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향 천안서 열리는 ‘이봉주 마라톤’ 코스 설계 참여 뜻 밝혀
- 지속적 근육 수축으로 신체 일부 꼬이거나 비정상적 자세 증상
- 초기엔 약물 및 보톡스 치료…수술은 신경절제술과 뇌심부자극술
천안시체육회와 체육계 등에 따르면 이봉주는 오는 9월 중순 천안시 체육회가 개최 예정인 '이봉주 전국 마라톤대회'의 코스 설계에 직접 참여할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봉주는 "건강이 좋은 편은 아니지만 계속되는 재활치료로 수술 전보다는 점차 좋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박상돈 천안시장은 "무엇보다 건강이 최우선이며 이봉주 선수를 열심히 응원하겠다"고 화답했다.
마라토너 은퇴 후 방송계에서 활발히 활동을 하던 이봉주는 근육긴장이상증이라는 난치병 판정 이후 투병 생활을 하고 있다.
이에 앞서 이봉주는 최근 TV조선 '스타다큐-마이웨이' 방송에 출연 "근육긴장이상증으로 2년째 투병 중"이라며 "선수생활하면서도 이렇게 힘든 적은 없었다. 약을 안 먹으면 잠을 잘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작년 한해 아내와 병원에 다닌 기억 밖에 없다"면서도 "한 번에 낫는 게 아니라 재활로 차츰 좋게 만들어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봉주가 투병 중인 근긴장이상증은 지속적인 근육 수축에 의해 신체 일부가 꼬이거나 반복적인 운동이나 비정상적인 자세를 보이는 등의 증상들을 총칭하는 말이다.
자신의 의지대로 목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는 증상이 나타난다면 환자가 받는 정신적인 충격은 클 수밖에 없다. 대인기피증이나 우울증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신경외과 허륭 교수는 "근긴장이상증은 근육의 수축과 긴장의 정도를 조율하는 중추신경계에 이상이 생겨 근육이 과도하게 강직돼 몸이 뒤틀리고 돌아가는 운동장애 질환"이라며 "기저핵은 운동 근육의 세밀한 기능을 제어하고 조절하는 곳인데, 근긴장이상증은 이런 뇌 기저핵의 기능에 이상이 와서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근긴장이상증의 종류와 형태는 다양하다. 크게 전신성, 반신성, 다발성, 국소성으로 나뉘며 우리 몸 모든 근육에서 발생한다.
국소성 근긴장이상증은 ▲목 근육의 경련으로 인해 머리가 한쪽으로 돌아가는 '사경증' ▲눈 주위의 근육경련 수축으로 인해 눈이 자꾸 감기는 '안검연축' ▲안면부 전체에 발생하는 '메이지 증후군' ▲성대 근육의 수축으로 말을 할 때 숨이 막히거나 목이 조이는 것처럼 말을 하는 '경련성 발성 장애' 등이 있다. 또 글씨를 쓰거나 악기 연주 등을 할 때 손의 움직임에 의해 근긴장이상증이 생기는 '작업성 근긴장이상증' 등도 포함된다.
일반적으로 근긴장이상증 환자들은 신체 부위의 팽팽함, 경련, 비틀림과 같은 증상을 경험하고 때론 떨림이 동반되기도 한다. 또 근육이 과도하게 긴장하면서 정작 이완돼야 할 때 수축되고 이 상태가 지속되면서 경련이나 근육 통증이 발생한다. 특히 국소성 근긴장이상증 중 목의 운동 이상인 '사경증'이 가장 흔한 형태로 머리의 비틀림, 경련, 떨림 또는 경부 통증 등이 이에 포함된다.
목 근육의 이상 운동으로 머리가 한쪽으로 돌아가거나 앞뒤로 혹은 어깨 쪽으로 기울어져 머리를 바로 유지할 수 없게 된다. 이러한 증상들은 처음에는 간헐적으로 경미하게 나타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심해지고 그 범위가 점점 넓어진다. 뒤틀린 자세가 오랫동안 지속되면 소화(장애)질환과 척추측만증 등 여러 합병증을 유발하게 된다.
더 큰 문제는 신체적인 증상뿐만 아니라 심리적으로 위축될 수 있다는 점이다.
근긴장이상증은 전문의의 촉진과 면담, (운동성)근전도검사를 통해 진단한다. 다행히 제때 진단과 치료를 받으면 치료 효과는 높은 편이다. 증상이 심하지 않은 초기 단계에서는 약물치료나 보톡스 주사로 어느 정도 효과를 볼 수 있다. 보톡스는 근육 신경을 차단해 증상을 완화한다.
사경증에 대한 수술 치료는 두 가지가 있다. '말초신경절제술'과 '뇌심부자극술'이다. 말초신경절제술은 문제를 일으키는 근육을 지배하는 말초신경을 잘라내는 방식이다. 단 수술이 매우 복잡하고 말초신경의 손상 우려와 함께 통증이 제대로 조절되지 않을 수 있다.
뇌심부자극술(DBS. Deep Brain Stimulation)은 초소형 의료기기를 뇌에 삽입해 특정 부분에 전기자극을 주는 방법이다. 신경을 잘라내거나 뇌세포를 파괴하지 않는 보존적 치료로 사경증을 포함한 모든 근긴장이상증 치료에 적용할 수 있다.
수술은 먼저 뇌 속에 테스트 전극을 삽입해 약한 전기 자극을 준 후 최적의 위치를 찾는다. 테스트가 끝나면 두피 아래에 목뒤를 잇는 통로를 만들어 뇌 속의 전극과 전기자극발생장치인 신경자극기를 이어줄 가느다란 전선을 피부 아래에 넣어 연결한다. 배터리와 칩으로 구성된 전기자극발생장치는 편측 쇄골 아래 부위에 이식한다.
수술 후 전기자극발생장치를 작동시키면 뇌에 심어둔 전극에 전기 자극이 시작되고 서서히 이상 운동 증상이 사라지면서 일상생활이 가능하게 된다. 전기자극발생장치에 내장된 배터리 수명은 7~8년 정도이며 교체 수술은 1시간 이내다.
허륭 교수는 "뇌심부자극술은 문제가 생기거나 더 발전한 치료 방법이 나왔을 땐 이식했던 기기를 제거하면 되기 때문에 환자에게 안전한 치료법이다"며 "근긴장이상증으로 의심된다면 조기에 신경외과를 찾아 정확한 검사를 받고 적극적인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임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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