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0도 회전 어깨, 활동 범위 넓어 탈구 가능성 많아, 20세 이전 탈구 발생시 재발 확률 높아져...잠 자다가 빠지는 경우도…함부로 응급처치땐 위험
1월25일 방송된 SBS플러스 ‘밥은 먹고 다니냐-강호동의 밥심’에 나온 이종 격투기 선수 정찬성은 지난 2013년 8월 브라질의 조제 알도와 타이틀 매치전의 뒷이야기를 전했다.
페더급 타이틀 매치를 한국인 선수로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치른 정찬성은 당시 8년 동안 무패행진을 이어가던 알도와 대등한 경기를 펼쳤지만 경기 도중 오른쪽 어깨가 탈구돼 분패한 바 있다. 정찬성은 “어깨가 처음 빠져봤는데 다시 끼워 넣었어도 시합은 어려웠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어깨 탈구는 운동선수들에게 자주 나타나는 질환 중 하나다. 또한 우리 몸 중 어깨만큼 잘 빠지는 관절도 없다.
어깨는 우리 몸에서 유일하게 360도 회전이 가능한 관절인데 운동 범위가 넓은 만큼 불완전하기 때문에 탈구가 가장 잘 일어난다.
어깨 탈구는 상완골의 머리 부분이 날개뼈의 관절로부터 정상적인 위치에서 벗어나 빠져나오는 증상을 의미한다.
주로 앞쪽으로 빠지는 이른바 ‘전방 탈구’가 흔하나 이따금 '후방 탈구'도 일어나기도 한다.
탈구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주로 과격한 운동 때문에 발생한다. 어깨 탈구가 남성에게 주로 발생하는 이유도 비슷하다. 꼭 운동선수가 아니더라도 과격한 운동을 즐기는 남성이면 탈구가 쉽게 나타날 수 있다.
어깨 탈구가 발생하면 어깨 관절 주변 구조물이 손상되기 때문에 심한 통증이 나타나며 빠진 팔은 거의 움직일 수 없는 상태가 된다. 일부는 어깨 혈관이나 신경이 손상되면서 팔이 붓고 색이 변하며 감각이 떨어지고 마비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전문가들은 어깨 탈구가 처음 발생한 나이가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연세건우병원 이상윤 원장(수부상지 전문의)은 “20세 이전에 탈구가 발생하면 재발할 확률이 매우 높다”며 “탈구가 발생하면 어깨를 안정적으로 지지해주는 관절와순(어깨 관절의 안정성을 유지하고 관절에 가해지는 힘을 분산시키는 어깨 연골)이 파열되고 관절을 싼 관절 주머니와 인대가 늘어나게 되는데 젊을 때는 자신의 회복력을 믿고 방치하는 경우가 잦다. 그런데 초기에 적절하게 치료해 주지 않으면 점차 작은 충격에도 재발성 탈구가 될 위험이 커지고 나중에는 만성적으로 탈구가 일어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나중에는 점차 작은 충격에 의해서도 빠지게 되고 심지어 자다가 빠지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 원장은 어깨가 빠졌다고 해서 스스로 혹은 주위 사람이 함부로 응급처치를 하면 안된다고 조언했다.
이 원장은 “갑자기 어깨 탈구가 발생하면 자가 또는 주변인들이 맞추는 경우가 있는데, 이 과정에서 혈관이나 인대, 신경이 손상될 수 있다”면서 “빠진 팔을 몸에 붙이고 반대 손이나 수건 등으로 팔을 감싸 부상부위를 최대한 움직이지 않도록 한 뒤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어깨 탈구가 처음 발생했을 때는 보존적 치료도 가능하다.
이 원장은 “어깨 탈구는 처음 발생했을 때에는 기구를 착용하는 등 보존적 치료를 하고 재발을 막는 게 중요하다”면서 “어깨 관절 근육 운동을 통해 재발성 탈구로 진행되지 않도록 평소 팔을 과도하게 벌리거나 만세자세, 혹은 운동을 수개월 정도 피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이어 “반복적으로 탈구가 되면 관절와순을 봉합하거나 관절낭을 중첩해 봉합하는 등의 수술을 해야 할 수도 있다. 반복적으로 탈구가 되는데도 수술적 치료를 하지 않고 방치하면 관절뿐 아니라 어깨뼈, 어깨의 힘줄까지 손상을 입을 수도 있다”면서 “특히 40대 이후가 되면 재발성 탈구로 인해 회전근개 힘줄의 파열이나 어깨 관절염이 생길 수도 있고, 심한 경우 어깨 인공관절 수술까지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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