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가 ‘여유’만을 상징하던 시대는 지났다. 특히 직장인에게 커피는 아직 잠에서 깨지 못한 두뇌를 깨우는 알림이자 피곤에 절어 둔해진 몸을 움직이는 연료와도 같다. 직장인들은 집중하기 위해, 잠을 깨기 위해, 혹은 일하는 동안 무의식적으로, 습관적으로 커피를 향해 손을 뻗는다.

이런 식으로 커피를 마시다 보면 하루 동안 대여섯 잔을 비우는 것은 일도 아니다. 커피를 과도하게 마시면 건강에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지 알리는 연구들이 발표되지 않았으면 현대인은 아마 물 대신 커피를 마시는 경지에 이를 것이다.

잘 알려졌다시피 커피를 많이 마시면 체내에 카페인이 과도하게 유입돼 중추신경을 자극하여 불면증을 유발할 수 있고, 카페인의 이뇨작용으로 인해 탈수현상이 발생할 수도 있다. 오랜 세월 커피를 마시다 보면 커피의 색소와 탄닌 성분으로 인해 치아가 착색되기도 한다.

최근에는 하루에 3잔 이상 카페인이 함유된 음료를 섭취하는 것이 편두통의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MedPage Today는 지난 8일(현지시간) 베스 이스라엘 디콘리스 메디컬 센터와 하버드 공립치과대가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에서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베스 이스라엘 디콘니스 메디컬 센터의 수석 연구 저자 엘리자베스 모스토프스키 박사에 따르면 카페인과 편두통과의 관계는 복잡하다. 어느 정도까지는 카페인이 두통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주다가 이를 넘어서면 편두통 위험을 높인다는 것이다.

모스토프스키 박사와 하버드대, 그리고 브리검 여성병원(Brigham and Women's Hospital)은 98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6주 동안 카페인이 들어간 음료(커피, 차, 탄산음료, 에너지 드링크) 섭취 일지와 두통이 시작한 날, 지속 시간, 강도를 기록하는 두통 보고서를 기록하게 했다.

음료 섭취 일지 및 두통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하루에 3잔 이상 카페인 음료를 마시면 편두통이 발생할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한두 잔의 커피를 마시는 것으로는 편두통이 발생하지 않았다.

이번 연구는 편두통 발병에 영향을 미치는 카페인의 정확한 양을 밝히지는 못했다. 각 커피 전문점마다 커피 한 잔에 기본적으로 포함되는 카페인의 양이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무스토프스키 박사 역시 이 점을 인정하면서 “편두통 위험을 높이는 카페인 양을 밝히기 위한 연구가 별도로 필요하다”라고 언급했다.

박사의 말대로 편두통에 영향을 미치는 카페인의 양에 대한 연구는 좀 더 필요하지만, 이번 연구가 커피 애호가들이 카페인 섭취에 대해 경각심을 가지는 또 하나의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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