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빵, 호떡과 같은 겨울 간식을 위해 품속에 3천 원쯤 지니고 다녀야 하는 겨울이 깊어가고 있다. 하지만 모두가 찬바람 속에서 따끈한 붕어빵을 먹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는다. 따끈 달달한 겨울 간식도 허리 통증 환자들의 마음을 달래줄 수는 없기 때문이다.

겨울로 들어선 뒤로 허리가 더욱 아픈 이유는 무엇일까? ‘살을 파고드는 바람’이라더니 정말 찬바람이 살을 파고들기라도 했을까? 겨울철 당신의 허리가 더욱 아픈 이유, 헬스인뉴스 건강멘토 일산자생한방병원 김창연 병원장과 함께 알아보도록 한다.

Q. 허리 통증이 심해지는 계절이 따로 존재하나요?

어르신들께서 ‘아이고 삭신이야, 비가 오려나?’라며 무릎을 툭툭 치는 것도 잠시, 하늘에서 굵직한 빗방울이 떨어지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던 경험이 있으실 것입니다. 어르신들은 도대체 어떻게 비가 올 것을 예상했을까요?

우중충한 날 무릎이 아픈 것은 대기 중 압력은 낮아지는 신체의 압력은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관절 내부의 압력이 높아지면서 관절 신경을 자극하고 이로 인해 무릎이 쑤시는 듯한 것이죠. 허리 통증 역시 날씨와 깊은 관련을 가지고 있습니다. 허리 통증의 경우에는 추운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요. 실제로 겨울철 허리 통증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의 수가 대폭 늘어나는 모습이 많이 관찰되고 있습니다.

Q. 날씨가 추워지면서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아지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춥다고 집 밖으로 잘 나가지 않는 것과 관계가 있습니다. 활동량이 줄어들면 척추 주변의 근육과 인대가 경직되는데, 척추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근육과 인대가 경직되면서 척추를 압박하는 것입니다. 이 상태에서 몸을 움직이려다 허리를 다치는 경우가 많은 것이죠. 또한, 칼바람을 피하려 몸을 웅크리는 자세 역시 허리를 구부정하게 만들어 허리 질환을 빠르게 악화시키는 데 많은 영향을 미칩니다.

날씨와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겨울마다 돌아오는 김장의 영향으로 허리가 아픈 분들도 계십니다. 허리를 굽혀 수십 포기에 달하는 배추를 손질하고 양념을 묻히고, 무거운 김치 통을 옮기는 과정에서 허리를 다치는 분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기존에 허리 질환을 앓고 있던 분들이라면 회복되기 전까지 김장을 하지 않는 것을 권합니다.

Q. 어떤 이들이 겨울철 허리 통증을 호소할 가능성이 높은가요?

평소 자세가 안 좋은 분이라면 허리 통증을 겪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구부정하게 앉거나 허리를 과도하게 젖히는 자세는 척추의 곡선을 무너뜨려 허리 통증을 유발할 가능성을 높입니다. 반복적으로 허리에 부담을 주는 자세를 취하는 과정에서 조금씩 무너진 척추가 추운 날씨를 만나 허리 통증으로 나타나는 것이죠. 비슷한 이유로 복부비만인 사람도 겨울에 허리 통증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무거워진 배가 허리에 가해지는 하중을 높여 정상적인 척추의 곡선을 무너뜨리기 때문입니다.

그런가 하면 척추의 퇴행이 시작되는 4~50대도 겨울철 허리 통증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척추가 많이 약해져 있는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요즘에는 잘못된 자세로 인해 젊은 시절부터 퇴행이 시작되기도 하므로 더욱 허리 건강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Q. 갑자기 허리가 아플 경우에 취할 수 있는 응급처치는 어떤 것이 있나요?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평평한 곳에 누워 통증이 가실 때까지 휴식을 취하는 것입니다. 단, 너무 푹신한 매트리스나 너무 딱딱한 바닥은 피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푹신한 매트리스는 척추를 제대로 받쳐주지 않고 딱딱한 바닥은 척추가 제대로 이완하는 것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천장을 바라보고 누울 때 무릎 아래에 베개를 받쳐두면 허리가 좀 더 편안해질 것이며, 이 자세로 한동안 휴식을 취하다가 허리 찜질을 하고 소염제를 복용하면 한결 허리가 가뿐해진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Q. 허리 통증에는 온찜질을 해야 하나요, 냉찜질을 해야 하나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온찜질과 냉찜질 모두 해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온찜질과 냉찜질의 역할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입니다. 다만, 찜질의 효과를 제대로 얻고자 한다면 순서를 잘 지킬 필요가 있습니다.

먼저 해야 할 것은 냉찜질입니다. 냉찜질은 염증을 가라앉히고 혈관을 수축시켜 부기를 줄이는 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비닐봉지에 얼음을 넣은 뒤 수건으로 감싸 허리 부위에 올려놓고 10분 정도 냉찜질을 해주면 되는데요, 시간은 30분을 넘기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온찜질은 수축된 혈관을 확장시켜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고 뭉친 근육을 풀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아픈 부위에 따뜻한 수건이나 핫팩을 올려두면 되는데, 이때 중요한 것은 냉찜질을 하고 난 직후가 아니라 허리 통증을 느끼고 난 뒤 2~3일 후에 온찜질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친 직후나 냉찜질을 하고 난 후 바로 온찜질을 해버리면 오히려 부종을 악화할 수 있습니다.

Q. 올 겨울, 허리 통증 없이 안전하게 보낼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겨울철 허리 통증과 거리를 두기 위해서는 두 가지를 기억하시면 됩니다. 첫째는 체온조절, 둘째는 꾸준한 운동인데요. 인체는 추위에 노출되면 열 손실을 막기 위해 저절로 근육과 인대를 수축시킵니다. 앞서 이 때문에 겨울철 허리 통증이 발생한다고 말씀드리기도 했는데요. 따라서 겨울철 허리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얇은 옷을 여러 겹 입거나 핫팩, 온찜질 등을 통해 체온이 떨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수시로 몸을 움직이는 것은 체온을 높이는 데도 많은 도움이 됩니다. 요즘과 같은 계절에는 운동은커녕 외출 자체를 꺼리는 이들이 많은데, 춥다고 무조건 움직이지 않으면 근육이 경직되어 더욱 다치기 쉬운 상태가 되므로 몸을 움직이는 것을 게을리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정 나가는 것이 싫다면 집에서 스트레칭을 하거나 제자리걸음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마지막으로 아무리 신경을 써도 통증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날씨 때문에 일시적으로 발생하는 허리 통증이 아닌, 허리디스크나 척추관협착증과 같은 질환이 원인일 수도 있으므로 꼭 병원을 방문하셔야 합니다. 기존에 이러한 질환을 앓고 있던 경우라도 통증이 심해지면 한 번쯤 의료진과 증상에 대해 상의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일산자생한방병원 김창연 병원장(헬스인뉴스 건강멘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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