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카인 만큼 중독성 높아... 주변에 알리고 1~2주 준비 후 단숨에 끊어야

클립아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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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에 가장 많은 이들이 결심하는 것 중 하나는 ‘금연’이다. 건강을 위해 금연을 해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잘 알고 있지만 번번이 작심삼일로 끝나고 만다. 남들은 잘도 꾾어내는 것 같은데 왜 나는 금연이 잘 되지 않을까? 그럴 땐 금연방법을 바꿔보자. 당신의 금연방법이 잘못됐을 수 있다. 올해야 말로 담배와 작별하게 해 줄 ‘효과적인 금연방법’을 알아본다.

‘백해무익(百害無益)’에 가장 대표적인 예시가 흡연이다. 담배는 타르, 니코틴, 일산화탄소 등 수십 종 이상의 1급 발암유발인자를 비롯해 7000가지가 넘는 유해물질을 포함한다. 또 흡연은 거의 모든 질환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폐질환은 물론 전세계 사망원인 1위인 암이 언급될 때도 빠지지 않는다. 뇌졸중으로 대표되는 뇌혈관질환을 비롯해 심혈관질환, 호흡기질환, 위장질환, 구강질환 등에도 어김없이 등장한다.

서민석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금연이 좋은 이유는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금연 자체만으로도 건강한 삶을 위한 가장 훌륭한 치료가 된다는 점이다”고 말했다.

1~2주 전부터 준비하고 단숨에 끊어야

새해가 되면 작심삼일이 될지언정 새로운 계획이나 목표를 세우기 마련이다. 가족의 안녕과 화목을 빌고 본인이나 자녀의 결혼, 승진, 합격 등 소원 성취를 기원한다. 체중 관리, 금주나 절주, 연애, 사업, 대인관계 등 자신의 처한 상황에 따라 소원도 제각각이다. 물론 흡연자라면 금연 역시 빠지지 않는다. 하지만 금연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담배 끊는 X이랑은 상종도 하지 말라”는 얘기가 있을 정도다. 그만큼 금연은 힘들다.

그러나 담배를 피우던 사람이 금연을 하면 그 효과는 곧바로 나타난다. 금연 20분 후 심박동수와 혈압이 줄어들고 12시간이 지나면 혈중 일산화탄소 농도가 정상으로 돌아온다. 금연 2주 후에는 혈액순환이 개선되고 폐기능이 좋아진다. 1개월이 지나면 기침이 줄고 숨이 덜 차며, 섬모가 정상적인 역할을 하면서 기관지에 쌓여 있던 가래가 배출된다. 폐감염의 위험 역시 감소한다.

효과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뚜렷해진다. 1년이 지나면 심장혈관 질환의 위험성이 흡연자의 절반으로 줄고, 뇌졸중 위험은 2~5년 후 비흡연자 수준으로 감소한다. 또 5년 후에는 구강, 인후, 식도, 방광암 위험은 절반으로, 자궁암은 비흡연자 수준으로 낮아진다. 금연 10년 후에는 폐암으로 사망할 확률이 절반으로 떨어지고 인두암과 췌장암의 위험이 감소한다. 15년이 지난 후에는 관상동맥질환의 위험이 비흡연자 수준으로 감소한다.

서민석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금연이 어려운 이유는 금단증상 때문으로 니코틴은 헤로인, 코카인 등 마약만큼 중독성이 강하다”며 “금연의 성공 여부는 본인의 강한 의지와 함께 금단 증상을 줄일 수 있는 금연 보조 치료가 중요하다. 금연을 결심했다면 7일에서 15일 전부터 금연 보조 치료를 받으면서 금연을 준비하고 단숨에 끊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금연을 돕는 5가지 습관>

1. 물과 녹차를 자주 마신다

금연에는 물이나 녹차가 도움이 된다. 물은 우리 몸속에 있는 니코틴과 타르 성분을 배출시키고, 녹차의 카테킨 성분은 니코틴과 결합해 체외로 나가는 역할을 한다. 특히 평소 아침 기상과 함께 담배를 피우고 식사 후 담배에 습관적으로 손이 갔다면 아침에 일어난 후 물이나 녹차 한 잔을 마시도록 한다. 또 물이나 녹차를 마시는 잠깐의 시간이면 흡연에 대한 욕구도 사라질 수 있다.

2. 금연을 위한 식단을 짠다.

담배를 끊은 뒤 금연 식단을 짜고 실천한다. 금연에 도움을 주는 식품은 검은콩과 등푸른생선, 바지락, 당근 등이 있다. 검은콩은 비타민이 풍부한 것은 물론 이뇨 작용을 통해 체내의 니코틴 등 독소를 체외로 내보내는 역할을 한다. 등푸른생선은 흡연으로 수축된 혈관을 이완시켜 주고, 바지락은 양질의 단백질이 간장 기능을 활성화시켜 피로를 줄여준다. 반대로 금연 식단으로 부적합한 식품은 향신료가 강한 음식, 맵고 짠 음식, 단 음식 등이다. 또 돼지고기나 쇠고기 등 기름진 음식과 술은 피하고, 카페인이 함유된 커피, 홍차, 음료수 등은 마시지 않는 게 좋다.

3. 저칼로리 음식을 섭취한다.

금연을 망설이는 사람 중 일부는 체중 증가를 한 이유로 꼽는다. 실제 담배를 끊으면 평소와 같은 식습관과 생활방식을 유지하더라도 2~3㎏ 체중이 늘어난다. 또 담배를 끊은 허전함을 사탕이나 초콜릿 등 고열량의 간식으로 대신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간식은 꼭 필요한 경우만 먹되, 단 음식이 간절한 경우에는 달콤하면서도 칼로리가 적은 단호박을 이용한 간식이 좋다. 감자나 피스타치오도 금연으로 심심한 입맛을 달래는 데 효과적이다.

4. 금연보조제를 적절히 이용한다.

각 시·군 보건소와 동네 의원 및 병원에서는 다양한 금연클리닉을 개설하고 체내 일산화탄소량 측정과 체지방률 등 분석을 통해 개인에게 맞는 금연 방법을 제시한다. 먼저 금연을 위해 금연보조제를 제공하는데 담배를 끊는 데 큰 도움이 된다. 금연보조제는 크게 신체 일부분에 붙이는 패치와 껌, 사탕, 약물 등으로 나뉜다. 다만 패치형은 사용에 주의해야 한다. 패치형은 평소 자신의 흡연량에 맞춘 니코틴 함량의 제품을 사용하는데 패치를 붙인 상태에서의 흡연은 심한 어지럼과 두통을 유발할 수 있다. 혈관을 수축시키는 니코틴이 과도하게 체내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또 심근경색 등 심장질환을 앓고 있거나 의심된다면 패치는 사용해서는 안 된다. 니코틴 껌이나 사탕은 속쓰림에 주의한다. 금연 보조 약물은 현재 가장 금연 성공률이 높지만 처방을 위해서는 보건소가 아닌 동네 병원에 가야 한다.

5. 음주는 가급적 피한다

술을 마시면 조절 능력이 약해져 흡연 욕구가 증가한다. 음주와 흡연을 동시에 하면 알코올과 담배의 독성물질이 함께 작용하여 신체 저항력이 더욱 약해진다. 금연을 시작하고 2주 동안은 금주하는 것이 좋으며, 부득이하게 술자리에 참석해야 한다면 신맛이 나는 과일이나 오래 씹을 수 있는 안주를 많이 먹는 것이 금연에 도움이 된다.

이 같은 금연습관을 지키기 위해서는 금연 계획을 주변에 알리는 것도 도움이 된다. 김규남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금연은 한 번에 성공하는 경우가 많지 않으며, 그 말은 곧 ‘금연은 성공할 때까지 계속 시도해야 한다’라는 뜻이다”라며, “지금 당장 가족, 지인, 동료에게 이메일이나 문자 메시지로 금연일과 본인의 금연 의지를 알려라. 이 행동 하나만으로도 금연 성공률은 올라간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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