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딸꾹질이 시작되는 것만큼 당황스러운 현상이 있을까? 딸꾹질은 큰 고통을 주는 증상은 아니지만 목구멍에서 발생하는 이상 증세는 우리에게 번거로움을 안겨 준다. 그러나 신체에 나타나는 모든 현상은 다 이유가 있다. 딸꾹질도 마찬가지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딸꾹질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지금까지 정확히 밝혀진 것은 없지만, 흔히 식도나 위장에 자극이 가해지면 뇌간은 횡경막과 다른 호흡근에 신호를 보내 무의식적으로 수축을 유발하고, 이 때 숨을 쉬려고 할 때 성대가 닫히면서 소리가 나는 증상이라고 알려져 있다.

라이브사이언스(Livescience)에 따르면, 일부 과학자들이 한 가지 흥미로운 이론을 제시했다. 바로 딸꾹질이 태아가 호흡을 배우는데 큰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성인이 되어서 하는 딸꾹질은 초기 호흡 훈련의 흔적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크게 쓸모 있는 것은 아니지만, 태아 및 신생아 시절의 딸꾹질은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예컨대, 자궁에 있는 태아는 태반을 통해 산소를 공급받긴 하지만 태어난 후에는 스스로의 힘으로 숨을 쉬어야 한다. 아이가 처음 직면하게 되는 난제에 처하는 것이다. 시카고의 노스웨스턴 대학 파인버그 의과대학 위장병학과 간장학 교수인 Peter Kahrilas 박사는 “태어난 직후부터의 원활한 호흡을 위해서는 태아 때부터 훈련되어 있는 호흡기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며, “자궁에서부터 시작되는 딸꾹질이 호흡근육을 수축시키는 훈련을 반복적으로 제공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도 딸꾹질은 신생아들이 많이 하는 운동 중 하나이다. 임상신경생리학에 따르면 한 연구에서 딸꾹질과 관련된 뇌 활동을 조사했는데, 신생아는 그들이 보내는 시간 중 1%로를 딸꾹질을 하는데 소비한다. 이 연구를 이끈 런던대학의 Lorenzo Fabrizi는 신경과학, 생리학, 약학과 연구진들과 함께 임신 9주 무렵부터 자궁에서 딸꾹질을 하는 것을 확인했다.

Fabrizi와 그의 동료들은 뇌전도(EEG) 녹화를 통해 아기의 뇌 활동을 상세히 기록하는 한편, 217명의 조산아 및 만삭아를 관찰했다. 이 기간 동안 연구진은 딸꾹질이 태아의 피질에서 세 가지 다른 뇌파를 자극하는 것을 주목하면서, 그 기간 동안 딸꾹질을 하고 있는 다른 13명의 유아들도 관찰했다고 말했다.

Fabrizi는 이전의 연구를 통해서 자궁 내 무의식적인 근육 수축이 피질에 신호를 보내는 것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또한, 이번 연구를 진행한 연구진은 이와 같은 과정을 통해 태아의 뇌에 해당 신체 부위가 어디 위치하고 있는지 가르쳐 이후 통제가 가능하도록 돕는 것이라는 주장을 제시했다.

더불어 그는 “무의식적인 근육 수축은 뇌가 ‘체질 지도’를 형성하도록 돕는다”며, “이를 통해 추론해보자면, 횡경막 수축은 뇌가 호흡기 지도를 만들어 나중에 조절이 가능하도록 돕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인간의 호흡은 대부분 무의식적으로 이루어지며, 뇌 기관에서 호흡기관으로 전달되는 신호에 의존하지만, 우리는 또한 호흡을 의식적으로 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의사가 우리에게 “깊이 호흡을 하세요”라고 말할 때처럼 말이다.

Fabrizi는 태아와 신생아가 딸꾹질을 통해 호흡 조절 능력을 배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딸꾹질로 자극받은 피질 부위가 호흡 기관에 관여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알려진 바가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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