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성정신건강의학과의원 박병선 원장
대성정신건강의학과의원 박병선 원장

큰 고통을 주는 질환이라고 하면 신체질환을 떠올리는 이들이 많다. 실제로도 인체에 이상이 생겼을 때 우리의 몸은 극심한 통증을 일으키거나 부종, 저림 증상 등으로 문제가 생겼다는 것을 알린다. 그러나 신체적인 질환만이 고통을 주는 것은 아니다. 정신질환 역시 눈에 보이는 상처나 통증이 없다고 하더라도 악화되면 심한 고통을 유발하며 삶의 질을 떨어트릴 수 있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그 중에서도 우울증과 조현병이 현대인들의 정신 건강을 위협하는 대표적인 정신과 질환으로 꼽히고 있다. 우울증은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는 질환이기 때문에 '마음의 감기'라고도 불린다. 그러나 흔하다는 이유로 감기처럼 가볍게 생각하다간 학업이나 직장생활, 대인관계 등에서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며 신체질환이 악화되거나 알콜 및 약물 중독에 이르는 등 다양한 후유증에 시달릴 수 있다.

따라서 조기 발견 및 적극적인 치료가 중요하지만, 안타깝게도 우울증 증상에 대해서 잘못 알고 이를 오래 방치하다가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단순히 우울한 감정 상태라고 판단하고 개인의 노력으로 극복해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우울증은 본인이 자각하기 어려우며 주변인들의 세심한 관찰과 관심이 필요한 질환이다. 또 빨리 발견하여 치료를 받을수록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조현병 역시 우울증 못지않게 잘못된 편견으로 조기 발견이 어려운 정신과 질환이다. 100명당 1명 정도에서 발생할 정도로 흔하게 나타나는 이 질환은 뇌 속 도파민의 과다로 인해 뇌손상이 일어나는 것이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뇌손상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만성질환인데다 치료를 멈추면 재발이 반복되기 때문에 조기 발견뿐 아니라 치료 결과가 좋다고 하더라도 지속적인 경과 관찰 및 유지치료가 중요하다.

그러나 환각, 환시, 망상 등 양성증상을 보이다가 우울, 무기력 등의 음성증상이 나타나면 병증이 나아졌다고 생각하여 치료를 받지 않거나 멈추는 경우가 많다. 음성증상이라고 하더라도 조현병에 의한 기능장애가 심각하게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포기하지 말고 의료진과 꾸준한 상담 및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우울증과 조현병 모두 초기에 적절히 대응하고 지속적으로 관리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지만, 심한 편견 속에서 개인의 역량 문제로 치부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이유로 조기 치료를 놓친다면 환자와 주변인에게 큰 고통이 될 수 있으므로 조속히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이때 단순히 진단을 통해서 약을 처방하는 치료가 아니라 환자와 의사가 서로 신뢰를 가지고 동반자적 관계를 형성한 상태에서 이해와 공감을 나눌 수 있어야 환자에게 맞는 치료법을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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