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에 장마까지 찾아오면서 고온다습한 기후가 지속되고 있다. 이럴 때 우리를 괴롭게 만드는 것 중 하나를 꼽아보자면 열대야가 있다. 저녁임에도 최저 기온이 25℃ 이상일 때를 뜻하는 열대야는 많은 사람들에게 불면증이라는 불청객이 찾아오게 만든다. 설상가상 함께 잠자리에 드는 배우자나 가족이 심한 코골이를 잠버릇으로 가지고 있다면 더욱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낼 수밖에 없다. 열대야의 경우 에어컨 등 냉방 기구로 극복할 수 있고 여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해결되지만 코골이는 도무지 벗어날 방법이 보이지 않아 각방을 쓰는 상황까지 이를 수 있는 것이다.
게다가 각방을 사용하는 것은 코골이에 숙면을 방해 받는 주변인을 위한 방법일 뿐이다. 당사자는 여전히 코골이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채 밤마다 이 습관을 지속하게 되는데, 대부분은 이를 단순히 고약한 잠버릇으로만 여기고 개선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러나 코골이를 방치한다면 건강에 비상등이 켜질 수 있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코골이가 위험한 이유는 바로 수면 중 코를 골다가 숨을 멈추는 수면무호흡증 때문이다. 숨을 쉬지 않는 현상이 10초 이상 있거나 무호흡이나 저호흡 현상이 시간당 5회 이상 반복해서 나타나면 치료가 필요한 수면무호흡증이라 볼 수 있다. 이를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수면다원검사와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
코골이 수면무호흡증을 오랜 시간 방치하면 잠잘 때 산소 공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피로, 두통, 졸음 등의 증상이 만성적으로 이어지면서 업무 등에 큰 지장을 받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고혈압, 심혈관질환, 뇌졸중, 성기능 장애와 같이 건강에 큰 위협이 되는 각종 질환의 주범이 될 수 있는데다가 심각한 경우 수면 중 갑자기 사망할 수도 있는 합병증이 무서운 질환이다. 증상을 인지했다면 빠른 시일 내에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수면무호흡증은 표준 수면다원검사와 3D CT 검사, 전자내시경 등 여러 가지 검사를 진행하여 상태를 면밀히 살펴보고 이를 통해 원인 부위를 알아낸 후 그에 따른 맞춤 솔루션을 적용받는 것이 중요하다. 치료 방법으로는 크게 비수술적인 방법과 수술적인 방법이 있는데, 전자의 경우 대표적으로 양압기 치료가 있다. 적응기를 잘 극복하면 수면무호흡증 예방에는 확실한 효과가 있지만 안경처럼 잠잘 때마다 항상 착용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만약 이런 방법이 맞지 않는다면 수술적인 치료법도 고려해볼 수 있다. 다만, 수면무호흡증 수술은 과거 코골이 수술로 행해지던 일률적인 목젖수술과는 전혀 다른 고난도 수술이기 때문에 반드시 수면무호흡증 수술에 대한 경험이 풍부한 의료진과의 상담이 중요하다.
현대인 중 약 1000만 명 정도가 코골이 수면무호흡증으로 고통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단순 잠버릇이라고 생각하고 방치하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이는 주변인의 수면을 방해하는 잠버릇만이 아니라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건강을 위협하는 신호라는 것을 명심하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