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사베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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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질(糖質, 당)의 섭취량뿐 아니라 당의 '먹는 방법'에 따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크게 달라진다는 사실이 한 연구 결과를 통해 밝혀졌다.

쌀을 주식으로 하는 한국인에게 당 과다 섭취로 인한 비만이나 당뇨병 등의 생활습관병은 매우 흔한 질병처럼 여겨지고 있다. 문제는 당 과다 섭취가 심화되면 생활습관병 뿐아니라 심근경색이나 뇌경색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당을 어떻게 섭취하는 것일 좋을까.

닛케이 굿데이는 최근 당은 우리의 뇌와 몸을 정상적으로 움직이는 데 필수적인 에너지원이라고 강조하면서, 당의 대사와 기능에 대해 연구하고 있는 일본 후지타 의과대학병원의 영양학과 이즈카 카츠미 과장를 통해 당의 맛을 즐기면서 건강을 오래 유지하기 위한 '당 섭취법'을 공개했다.

닛케이굿데이에 따르면 이즈카 과장은 “신체가 정상적으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일정량의 당이 필요하므로 쌀, 빵, 면류 등의 탄수화물을 극단적으로 줄이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탄수화물은 단당류 또는 당이 연결된 중합체로, 에너지원으로 이용되는 '당'과 소화·흡수는 되지 않지만 장내 환경을 조성하는 '식이섬유'를 포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즈카 과장은 “우리가 병원에서 식단을 짤 때는 먼저 단백질의 양을 정하고, 그 다음이 지방, 나머지는 탄수화물로 정한다"면서 "이를 섭취 칼로리로 환산하면 단백질 식재료가 20~30%, 탄수화물이 50~60% 정도가 돼 균형 있게 당을 보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끼 식사 기준으로 밥 등 탄수화물은 양손 가득, 생선이나 고기 등 단백질 식재료는 한 손 가득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고, 양손에 담을 수 있을 정도의 야채를 섭취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식사법을 습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혈당이 걱정되는 사람이나 생활습관병 예방을 위해 다이어트가 필요한 경우에는 탄수화물을 줄이고 대신 단백질과 채소의 비율을 늘리는 것이 좋다.

탄수화물 섭취를 극단적으로 줄이면 근육량이 감소하기 쉽고, 다이어트 종료 후 각종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 특히 탄수화물을 줄이다 보면 지방을 많이 먹게 되는 경우가 많아 결국 에너지 제한에 이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탄수화물은 중요한 식이섬유 공급원이기도 해 무조건 먹지 않는 것보다 양을 조절하는 것이 가장 좋다. 흔히 말하는 '당 수 속도가 느린 식습관'을 습관화하는 것이 건강 유지에 도움이 된다.

아침 식사가 건강의 열쇠 된다

아침 식사에 포함된 식이섬유가 '점심'의 혈당 상승을 억제한다.

같은 양의 탄수화물을 먹더라도 채소나 고기, 생선 등의 반찬을 먼저 먹는 것만으로도 당의 흡수가 완만해진다.

채소에는 식이섬유가 들어 있고, 샐러드라면 드레싱에 들어 있는 식초나 지방의 작용으로 먹은 음식(위 내용물)이 위에서 소장으로 이동하는 속도가 느려져 당의 흡수가 느려진다.

이즈카 과장은 "고기나 생선에 포함된 단백질은 소화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먼저 먹으면 위 내용물의 이동이 느려지고,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는 GLP-1이라는 호르몬의 분비가 촉진돼 혈액 속의 당이 신속하게 처리돼 혈당의 급격한 상승을 억제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평소 식사에서 채소나 과일, 곡물 등 식재료에 들어 있는 당 섭취에 대해서는 과식만 하지 않는다면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신경이 쓰인다면 백미에 현미나 잡곡을 섞어 먹거나 빵을 통밀가루가 들어간 빵으로 바꾸면 식이섬유의 작용으로 당의 흡수 속도가 완만해진다는 것이다.

이즈카 과장은 “색이 진한 탄수화물을 선택하는 것이 좋으며, 백미보다는 현미 등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면서 "우동, 파스타만 등 탄수화물만 먹는 식사는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는 당 흡수를 늦춘다는 의미도 있지만, 당을 에너지로 소비하는 데는 비타민과 미네랄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들을 보충하기 위해서라도 탄수화물뿐만 아니라 육류, 생선, 뿌리채소 등을 균형 있게 적당량씩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각각의 영양 균형을 고려하는 것은 일반인들에게는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우선은 하루 10가지 식품을 섭취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 것이 좋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아침을 거르지 않는 것이라고 이즈카 과장은 강조한다. 바쁜 아침에 무심코 아침을 거르는 사람도 있을 수 있지만, 3회 중 1회 식사 횟수가 줄어드는 것만으로도 10가지 식품을 달성하기 더 어려워질 수 있다.

반면 아침을 제대로 먹으면 생각지도 못한 효과도 얻을 수 있다. 바로 아침 식사에 포함된 식이섬유다. 아침 식사에 식이섬유를 충분히 섭취하면 그 식사에서 당이나 콜레스테롤 등의 흡수를 억제할 뿐만 아니라, 점심 식사 시 혈당 상승을 억제하는 '세컨드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아침 식사로 식이섬유를 많이 섭취하면 혈중 지질이 낮아지기 쉽다는 사실도 알려져 있다. 이즈카 과장은 "건강을 유지하는 열쇠는 아침 식사에 있을지도 모른다"고 강조한다.

설탕과 청량음료의 과다 섭취에 주의가 필요하다.

당의 과잉 섭취가 걱정되는 사람이 삼가야 할 것은 차나 커피에 들어간 설탕, 달콤한 과자나 청량음료 등 단맛을 첨가한 제품들은 비만이나 충치 등 건강상의 위험으로 이어지기 쉬우므로 너무 많이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권장하고 있다.

특히 청량음료의 감미료로 많이 사용되는 포도당 과당 액상과당 등은 포도당과 과당이 각각 따로따로 들어 있어 당의 흡수 속도가 매우 빠르다. 이런 단맛 성분이 들어간 음료는 격렬한 운동 후 영양 보충이나 혈당이 떨어졌을 때 빠르게 당질을 보충할 수 있어 좋지만, 일상적으로 마시면 당뇨병이나 비만의 위험이 높아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수분 보충을 위해 단 음료를 마시는 것은 자제하고, 몸을 잘 움직였을 때의 보상으로 신경을 집중해야 하는 작업 후 피로 회복을 위해 마시는 타이밍 등을 정해서 마시는 것이 좋다.

집중력 높이고 싶을 때 혈당 상승이 도움이 된다?

혈당 상승을 잘 활용하면 업무나 공부의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아침에 일어나면 기운이 없고, 오전에 집중력이 떨어지고 멍한 느낌이 든다는 사람이 있는데, 이런 사람은 당이 부족해 뇌가 제대로 깨어나지 못하는 것일 수 있다.

우리 몸에는 잠을 잘 때는 혈당이 낮아지고, 기상 시간을 향해 서서히 혈당이 높아져 깨어나는 생체시계 조절에 의한 '리듬'이 있다는 것이다. 불규칙한 생활을 하거나 수면 시간이 짧으면 체내 시계의 교란으로 인해 이 리듬이 깨져 아침이 되어도 혈당이 충분히 오르지 않을 수 있다.

이즈카 과장은 "아침 식사로 당질을 섭취하면 그 자극으로 뇌가 깨어날 수 있지만, 아침을 먹지 않으면 언제까지나 저공비행 상태로 시간이 흐르게 된다"면서 "뇌를 제대로 깨우려면 당을 보충해야 하는데, 그런 의미에서도 아침 식사는 필수"라고 강조한다. 특히 머리를 빨리 맑게 하고 싶다면 밥보다 혈당 상승이 빠른 빵을 추천했다. 

최근에는 학생이나 직장인을 위한 집중력 향상 과자로 포도당이 들어간 레몬수나 사탕이 인기를 끌고 있다. 당과 잘 어울리는 방법을 익히면 건강을 유지하면서 일과 학습 그리고 생활을 충실하게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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