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탈린 카리코 바이오엔테크 수석 부사장과 드루 와이스먼 펜실베이니아 대학 교수 수상 ... mRNA를 합성하여 선천면역반응을 회피하고, 안정성이 증가하는 기술을 처음으로 고안

(왼쪽부터) 카탈린 카리코(Katalin Karikó) 독일 바이오엔테크 수석 부사장, 드루 와이스먼(Drew Weissman)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의대 교수.(제공 : 노벨위원회 )
(왼쪽부터) 카탈린 카리코(Katalin Karikó) 독일 바이오엔테크 수석 부사장, 드루 와이스먼(Drew Weissman)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의대 교수.(제공 : 노벨위원회 )

올해 노벨 생리학상 수상자가 지난 2일(현지시간) 발표됐다. 영광의 이름은 카탈린 카리코(Katalin Kariko) 바이오엔테크 수석 부사장과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 의대 드루 와이스먼((Drew Weissman) 교수다.

이들에게 노벨상 수상의 영광을 안겨준 성과는 바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백신 개발 기여’다. 보다 정확하게 말한다면 ‘메신저리보핵산(mRNA)’ 기술 백신 개발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다. 특히 이들의 연구가 화이자 사나 모더나 사의 mRNA 기반의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점이 높게 평가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노벨위원회는 이들의 수상을 발표하면 “mRNA와 면역체계의 상호 작용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근본적으로 바꾼 획기적인 발견을 통해 현대 인류 건강에 가장 큰 위협 중 하나였던 시기에 전례 없는 백신 개발 속도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코로나19를 맞이해 유래없이 빠른 속도로 백신 개발을 성공시켜 펜데믹에 대응하게 한 이들의 노벨상 수상은 어쩌면 예상된 수순일지도 모른다.

일부에서는 코로나19 발생 1여년 만에 만들어진 백신을 두고 안전성 및 합병증 등의 문제를 끊이없이 지적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보통 백신의 개발은 훨씬 더 긴 시간이 걸리는 데 ‘mRNA’라는 새로운 기술까지 적용된 백신이 너무 빨리 출시되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mRNA 백신 개발 가능성은 1990년대 초부터 연구되어온 오래된 화두다. 특히 카리코 수석 부사장은 미국 펜실베이니아대에서 교수로 재직 시절부터 이에 몰두한 대표주자다.

mRNA는 DNA로부터 전사(transcription)과정을 거쳐 생산되어, 세포질 안의 리보솜에 유전 정보를 전달함으로써 단백질이 생산된다. 따라서 임상적으로 필요한 단백질의 유전정보로 코딩된 mRNA가 인체의 세포 내로 들어가면 원하는 단백질이 생성될 수 있다. 이 점을 이용해 카리코 수석 부회장과 와이스먼 교수는 바이러스 단백질 정보가 담긴 mRNA를 백신에 활용하는 방안을 연구해 왔다.

이들의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에 대해 배성만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mRNA가 매우 불안정한 물질인 동시에, 의도치 않게 강한 선천면역반응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에서 임상적 응용에 제약이 있었는데, 카탈린 카티코과 드류 바이스만 연구팀은 변형된 뉴클레오사이드(nucleoside)를 이용해서 mRNA를 합성하여 선천면역반응을 회피하고, 안정성이 증가하는 기술을 처음으로 고안해냈다”며 “코로나19 판데믹 상황에서 mRNA백신이 신속하게 개발된 것은 이러한 mRNA 변형 기술의 응용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했다.

mRNA 기술은 코로나19와 같은 신종 감염병 뿐 아니라 암 극복이란 새로운 영역으로 나아가고 있다.

화이자와 함께 mRNA 코로나 백신을 가장 먼저 생산한 제약사 중 하나인 모더나는 미국 머크(MSD)와 함께 흑색종 환자를 대상으로 mRNA 기반 새 치료제를 임상시험 중에 있으며, 암재발 위험을 44%나 낮췄다고 보고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흑색종에 효능이 좋은 키트루다에 비하여 추가로 효능을 더했기에 더욱 주목 받았다. 현재 임상 3상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바이오앤텍은 로슈와 손잡고 난치암의 대표격인 췌장암 백신 연구 진행하였고 16명의 환자 중 T세포면역반응이 일어난 환자에서 일어나지 않은 환자에 비하여 재발이 훨씬 적음을 발표하였다.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가능성을 제시했다는데 의미가 크다.

덕분에 미국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에서는 mRNA를 활용한 암백신 개발에 뛰어들 고 있다. mRNA를 활용한 암백신 개발 시도가 성공하면 암 치료의 패러다임도 바뀔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에서도 이와 관련한 연구가 활발하다. 삼성서울병원 이세훈 교수는 KAIST 최정균 교수와 함께 올해 네이처 제네틱스에 항암백신 개발의 난제로 꼽히는 면역 반응성이 있는 신생항원을 예측하는 딥러닝 모델을 구축하고, 항암 반응성을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면역세포인 T세포가 암세포를 알아보고 공격하도록 제역할을 할 수 있는 항원을 골라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mRNA백신이 암세포를 향해 정확한 타겟으로 찾아갈 수 있도록 길을 닦은 셈이다. 앞으로 암백신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는 연구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세훈 교수 “코로나19 때 경험처럼, 백신은 몸의 면역체계를 작동시키는데, 암에도 이를 적용할 수 있으면 재발을 막을 뿐 아니라 나아가 암을 예방하는 단계에도 이를 수 있다”며 “무엇보다 mRNA 암백신은 개발이 빠른 장점으로 맞춤형으로 백신을 개발하는 데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은 가야 할 길이 멀지만, 분명한 것은 이러한 흐름이 앞으로 대세가 될 것이란 점이다. 암을 치료하는 새로운 장이 우리 세대 안에 열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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