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 웰니스동물의료센터 노병국 수의사
24시 웰니스동물의료센터 노병국 수의사

반려동물이 동물병원을 방문하는 이유 중 꽤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이물질 섭취이다. 특히 먹어야 할 것과 먹지 못하는 것을 구분하지 못하는 어린 나이의 반려견·반려묘일수록 보호자가 보지 못한 틈을 타 먹어서는 안 되는 것들을 삼킬 때가 많다. 강아지는 호기심으로 인해 발생되는 경우가 많고, 고양이는 놀이 도중 장난감 재료로 많이 사용하는 비닐이나 실, 깃털 등을 물어뜯음으로 인해 발생되는 경우가 많다. 간혹 나이가 있는 반려동물이어도 식탐이나 호기심이 강한 아이들이라면 방심할 수 없다. 운이 좋게 변으로 배출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이물은 정상적인 소화가 되지않아 식욕저하, 구토 증상이 발생되며 심할 경우 복부팽창, 혈변 등의 증상까지도 보일 수 있다.

특히 장난감, 비닐 등 부피가 크거나 낚싯바늘, 닭뼈처럼 날카로운 것들을 삼켰을 경우에는 식도부터 걸려 폐색으로 인한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될 위험이 높아진다. 무사히 식도를 넘겼다고 하더라도 위험 물질이 위 내부에 남아 계속해서 상처를 발생시키고 위벽을 자극함으로 인해 염증을 유발하며, 장으로 넘어가면서 장폐색뿐만 아니라 심할 경우 조직을 괴사 시킬 수도 있다. 그러므로 이물질 섭취가 의심되면 동물병원에 빠르게 방문할 것을 권한다. 간혹 보호자가 억지로 입을 벌려 직접 제거하려는 경우가 있는데 이러한 방법은 이물을 더 깊은 곳으로 밀어 넣게 되어 오히려 고통을 주는 상황으로 악화될 수 있다.

반드시 전문가의 촉진과 방사선 촬영, 초음파 검사를 통해 이물의 위치, 크기를 우선 확인하여야만 한다. 해당 검사로도 이상 물질이 발견이 되지 않는 경우에는 위내시경 검사를 진행하여 정확한 상태를 파악하고 소견에 따라 제거 방향을 결정한다. 작은 이물의 경우 구토를 유발해 몸 밖으로 내보내거나 위로 밀어 넣어 변으로 나오는 것을 기다리는 방식의 치료도 가능하다. 혹은 위내시경 검사와 함께 이물질 제거용 집게로 제거가 가능한 케이스도 있다. 하지만 크기가 크거나 내시경을 통해서도 제거할 수 없는 케이스라면 위나 장을 절개하여 제거하는 외과적 처치가 필요하다.

절개 제거 수술이 필요한 대표적인 사례는 날카롭게 깨져 장기 손상을 야기할 수 있는 닭뼈나, 장을 주름처럼 꼬이게 만드는 실타래 같은 선형이물이다. 빠른 수술을 진행하지 않을 시 위장관 천공이 발생할 수 있고, 기도 폐쇄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수의사의 빠른 판단이 중요하다. 다만, 위내시경과 절개 수술은 마취가 병행되어야 하기 때문에 마취로 인한 문제가 발생되지 않을 지에 대한 혈액검사도 사전에 꼼꼼하게 진행되어야 한다.

생각보다 많은 반려동물들이 이물 섭취로 인해 응급 위내시경 혹은 개복 수술을 진행한다. 하지만 보호자가 반려동물을 계속해서 관찰하며 지낼 수 없으니 이러한 일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평소에 반려동물이 섭취했을 때 위험할 만한 물건은 모두 닿지 않는 곳으로 미리 치우는 것이 좋다. 또한 급하게 먹는 성격의 반려동물이라면 음식물을 잘게 썰어서 주는 것도 좋은 예방 방법 중 하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물질 섭취 응급상황은 생각지도 못한 사이에 발생할 수 있다. 섭취 장면을 직접 목격하지 못했더라도 구토, 설사, 식욕 부진, 활동성 저하 등의 모습이 보이면 빠르게 동물병원에 내원하여 정확한 진단을 받고 올바른 치료를 받기를 바란다.

(글 : 24시 웰니스동물의료센터 노병국 원장)

저작권자 © 헬스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