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치과 이찬희 대표원장(치과보존과 전문의)
데일리치과 이찬희 대표원장(치과보존과 전문의)

지난 20일 버스, 지하철, 택시 등 대중교통을 비롯한 마트, 역사 내 개방형 약국 등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됐다. 3년 여 만에 마스트 착용이 의무에서 선택으로 바뀌면서 구강 위생 및 치아 미용 관련 수요가 급증했다. 전동칫솔 등의 구강용품 판매량이 급등하는가 하면 구취, 변색 등을 개선하기 위해 치과를 찾는 이들도 늘었다.

구강을 청결하게 관리하기 위해서는 식사 직수 후 칫솔질, 치간칫솔, 가글 등을 꼼꼼히 해야 한다. 만약 아무리 관리를 해도 구취와 변색이 개선되지 않고 치아 사이에 검다면 치주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치주질환은 치아를 둘러싸고 있는 치은과 치주인대 및 치조골 등 치아 주위조직에 나타나는 것으로, 치은염과 치주염으로 나뉜다. 비교적 가볍고 회복이 빠른 형태의 치주질환으로 잇몸 즉, 연조직에만 국한됐을 때 ‘치은염’이라고 하며, 염증이 잇몸과 잇몸 뼈 주변까지 진행된 경우 ‘치주염’이라고 한다.

주요 원인은 치태이다. 치태는 식사 후 치아에 남은 당단백질에 구강 내 세균이 달라붙어 생긴 세균막을 말하며 겹겹이 쌓여 석회화가 일어나면 치석이 된다. 이 치태와 치석을 구강내 또 다른 유해균인 진지발리스균, 포사이시아, 덴티콜라 등이 먹고 분해하는 과정에서 독소가 생성되어 치은과 치조에 염증을 유발하고, 입냄새를 일으킨다.

치주질환은 초기에는 치은염으로 시작하여 잇몸이 빨갛게 붓고 출혈이 일어나는 등의 비교적 가벼운 증상이 나타나지만 병이 진행될수록 염증이 치주까지 침투하여 잇몸뼈와 인대를 손상시켜 치아 뿌리가 드러나게 해 치아가 시리는 증상을 보인다. 질환이 심해진다면 잇몸뼈가 녹아내리고 인대가 손상돼 치아를 상실할 수 있다.

치주질환은 구강뿐 아니라 전신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 구강을 통해 유입된 세균과 염증 물질들이 손상된 잇몸을 뚫고 혈관 안으로 침투, 혈류를 타고 다니며 신체 곳곳에 감염을 일으키고 면역력을 약화시킨다.

특히 치주질환을 통해 만들어지는 염증성 물질은 인슐린 저항성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당뇨 환자에게 더욱 위험하다. 암과 같은 질환을 앓고 있다면 암세포 증식을 도와 암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이외에도 혈관세포를 손상시켜 혈전을 형성해 심혈관질환을 유발하기도 한다. 따라서 치주질환의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치은염 단계에서는 치태와 치석을 제거하는 스케일링만으로도 호전된다. 하지만 치주염 단계로 넘어가면 잇몸을 절개하고 잇몸 속 세균성 치석을 제거하는 치주수술이나 잇몸뼈를 이식이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치주질환은 충치와 함께 2대 구강질환으로 꼽힐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이를 방치하다가는 구강질환뿐 아니라 다양한 부위의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다. 실제로 치주질환과 당뇨, 심혈관 질환 등 다양한 중증질환들과의 상관관계는 다수의 연구논문을 통해 확인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조기 치료와 예방이다.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이상 여부를 확인하고 칫솔질과 치실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글 : 데일리치과 이찬희 대표원장(치과보존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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