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가 전파하는 심장사상충, 3기 지나면 위험… 미리 예방약 발라주는 게 최선

장수동물의료원 조대원 수의사
장수동물의료원 조대원 수의사

올해는 생각보다 추위가 빨리 왔다. 하지만 아이러니한 점은 추워진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모기는 끊임없이 나온다는 것이다. 이러한 모기가 반려동물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게 하나 있는데 바로 심장사상충이다. 동물병원에 가면 ‘심장사상충 예방’이라는 안내 문구를 많이 보았을 것이다. 예전에 비하면 심장사상충에 감염되는 반려견, 반려묘가 많이 줄어드는 추세이지만 여전히 치료를 위해 동물병원에 방문하는 아이들도 많다.

‘심장사상충과 모기가 무슨 상관이지?’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심장사상충은 바로 모기가 전파하는 기생충이다. 이 기생충은 주로 우심방, 우심실 그리고 우심실에서 폐로 연결되는 폐동맥에 기생한다. 심장사상충이 감염되는 경로는 다음과 같다. 모기가 몸속에 심장사상충이 있는 강아지, 고양이를 흡혈할 때 심장사상충의 유충인 ‘미크로필라리아’를 함께 빨아들인다. 그 후 사상충이 없는 다른 개체를 흡혈하면서 미크로필라리아가 전염되는 것이다. 이렇게 전염된 미크로필라리아가 최종적으로 심장에 닿으면서 심장사상충으로 자라게 되는 것이다.

모기를 통해 몸으로 들어온 미크로필라리아는 보통 5~6개월이 지나면 심장사상충으로 자란다. 이후 증상이 나타까지는 몇 년의 시간이 필요하지만 감염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면 치료가 굉장히 힘들어진다. 심장사상충은 증상에 따라 1기~4기로 나뉜다. 1기와 2기는 거의 무증상에 가깝다. 혹은 가벼운 산발성 기침 정도로만 나타나 보호자들이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가 병이 커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심장 쪽에서 잡음이 들리고 심장이 다소 확장된 모습을 보이며 심장사상충 키트 검사를 실시했을 때 양성으로 나타난다. 즉, 정기적인 검사를 진행하는 아이들만 확인이 가능하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3기부터는 증상이 심각 해진다. 기침이 평소보다 잦아지고 호흡 곤란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4기에 접어들면서부터는 복수가 차기 시작하고 혈액검사를 실시했을 때 요소 질소 수치가 정상보다 높은 ‘질소혈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심장사상충이 높은 기수에 접어들었을 때에는 치료를 열심히 받더라도 사망할 수 있으며 생존하더라도 심각한 합병증에 시달릴 수 있다.

심장사상충 치료는 시간과의 싸움이다. 1기~2기일 때에는 심장 사상충 성충 감염증 전문 치료제인 ‘이미티사이드’라는 주사를 24시간 간격으로 2회 정도 맞추고 1주간 안정을 취한 뒤 다시 한번 키트 검사를 진행한다. 3기의 아이들은 ‘이미티사이드’를 4회 정도 투여한 뒤 관찰 기간과 후처치 기간을 갖는다. 안타깝게도 4기의 아이들은 혈관을 통해 성충을 제거하는 수술적 방법밖에 없다. 주사를 통해 성충을 죽이기에는 시간이 없기 때문에 직접 기생충을 꺼내 주는 것이다.

심장사상충의 치료는 비용과 시간이 굉장히 많이 들지만 예방은 의외로 간단하다. 한 달에 한 번씩 ‘하트가드’, ‘애드보킷’과 같은 심장사상충 예방약을 복용하거나 발라 주는 것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증상이 별로 없는 1기, 2기일 때 나타나는 거의 유일한 증상은 심장사상충 키트 양성 반응이다. 우리 아이의 건강한 반려 생활을 위해 꾸준히 예방약을 복용하고 정기적인 검사만 진행해 준다면 심장사상충을 거의 100% 막을 수 있을 것이다.

(글: 장수동물의료원 조대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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