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팡이의 솜털은 번식을 하기 위한 준비

오래된 빵, 체다 치즈 등에 피어난 푸르스름한 솜털 같은 곰팡이들은 보기만 해도 식욕을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건강에도 좋지 않다. 이 때문에 곰팡이가 생긴 음식은 가급적 먹지 않고 버려야 한다. 곰팡이는 진균류에 속하는 미생물로, 어둡고 습도가 높은 곳에서 쉽게 증식한다. 곰팡이는 종류가 매우 다양한데, 우리가 일상 속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곰팡이는 대부분 음식에 솜털같이 피어난 곰팡이다.

여기서 많은 이들이 한 가지 의문을 가진다. 곰팡이의 생김새는 왜 솜털 같을까? 그리고 고작 솜털같이 작고 흐릿한 곰팡이가 과연 건강에 위협이 될까?

첫 번째 의문에 대한 해답을 짧게 요약하자면, 솜털은 곰팡이가 번식을 준비하고 있다는 표식이다. 미국의 터프츠 대학 균류학자이자 박사학위 취득 후의 연구원인 메간 비안코 대니얼스는 라이브 사이언스와의 인터뷰에서 “솜털 곰팡이는 새로운 환경으로 옮겨지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수십억 개의 포자입니다”라고 말했다.

곰팡이는 포자라고 불리는 생식세포를 대량으로 생산해 번식하는데, 포자는 어떤 면에서는 씨앗과 유사하지만, 씨앗처럼 발아하는 동안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식량을 전혀 비축하고 있지 않다. 따라서 포자는 보다 유리한 조건을 필요로 하게 된다.

비안코 대니얼스는 “곰팡이를 보면 포자 자체가 보인다”며, “곰팡이의 포자는 미풍에 실려 퍼져야 하기 때문에 솜털처럼 가볍고 흐릿한 형태를 띄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 솜털 같은 곰팡이들은 진짜 건강에 악영향을 주는 것일까? 곰팡이가 건강에 좋지 않은 것은 맞지만 우리의 생각보다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는 곰팡이는 많지 않다. 오히려 곰팡이가 생태학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 최근 많은 연구진들에게 대두되고 있다.

물론 곰팡이 종류는 수만가지에 이를 만큼 다양하기 때문에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곰팡이 역시 존재한다. 예를 들어, 식품에 생기는 일부 곰팡이는 미코톡신이라는 독성 대사물을 만들어내는데, 면역력이 약한 사람이 이 곰팡이가 피어난 음식을 섭취하면 위험할 수 있다. 게다가 어떤 곰팡이는 알레르기 반응이나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하지만 우리의 생각보다 많은 종류의 곰팡이가 인간에게 이로운 영향을 주고 있다. 맥주, 와인, 치즈, 발효 빵 등은 인간이 곰팡이의 도움으로 만들어 낸 음식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냉장고 구석에 곰팡이가 가득 핀 채 발견된 음식은 어떻게 해야 할까? 치명적인 질환을 일으키지 않을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렇게 오래된 음식에 생긴 곰팡이가 건강에 이로운 것은 아니다. 또, 곰팡이가 피어날 정도라면 음식의 신선도가 떨어지고 맛도 좋지 않기 때문에 버리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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