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상이 없는 경우도 많아서 조기에 발견하긴 어려운데, 시간이 흐를수록 자궁벽이 두꺼워지고 자궁의 전체적인 크기도 커져 생리양 과다, 생리통, 골반 통증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자궁선근증은 출산 경험이 있고 여성호르몬이 불균형해지는 40~50대 여성에서 주로 발견 되는데, 최근에는 임신과 출산의 연령대가 올라감에 따라 난임 환자들에게서도 많이 진단되고 있다.
자궁선근증으로 자궁이 커지면 1차적으로 수축력에 문제가 생긴다. 정자와 난자가 수정되어 만들어진 배아는 열심히 움직여 자궁내막에 착상을 해야 한다. 그런데 자궁선근증으로 자궁이 커지면 불규칙하고 과도한 근육의 수축으로 인해 ‘정자, 난자의 운동성’을 저해하고 배아의 수정 및 착상을 막게 된다. 이뿐만 아니라 자궁선근증 환자들에게서 많이 발견되는 만성 염증이나 자궁 내막의 변화 등도 임신을 방해하고 유산을 증가시키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자궁선근증은 약물 치료와 수술, 두가지 방법이 있다. 임신 계획이 있는 가임기 여성들은 우선적으로 호르몬 약물 치료를 권한다. 흔히 알고있는 로렐린, 루플린 등의 생식샘자극호르몬분비호르몬 작용제(이하 GnRH 작용제)를 주사해 자궁의 크기를 일시적으로 감소시킬 수 있다. 이 주사를 2~3개월 정도 투약하면 자궁의 크기가 줄어드는데, 몇 달이 지나면 다시 자궁이 커지므로 그 전에 임신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시험관 시술로 난자를 먼저 채취해 배아를 만들어 놓고, GnRH 작용제를 주사하여 자궁 사이즈가 줄어든 것이 확인되면 바로 배아 이식을 하는 것이 권장된다.
수술은 선근증이 있는 부위만 국소적으로 절제하는 ‘자궁선근증절제술’을 하거나 자궁 전체를 절제하는 '전자궁절제술'이 있다. 임신 계획이 있는 여성의 경우에는 수술적인 방법은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 선근증은 병변이 경계를 형성하지 않고 근층에 전반적으로 퍼져 있어 절제하기 까다로울 뿐더러 수술 후에 임신을 하면 자궁이 배꼽 위까지 자라줘야 되는데 수술의 영향으로 자궁이 파열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6개월~1년 정도 자궁이 회복할 시간이 필요하므로 수술 후에는 피임을 권유한다. 따라서 시험관 시술 실패 후 수술의 대상이 되는지 다각도로 확인 후 의사와 상의하여 신중하게 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처럼 자궁선근증은 임신 계획, 나이, 증상 등을 면밀히 고려하여 가장 적합한 치료법을 계획해야 하는 질환이다. 숙련된 전문의를 찾아 시기적절한 치료를 받는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글: 서울라헬여성의원 김주희 원장)
김국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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