지난 4일 대한신경정신의학회, 한국정신간호학회, 한국심리학회, 한국정신건강사회복지학회,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 등 5개 학회는 합동 성명서를 발표하고 “이번 예기치 못한 재난으로 인한 국민들의 트라우마 반응이 전과 달리 심각하다고 판단된다”고 우려했다.

◎ About, 간접 재난 트라우마

트라우마는 전쟁, 고문, 재해, 신체적 위협, 생명 위기 등의 큰 사건을 겪으면서 받은 정신적 충격인데, 이로 인해 불면, 두통, 오한, 불안증, 소화불량 등의 신체적인 증상가지 이어지는 것을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PTSDㆍ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라 한다. 재난 후 충격 반응은 재난 후 즉시 나타나기도 하지만 시간이 지난 후 뒤늦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교육과 사회적인 이해가 필요하다.

또한 재난을 직접 겪은 생존자나 유가족 외에도 사건의 반복된 미디어 노출로 충격을 받거나, 개인적인 트라우마가 자극되는 등 간접적인 재난 트라우마도 발생할 수 있으므로 이 역시 주의해야 한다. 특히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코로나블루를 겪은 상황에서 대형 재난의 충격이 더해진 상황으로, 국민들의 스트레스와 충격 반응이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했다.

◎ About, 간접 재난 트라우마 증상

재난 생존자들에서 가장 많이 나타는 것은 ‘급성스트레스성 반응’을 들 수 있다. 우울함과 분노, 조절감, 불암감, 죄책감, 두려움 등의 정서적인 다양한 감정을 느낄 수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반대로 매우 무감각해지기도 한다.

이런 정서적 반응 외 신체적인 증상도 나타날 수 있는데 △심박수 증가 △호흡곤란 △혈압 상승 △구역 △오한 △발열 △두통 △상복부통증 △불면 혹은 수면과다 △식욕 부진 혹은 과다 △소화불량 등 다양하게 발현된다.

유족들은 원망과 분노, 죄책감, 상실감 등을 격렬한 슬픔을 겪을 수 있다.

또 간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경우, 불안감, 초조함, 우울감, 허무함 등을 느끼고 집중력이 떨어지고 무기력해지는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 About, 간접 재난 트라우마 자가진단

1. 재난 상황이 자꾸 떠오르고 관련 사진이나 영상을 찾아보게 된다.
2. 하루에도 몇 번씩 우울하고, 무기력한 기분을 느낀다.
3. 갑자기 내 주변에서 위험한 일이 생기지 않을까 불안해진다.
4. 불면증 혹은 수면과다증이 나타난다.
5. 죽음 등에 대한 생각이 많아진다.
6. 학업이나 업무 등에 집중할 수 없다.
7. 놀이나 취미 등 좋아하던 것에도 흥미가 사라진다.

4개 이상 해당될 경우 간접 재난 트라우마를 의심할 수 있다.

◎ About, 간접 재난 트라우마 대응

재난은 비정상적인 상황임 이로 인해 나타나는 재난 트라우마는 지극히 정상적인 반응으로 천천히 시간이 지나면 회복될 수 있다. 하지만 이 같은 고통이 길어지거나 2·3차 적인 충격을 받을 경우 만성적인 우울증이나 불안증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천천히 일상생활을 이어가며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또한 재난에 소식이나 장면에서 눈을 돌리는 것도 도움이 된다. 반복적으로 사고 장면이 떠오를 때는 산책이나. 스트레칭 등의 가벼운 신체활동으로 생각을 환기하는 것도 권장된다.

또한 자신이 겪고 있는 우울감, 죄책감, 분노, 허무함 등은 트라우마 반응으로 나타날 수 있는 감정임을 이해하고 이에 매몰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고통스러울 때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이태원 참사 발생 직후, 국가 트라우마센터를 중심으로 한 통합심리지원단 및 정신건강 위기상담 직통 전화(1577-0199)을 운영해 유가족, 부상자 및 가족, 목격자,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심리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여성가족부에서도 청소년 상담 전화 1388(카카오톡‧페이스북 ‘청소년상담1388’ 검색)을 통해 청소년에 대한 심리‧정서 상담을 지원하고 있다. 행정안전부 역시 재난심리회복지원센터(1670-9512)를 통해 24시간 심리상담을 제공하며, 외국인의 경우 다누리 전화 상담실(1577-1366)이 국가 트라우마센터와 연계해 12개 언어에 대해 통역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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