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렷한 초기 증상 없어 '소리 없는 시력 도둑'으로 불려
안압 상승-혈액 공급 장애로 시신경 기능에 이상 발생
고령층 뿐만아니라 20-30대 젊은 연령층에서도 증가세
금연-운동-바른 자세 실천 등 필요하고 정기검사 중요

클립아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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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 배우 최정원이 녹내장 투병 등 자신의 건강문제를 전했다.

최정원은 최근 방송된 채널A '산전수전 여고동창생'에 출연해 "내 인생에 위기가 온 것 같다"며 "4년 전 자궁 적출을 했는데 난소에 문제가 생겨서 난소까지 떼어냈다"고 털어놨다.

이어 "난소까지 적출하게 되면 호르몬 치료를 바로 들어갔어야 했는데, 난 너무 몰랐다. 호르몬 치료를 4년 동안 안 받았다"고 전했다.

또한 최정원은 녹내장 투병도 고백했다. 그녀는 "녹내장이 있어서 6개월마다 검진을 다닌다. 깎아낼 각막도 없고 수술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지금은 인공 눈물이 없으면 눈을 못 뜬다. 눈이 뻑뻑하고 따가워서 눈을 뜰 수 없고, 책을 볼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뚜렷한 초기 증상 없어 '소리 없는 시력 도둑'

녹내장은 당뇨병성망막증, 황반변성과 함께 대표적인 3대 실명 질환으로 꼽힌다. 녹내장은 안압 상승으로 시신경이 눌리거나 혈액 공급 장애가 생겨 시신경 기능에 이상이 생기는 질병을 말한다. 뚜렷한 초기 증상이 없어 알아차리기 어렵고 병증이 꽤 심해져 실명에 이를 무렵에서야 시야가 흐릿해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녹내장을 일컬어 '소리 없는 시력 도둑'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녹내장은 만성적으로 시신경 손상이 진행하는 질환으로 시신경의 구조적 손상, 전형적인 시야결손, 비가역적인 실명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녹내장은 흔히 고령에서 많이 발견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최근에는 20~30대 젊은 연령에서도 점점 증가하는 추세다. 젊은 환자의 녹내장 발생원인 중 하나는 안구의 구조적인 문제다.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안과 강규동 교수는 "근시나 고도근시가 있는 환자는 시신경 모양이 근시가 없는 사람과 다르게 생겨, 녹내장 손상에 취약한 구조를 가진 경우가 많다"며 "특히 안축장이라고 하는 눈 길이가 길어지면 시신경이 더 당겨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시신경이 더 얇아지고 구조적인 이상 발생률도 높아 녹내장 위험이 높아진다고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또 축성근시로 인해 시신경을 보호하는 공막이 바람 넣은 풍선처럼 얇아지게 되고, 안구가 커진 만큼 혈관이 증가하지 못해 나타나는 혈류저하도 시신경 건강에 간접적이지만 악영향이 되는 요소다.

다른 원인으로는 최근 식습관과 운동부족으로 젊은 환자들에게 증가하고 있는 성인병이다. 서양인과 다르게 동양인에서는 안압이 정상 범위(10-21mmHg)로 측정되는 '정상안압 녹내장'인 경우가 전체 녹내장 환자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이러한 정상안압 녹내장의 위험요소는 안압 이외에 고혈압, 당뇨 등과 같은 성인병이 위험요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손상된 시신경 기능 회복 어려워 손상 진행 늦추는 치료만 가능

녹내장 치료는 대부분 안압을 낮추는 안약으로 치료한다. 그 외에 안약으로 조절이 되지 않는 경우 레이저 홍채절개술, 우각성형술, 섬유주절제수술 등으로 치료를 한다.

녹내장의 종류에 따라 레이저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있고, 개개인의 상태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다르다. 약물이나 레이저 치료로도 안압 조절이 잘 이뤄지지 않는 경우에는 녹내장 수술을 시행하게 되는데, 녹내장 수술의 목적은 안압의 조절로 이미 손상된 시신경을 복구시키는 것은 아니다.

급성 녹내장의 경우에는 최대한 빨리 안압을 떨어뜨려 시신경을 보존하는 것이 중요하다. 때문에 먼저 안압을 내리는 안약을 사용하고 경구용으로 안압하강제를 복용하게 된다. 고삼투압제를 정맥주사로 투여하는 등 신속하게 처치해 안압을 내리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안압이 내려가게 되면 홍채에 레이저를 이용해 작은 구멍을 뚫어 방수의 순환과 배출을 돕게 된다.

가톨릭대학교인천성모병원안과강규동교수
가톨릭대학교인천성모병원안과강규동교수
강 교수는 "안압이 정상화된 후 시야 검사를 통해 시야결손 유무를 확인하게 된다. 또 백내장 수술이 방수가 나가는 구멍을 넓혀주는 만큼 백내장 수술이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만성 녹내장의 경우에는 더 이상의 시신경 손상을 막기 위해 안압하강제를 점안하는데, 한 종류의 약물이 아니라 개개인의 상황에 따라 다양한 약물을 사용한다. 만일 약물이나 레이저 치료로도 안압이 충분히 내려가지 않는 경우에는 녹내장 수술을 하게 된다.

녹내장은 치료를 하더라도 이미 손상된 시신경 기능을 돌이킬 수 없고 손상의 진행을 늦추는 정도의 치료만 가능합니다. 때문에 다른 어떤 질환보다도 조기발견과 조기치료가 매우 중요한 질환이다.

많은 질환이 그렇듯 녹내장도 가족력이 중요한 위험인자로 작용하는 것은 맞다. 그렇다고 해서 가족력이 곧 녹내장 발병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유전적으로 'multifactorial'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곤 하는데 가족력이 있다 해도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인만큼 다른 가족에게 녹내장이 없을 가능성이 더 크다.

강 교수는 "다만 녹내장 가족력이 있을 경우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6개월 또는 1년마다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꾸준히 받아보길 권한다"고 조언했다.

◇금연·운동·바른 자세 실천화 등 필요…정기 검사 중요

녹내장 질환으로 눈이 실명하는 일은 좀처럼 흔한 것은 아니다. 또 한쪽 눈이 녹내장으로 실명한다고 해서 반대편 눈 또한 실명이 되거나 하지는 않는다. 다만 평소에 꾸준한 검진 없이 뒤늦게 녹내장 말기 판정을 받거나, 평소 녹내장 질환으로 처방받은 약을 잘 지키지 않고, 검진 등을 받지 않아 결국에는 실명되는 것이다. 때문에 우선적으로 병원에서 정확한 검진 후 적극적인 치료를 받게 되면 당뇨병이나 다른 난치병들처럼 평생 관리하며 유지가 가능하다.

주기적인 운동을 통한 원활한 혈액순환은 녹내장의 예방과 진행속도 조절에 큰 도움이 된다.

한 연구에 따르면 일주일에 10시간 이상 운동을 하는 군이 3시간 이하로 운동하는 군에 비해 녹내장의 진행과 발생이 현격히 줄어든다는 보고도 있다. 다만 녹내장 위험군에 속한다면 근육을 단련하는 무산소 운동은 안압을 높일 수 있으니 유산소 운동, 즉 조깅이나 자전거 타기 같은 운동이 더 추천된다.

흡연도 녹내장에 악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담배는 전신 혈관수축제로 눈을 포함한 신체의 모든 혈관을 수축시킨다. 최근 카페인이 안압을 상승시킨다는 연구가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으므로 고위험군은 카페인 섭취를 줄이는 게 좋다.

일상생활에서 고개를 숙이거나 침대에 엎드려 스마트폰, 컴퓨터, 독서 등을 하는 것은 피하고 바른 자세를 생활화하는 것도 필요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녹내장의 가장 중요한 예방법은 정기적인 검사다.

강 교수는 "일반적으로 녹내장 환자는 직장인 건강검진이나 라식, 라섹과 같은 시력교정수술 전 정밀검사에서 안압검사를 통해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며 "따라서 노안이 시작되는 40대 이상이거나 고혈압 혹은 당뇨 등 심혈관계 질환이 있는 경우, 근시가 심한 고도근시나 초고도근시인 경우, 가족력이 있는 경우라면 6개월에서 1년에 한 번 정기적으로 안과에 내원해 녹내장 정밀검사를 받기를 추천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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