뱃살이 붙기 시작하는 중년의 나이가 되면 혈관 노화가 시작되며 근육량이 저하되고 기초대사량이 감소하면서 쉽게 비만이 진행된다. 또한 각종 대사이상, 대사 유연성 저하 등의 증상을 유발하는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지방간, 내장비만 등의 ‘성인병’은 당과 지방을 효율적으로 사용하지 못하는 신체 상태를 초래하여 비만은 더욱 가속화된다.
따라서 중년의 비만은 ‘대사증후군’을 동반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되며, 단순히 체중 감량으로 접근할 문제가 아니라, 치료의 개념으로 바라보는 ‘질환’으로 인식을 바꿔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대사증후군이란 만성적인 대사장애로 인해 비만,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심혈관계 질환 등 여러 가지 질환이 다수 나타나는 상태를 말한다. 우리 몸은 각종 영양소나 에너지를 필요한 형태로 변형하여 사용하고, 여분은 적절한 상태로 저장하였다가 필요시 꺼내어 재사용하게 되고, 불필요한 내용물들은 배출하게 된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대사작용’이라고 하며, 이러한 작용에 문제가 발생하게 된 것을 ‘대사이상’이라고 한다.
임상에서 중년 이후의 질환이나 증상들을 진료하다 보면 대사증후군이라는 문제에 자주 직면하게 된다. 비만 환자가 체중감량을 했을 때, 대사질환이 호전되는 사례를 많이 볼 수 있는데, 고혈압 환자의 경우 체중감량을 통해 혈관 염증 감소와 혈관 확장을 유도하는 물질의 분비 촉진으로 혈관 저항과 심장 부하가 감소했다는 사례가 발표되었다. 또한, 비만관리를 통해 혈관 건강 증진, 이상지질혈증 감소, 대사 유연성 향상, 인슐린 저항성 감소 등의 효과가 보고되고 있다.
그렇다면, 질병으로 바라본 중년의 비만은 어떻게 다이어트를 하는 것이 건강한 방법일까? 보통의 다이어트는 음식 섭취량을 줄이고 운동량을 늘리지만, 대사이상을 동반한 경우 과도한 음식 섭취 감량은 신체에 많은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으며, 근력이 떨어진 상태로 운동량을 늘리는 것 또한 부상 우려와 대사이상을 악화시킬 수 있어 의료진에게 치료적인 도움을 받아 대사 증진을 통해 부작용을 줄이면서 대사이상을 개선하고 체중감량을 진행하는 것이 좋다.
한방에서는 섭취하는 에너지와 소비되는 에너지의 균형이 깨지면서 체내에 지방 저장을 촉진시키는 대사불균형을 개선해 식욕억제, 체지방감량, 기초대사량 증가를 돕고 개인의 체질이나 체형에 따라 환약, 한약, 유지환약 등을 처방한다. 또 약침, 왕뜸요법, 부항요법, 전기지방분해침, 체형교정치료 및 운동치료도 진행될 수 있다.
대사질환 예방을 위한 생활 습관 개선도 중요하다. 수면이 부족하면 호르몬에 영향을 미쳐 식후 포만감이 줄면서 과식하게 되고 신진대사에도 악영향을 끼치게 되므로 충분한 수면이 필요하다. 물 500cc 섭취 10분 후 대사율이 증가하는 연구 결과가 있는 만큼 충분한 수분 섭취도 중요하다. 근력운동, 유산소운동, 단백질 섭취는 기초대사량을 향상시켜 체지방 축적을 방지하며, 적절한 실외 활동은 비타민D 합성을 촉진하여 산화질소 방출을 통해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므로 생활 속에서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좋다.
비만은 여러 가지 심각한 합병증을 동반하는 대사질환이며, 정신적 문제까지 유발할 수 있는 만큼 예방과 치료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 할 수 있다. 무리한 다이어트를 하며 받는 스트레스는 오히려 코티졸 분비를 통해 식욕을 촉진하고, 요요현상을 반복하는 ‘만성 대사성 질환’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즐거운 일상생활과 함께 일시적 체중감량이 아닌 지속적 건강관리를 통해 중년 이후의 건강한 삶을 누리길 바란다.
(글 : 더존한방병원 주원상 병원장)
하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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