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성-습성으로 나뉘어…습성일땐 ‘실명’ 가능성 높아
- 노화-가족력-식습관 등 원인…사실상 완치는 어려워
- 최근 젊은 층 환자도 늘어…조기 진단 및 치료 중요
지난 2016년 돌연 3주간 방송활동을 중단했던 김성주는 "당시 황반변성이라는 질환이 생겨 한 쪽 눈이 잘 안 보였다"며 투병사실을 전했다. 이휘재 역시 한 방송에 출연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안 보이는 게 느껴졌다. 매일 아침 한쪽 눈을 가려보며 보이는지 안 보이는지를 테스트 한다"고 밝혔다.
황반변성은 당뇨망막병증, 녹내장과 함께 실명을 유발하는 3대 질환 중 하나로, 70대 이상에서 실명 1위 질환으로 꼽힌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황반변성 환자는 2010년 대비 2017년 129% 급증하는 등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황반변성, 건성·습성으로 나뉘어…습성이면 '실명' 위험
황반은 눈의 안쪽 망막 중심부에 위치한 신경조직으로, 시세포 대부분이 존재하며 물체의 상이 맺히는 곳이다. 황반변성은 이 황반이 노화와 유전적 요인, 흡연 등에 의해 망가지면서 시력이 감소하고, 방치하면 결국 실명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황반변성은 '건성'과 '습성'의 두 종류가 있는데 망막의 신생혈관에서 새어 나오는 삼출물이 생기지 않으면 건성, 삼출물이 생겨서 발병하면 습성이다.
건성 황반변성은 망막 아래쪽에 퇴적물이 쌓이면서 발병한다. 심한 자외선 노출이나 TV, 휴대전화, 컴퓨터 모니터 등의 청색광(블루라이트) 등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습성에 비해 젊은 연령대에서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대부분은 건성 상태에 머물며 실명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다.
이에 반해 습성 황반변성은 맥락막 신생혈관이 발생한 단계이다. 이 혈관은 비정상적인 혈관이기 때문에 매우 약하고 터지기 쉬워 삼출물과 혈액이 흘러나와 황반 부위에 손상을 입히게 된다.
이를 조기에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시력이 빠르게 저하되어 결국 실명까지 이르게 된다. 일반적으로 황반변성이라고 하면 습성 황반변성을 가리킨다.
▶노화·가족력·식습관 등이 원인…선이 물결치듯 굽어 보여
황반변성 발병의 명확한 원인은 규명되지 않았지만, 노화가 주로 꼽힌다.
또한 유전적 원인인 가족력, 흡연 습관, 튀긴 음식, 햄버거 등의 고지방, 고열량 식습관, 스트레스, 비만, 고혈압, 혈중 콜레스테롤, 심혈관계 질환, 유전 및 가족력 등의 요소들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황반변성의 증상을 보면 초기에는 환자 스스로 뚜렷한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지만 컨디션이 좋지 못한 날에는 시력이 떨어지고 컨디션이 좋으면 시력이 다시 회복된다.
여기에서 더 진행되면 부엌이나 욕실의 타일, 건물 등의 선이 물결치듯 굽어보이는 이상 시각을 경험하게 된다. 더 악화하면 사물의 중심이 까맣게 보이지 않아 글자의 공백이 생기거나 중심 부분이 지워진 듯 보이지 않게 된다. 특히 황반변성이 한쪽 눈에 먼저 발병한 경우에는 반대쪽 눈을 사용해 이상을 느끼지 못할 수 있으므로 특히 주의해야 한다.
증상을 구체적으로 보면 ▲사물의 형태를 구별하는 능력 저하 ▲욕실의 타일이나 중앙선 등 선이 굽어 보임 ▲책이나 신문을 읽을 때 글자에 공백 ▲사물의 가운데가 검거나 빈 부분 발생 ▲물체가 찌그러져 보임 ▲대비감(색 및 명암을 구별하는 능력)이 저하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전문의들은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빠른 시간내 병원을 방문해 검사를 받으라고 조언한다.
▶완치 어렵지만 조기 치료시 실명 막아…젊은 층에서도 발견
황반변성은 사실 완치가 어려운 안과 질환이다. 하지만 다른 질병들과 마찬가지로 조기에 발견하면 조금이나마 위험인자를 줄일 수 있고, 발병 후에라도 잘 관리하면 시력저하 속도를 최대한 늦출 수 있다.
비삼출성인 건성 황반변성의 경우에는 황반변성의 진행을 낮추는 것으로 알려진 항산화 비타민제의 복용을 하고, 황반변성의 위험인자인 고혈압, 고지혈증 등에 대한 치료가 필요하다.
흡연 및 자외선 또한 위험인자가 되므로 금연을 하고, 태양이 강한 날에 외출할 때는 선글라스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반면 삼출성인 습성 황반변성은 시력보존을 위한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우선 습성 황반변성은 안구에 주사로 맞는 치료제로 진행을 억제하고 실명을 막아볼 수 있다. 보통 '안구주사'라고 부르는데, 의학적으로는 '항혈관내피성장인자 주사'라고 부른다. 혈관의 안쪽 조직이 비정상적으로 자라는 것을 막아주는 주사다.
환자 상태에 따라 3회 주사한 뒤 경과를 보며 재발 시 치료하는 방법과 초기 3회 연속 주사 후 재발하지 않아도 2~3개월 간격으로 계속 주사를 놓는 방법이 있다. 환자 대부분은 평생 이 주사를 맞아야 실명을 피할 수 있다.
온누리스마일안과 김부기 원장은 "황반변성은 40대 이하의 젊은 층보다 노년층에 주로 발생하는 노인성 안질환"이라며 "30~40대에 주로 나타나는 질환은 아니지만, 외래를 보다 보면 종종 젊은 황반변성 환자분들을 볼 수 있다. 가족 중에 황반변성 질환 있으신 분들, 혈액순환 장애가 있으신 분들은 40세 이상부터는 6개월마다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아 황반변성을 예방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어 "혈액순환을 방해하는 흡연은 금하고 항산화 물질, 베타카로틴, 루테인, 비타민 C 등이 황반변성에 도움이 되는 만큼 꾸준히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하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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