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치유외과 대장항문클리닉 양시준 원장(외과전문의)
미사치유외과 대장항문클리닉 양시준 원장(외과전문의)

요즘 같은 고온다습한 여름에는 피부 질환이 잘 생긴다. 항문에도 가려움증이 생길 수 있고, 치질이 있는 경우 증상이 악화되기 쉽다. 더위로 땀 배출량이 늘어 수분이 부족해지면서 변비가 생기기 쉽고, 변비로 인해 치질이 생기기 쉽게 된다. 또한 휴가를 앞두고 다이어트를 하면서 무리하게 섭취량까지 줄이면 변비가 더 생기기 쉽다. 휴가기간 동안에는 육류 및 알코올 섭취, 찬 음식, 과식 등으로 변비나 설사를 앓다가 치질이 생길 가능성도 높아지게 된다.

만약 항문에 심한 가려움이 생겼다면 항문소양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항문소양증은 항문 주변이 견딜 수 없이 불쾌하게 가렵거나 화끈거리는 증상이 나타난다. 덥고 습해서 항문에 땀이나 분비물이 많아지는 여름에 생기기 쉽다.

항문소양증은 명확한 원인 없이 나타나는 특발성과 항문 관련 질환으로 인해 발생하는 속발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속발성의 경우 치핵, 치루, 곤지름 등과 같은 항문 질환이 있거나 당뇨병, 갑상선질환, 기생충 감염 등 원인으로 생길 수 있다. 고혈압, 결핵 관련 약물 때문에 생기기도 한다. 특발성 소양증의 경우 배변 후 항문 주위를 지나치게 깔끔하게 관리하다가 피부가 손상되면서 대변 독소 등 자극으로 유발되는 경우가 많다.

가려움증 때문에 항문 주변을 긁으면 피부가 손상되면서 증상은 더 심해지고 2차 감염이나 착색까지 생길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또한 자극적인 비누로 무리하게 닦는 것도 과민 반응을 유발해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또한 여름철에는 치질 중 치루 발생에 주의해야 한다. 치루는 항문 속 배변을 돕는 점액질을 분비하는 항문샘에 염증이 생기면서 유발된다. 염증이 곪았다 터지면서 항문 내부와 항문 밖 피부 사이에 고름이 통하는 치루관이 생기는 질환이다. 항문에 마치 심이 박힌 듯 딱딱하게 만져지고 통증이 심한 것이 특징이다.

초기에는 염증 반응으로 온 몸에 열이 나면서 감기 몸살과 비슷해 방치되는 경우가 많아 주의해야 한다. 항문농양이 만들어지고 악화되면서 고름이나 냄새 나는 진물이 구멍으로 지속적으로 흘러나와 속옷에 묻어 나오고 악취가 나는 불편을 겪게 된다. 곪았던 부분이 터져 고름이 배출되면 일시적으로 통증이 완화되지만 결국 쉽게 재발하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치루관을 제거하는 수술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여름철 항문질환을 예방하려면 찬 음식을 자제하고, 오염되고 변질된 음식으로 인한 배탈과 설사에 유의해야 한다. 오래 앉아 있는 자세는 최대한 피해야 한다. 평소 항문을 청결하게 유지하고, 항문 부위가 되도록 습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샤워 후에는 항문을 잘 말리고, 통풍이 잘되는 속옷을 입는 것이 좋다. 항문 가려움이 심할 땐 온수좌욕이나 연고로 증상을 완화하거나 치료할 수 있다.

하지만 단순한 가려움증이라도 항문질환이 근본적인 원인인 경우 해당 질환에 대한 치료가 우선 되어야 한다. 치질은 참고 견딘다고 자연적으로 치유되기는 쉽지 않다. 항문의 가려움, 작열감, 통증, 혈변 같은 증상이 보이면 미루지 말고 조기에 적극적으로 치료를 시도하는 것이 필요하다.

< 도움말 : 미사치유외과 대장항문클리닉 양시준 원장 (외과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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