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탁셀 호주1상 임상 전 설명회, “재독성 등의 부작용 없이 무통증으로 짧은 시간 내 항암치료 가능” ... 향후 다양한 암종 치료약에 플랫폼 적용도

22일 현대바이오사이언스가 폴리탁셀(Polytaxel)의 글로벌 임상 1상을 기념할 설명회에서 폴리탁셀의 동물시험 결과를 소개하고 있다.
22일 현대바이오사이언스가 폴리탁셀(Polytaxel)의 글로벌 임상 1상을 기념할 설명회에서 폴리탁셀의 동물시험 결과를 소개하고 있다.

독성이 강한 화학항암제를 부작용없이, 회복기 없이 2~3번 투약하는 것만으로 췌장암 등 암을 치료할 수 있을까? 국내 제약사가 이 같은 꿈의 항암제를 개발해 곧 임상 1상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현대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22일 설명회를 열고, '무고통(pain-free)' 항암제로 개발한 폴리탁셀(Polytaxel)의 췌장암 대상 글로벌 임상 1상 계획을 호주 현지의 암전문 병원과 협의 중이라고 발표했다.

제약사에 따르면 폴리탁셀은 대표적 화학항암제인 도세탁셀(Docetaxel)을 유무기 나노 고분자 약물전달체(DDS)에 탑재시켜, 종양에 전달하는 항암제다. 도세탁셀은 암세포 파괴 효과는 뛰어나지만 독성이 커서 정상세포를 공격하고 호중구감소증 등을 비롯한 심한 후유증과 통증을 부른다.

이 때문에 도세탁셀을 비롯한 현재 항암치료법은 항암제 투약 후 약물독성으로 손상된 정상세포 회복을 위해 3주간 회복기를 거치는 '주기투약'이 이뤄지고 있다. 투약 후 3주 회복기를 두는 3~4회 주기투약이 보통이다. 암환자의 종양 사이즈 확인을 위한 컴퓨터단층(CT) 촬영 등을 감안하면 기존 항암치료에는 통상 3~6개월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폴리탁셀은 고분자 DDS를 사용해, 암세포에만 정확하게 약물을 전달하기 때문에 부작용을 유발할지 않을 만큼 적은 양의 도세탁셀로도 암세포는 효과적으로 사멸시킬 수 있다는 것. 독성으로 인한 후유증과 부작용이 없어, 회복기를 가지지 않고 짧은 간격 내 재 투약을 할 수 있어, 치료기간은 최소 8일까지로 줄일 수 있다. 독성이 적고 효과는 높아 2~3회 투약만으로 치료가 끝난다는 설명이다.

현대바이오는 이미 지난 2018년 서울에서 열린 글로벌 바이오 콘퍼런스(GBC)에서 이 같은 항암치료법인 노앨테라피(NOAEL)를 소개한 바 있다. 인체에 부작용을 일으키지 않는 무독성량(no observed adverse effect level) 한도 내 투여량으로 환자를 고통없이 치료하는 새로운 항암요법이다.

현대바이오 연구소장 진근우 박사는 “쥐를 이용한 동물시험에서 폴리탁셀이 다른 DDS를 이용한 항암제보다 10배 가량 많은 도세탁셀을 종양세포로 전달한 것을 확인했다”며 “또한 폴리탁셀을 연속 투약한 시험쥐는 기간 내 100% 생존율을 보였으며, 체중감소 역시 없었다”며 효과와 안전성을 자신했다.

이어 “일본에서 진행한 폴리탁셀의 생체분포실험 결과, 혈중유효약물이 동물의 몸속에서 7일 동안 유지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도세탁셀은 동물실험에서 3일 간격 투약을 표준으로 하는데 폴리탁셀은 7일 간격 투약시 3일 간격 투약보다 독성은 더 줄어들면서 효능은 오히려 높아짐이 전임상에서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번에 시행되는 호주 임상에서는 폴리탁셀을 7일 간격으로 총 2회, 3회 피험자군으로 나눠 투약할 계획이다. 2회 투약시 최초 투약 후 8일 만에, 3회 투약 시에는 15일 만에 투약이 완료된다.

현대바이오는 호주를 임상1상 지역으로 선택한 이유는 국내보다 임상 개시 절차가 간소하기 때문이며, 성공하면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임상을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광식 현대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은 “폴리탁셀이 여는 노앨테라피는 암환자들의 항암제 통증을 종식시키고, 삶의 질을 크게 개선할 수 있는 획기적인 항암치료법이 될 것”이라며 “특히 약물 전달이 어려워 아직까지 이렇다할 치료약이 없는 췌장암 환자들에게 희소식이 될 수 있다”고 기대를 표했다.

또한 “폴리탁셀에 사용된 나노 고분자 DDS는 다른 암종의 항암제에도 적용할 수 있는 플랫폼인 만큼 향후 다양한 항암제 파이프라인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22일 폴리탁셀 설명회에서 최진호 이화여대 화학나노과학과 명예교수를 좌장으로 피터쿠 예일대의대 교수, 강석윤 아주대병원 종양혈액내과 전임의, 이화정 이화여대 약대 약제학 교수, 김길원 연합뉴스 의학전문기자, 이동건 신한투자증권애널리스트, 오상기 현대바이오사이언스 대표이사, 박광식 사장, 진근우 연구소장, 김택성 부상장이 패널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22일 폴리탁셀 설명회에서 최진호 이화여대 화학나노과학과 명예교수를 좌장으로 피터쿠 예일대의대 교수, 강석윤 아주대병원 종양혈액내과 전임의, 이화정 이화여대 약대 약제학 교수, 김길원 연합뉴스 의학전문기자, 이동건 신한투자증권애널리스트, 오상기 현대바이오사이언스 대표이사, 박광식 사장, 진근우 연구소장, 김택성 부상장이 패널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아직 1상 돌입도 되지 않고 이렇다할 결과가 없는 상태에서 성급하게 성과를 소개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날 토론회 패널로 참석한 김길원 연합뉴스 의학기자(한국바이오기자협회 부회장)는 “그간 국내외 바이오기업들에서의 획기적인 성과 발표가 있었으나, 뚜렷한 결과물로 이어진 것이 많지 않아 사업전반의 신뢰성 하락이 우려된다”며 “2018년 발표한 내용에서 어떤 면이 개선됐는가 하는 의문이 있다”고 일침했다.

이에 현대바이오 측은 “설명회에서 디테일하게 밝히기는 어려우나, 여러 가지 성과를 이뤘다”며 “대량생산으로 상업화를 가능하도록 개선한 것이 대표적”이라고 답했다.

역시 패널 중 하나로 참석한 피터쿠 예일대 교수는 “폴리탁셀이 성공적으로 출시될 경우 다양한 병용항암치료 옵션을 가지게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면역항암제 등과 병용사용 등에 대해서도 다양한 연구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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