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중에서 허리를 굽힌 채 펴지 못하는 일명 ‘꼬부랑 허리’를 볼 수 있다. 고령이 되면 자연스럽게 허리가 굽겠거니 생각할 수 있겠지만 실은 특정 질환 탓일 확률이 크다. 굽은 허리를 만드는 대표적인 질환은 ‘척추관 협착증’이다. 보통 50대에서 60대 사이에서 잘 발생하며 남성보다 여성의 발생 위험이 더 높다. 허리 통증 등 증상이 추간판탈출증(허리디스크)과 비슷해 오인되는 경우가 많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 About, 척추관 협착증
척추관은 두개골 하부에서부터 경추, 흉추, 요추, 천추(꼬리뼈)까지 이어지는 척추뼈 중앙의 공간이다. 이곳은 신경의 집합체인 척수가 지나가는 일종의 통로 역할을 한다. 척추관 협착증이란 여러 원인으로 인해 이 공간이 좁아져 통증 또는 하반신에 복합적인 신경 증세를 유발하는 질병을 일컫는다.
척추관 협착증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주로 나이가 들면서 나타나는 척추 주변 조직의 퇴행이 지목된다. 이로 인해 추간판 섬유륜, 척추 돌기, 황색인대 등 척추관 주변 조직이 변형되며 신경 통로가 좁아지고, 척수의 신경근과 혈관이 압박돼 허리 통증과 저림, 운동 감각 이상 등의 증상 등이 나타나는 것이다. 이 같은 변형은 주로 요추(허리등뼈)에서 잘 나타난다.
◎ About, 척추관 협착증 증상
척추관 협착증의 대표적인 증상은 허리 통증으로 허리디스크와 유사하다. 엉덩이 및 다리가 저리는 증상도 함께 나타난다. 하지만 척추관 협착증은 단순 허리디스크와는 달리 추간판 손상뿐만 아니라 허리 관절의 퇴화와 척추 근육 약화가 동반되는 것이 특징이다. 협착이 심해지면 다리의 감각장애와 근력저하가 나타나며 보행거리가 점차 짧아진다.
가장 특징적인 것은 ‘허리를 젖히면 오히려 통증이 심해지고, 구부리면 통증이 완화되는 증상’이다. 이는 허리를 굽힐 때 신경이 지나는 신경관이 넓어지기 때문이다. 또한, 척추 관절성 요통, 근육 약화로 인한 엉덩이 및 허벅지 부위 통증도 동반하여 발생하며, 허리를 굽히는 자세가 편하기 때문에 허리가 점점 굽어지는 자세를 취하게 된다.
이 밖에도 신경 손상 정도에 따라 목 부위 통증, 어깨와 양팔의 통증, 팔의 감각이상 등이 보이기도 한다. 이 같은 증상은 완화와 악화를 반복하며 수개월에서 수년간 천천히 진행되지만, 외부적인 충격을 받을 경우 급속히 악화할 수 있다.
◎ About, 척추관협착증 자가진단법
1. 허리를 구부리면 통증이 줄고, 허리를 뒤로 젖힐 때 통증이 심해진다.
2. 걷다 보면 다리가 저리고 아파서 쉬게 된다.
3. 쪼그려 앉았다가 걸으면 통증이 완화된다.
4. 누운 채 다리를 60도 이상 들어올리기가 가능하다.
5. 허리가 점점 앞으로 굽는 것 같다.
위의 증상 중 하나 이상 해당될 경우 병원에 들러 전문가와 상담해 볼 필요가 있다.
◎ About, 척추관 협착증 치료
척추관 협착증에는 휴식 및 안정, 운동제한, 약물요법 등의 보존적 치료가 우선 시행되며, 필요할 경우 복대와 같은 보조기 착용과 운동요법도 병행된다. 어느 정도의 보존적 접근만으로도 상당한 증상 완화를 기대할 수 있지만, 적절한 보존적 치료에도 통증의 호전이 없거나 신경증상 악화, 자세 변형으로 일상생활이 어려운 경우에는 수술치료가 검토된다.
수술은 주로 척추관 주변의 뼈와 인대, 섬유조직 등을 절제해 신경을 압박할 수 있는 조직을 제거하여 신경이 지나는 통로를 넓히는 방식으로 시행되며, 추가로 정상적인 척추 정렬을 유지하면서 수술 부위 안정성 확보를 위해 나사못 고정술, 골유합술이 추가로 진행되기도 한다. 다만, 수술요법의 경우 통증 감소 및 기능 향상을 원칙으로 하되, 환자의 종합적인 건강 상태와 수술후 후유증 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
◎ About, 척추관 협착증 예방과 관리
고려대 안암병원 정형외과 양재혁 교수는 “허리 통증은 노년기 삶의 질을 크게 좌우하는 요인이지만 노화에 따른 자연 증상으로 치부해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통증을 방치하지 말고 전문의를 찾아 치료 및 관리를 조기에 시작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다”라고 당부했다.
이어 “척추는 여러 관절로 이루어진 기관으로 노화에 따라 지속적으로 근육의 약화 및 관절염을 동반한 척추관 협착증이 발생한다. 척추관 협착증은 완치 개념이 없는 질환이므로 치료 후에도 관리가 필수적이다. 평상시 적절한 운동, 올바른 자세 유지와 체중조절 등을 통해 척추 관절의 퇴행 속도를 늦출 수 있다. 과도한 근력 운동을 하는 경우 추간판 손상 및 척추 관절의 손상이 빨리 발생할 수 있어 나이에 맞는 적절한 운동을 하는 것 매우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