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반증은 멜라닌 색소세포의 이상으로 피부에 크고작은 흰색반점이 생기는 피부질환이다. 경우에 따라 반점이 점점 커져 전신의 피부가 얼룩덜룩해져 심한 대인관계 기피와 우울증을 부를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 3년간(2018년~2020년) 백반증 환자는 7~9월에 가장 많이 발생했다. 여름을 앞둔 지금부터 백반증에 대해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 About, 백반증
백반증은 색소를 만드는 멜라닌 세포가 파괴되어 나타나는 탈색소질환이다. 피부 탈색과 백모증(모발 탈색)이 특징으로, 피부 혹은 체모의 색이 희게 변하면 이를 의심할 수 있다.
전 인구의 0.5~1%가 백반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며, 전 연령대에 발생할 수 있으나 10~30세 사이에 가장 흔하며, 50%가 20세 이전에 발생한다. 가족력은 약 30% 정도다.
발생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져 있지는 않지만, 유전적 소인, 자가면역(면역체계의 이상으로 자신의 세포를 공격하는 것), 항산화능의 감소, 외부자극 등의 여러가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 About, 백반증 증상
경계가 명확한 탈색반이 피부 어디에나 발생할 수 있다. 머리카락, 눈썹, 속눈썹을 포함하여 체모가 희게 변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손, 발, 무릎, 팔꿈치 등 뼈 돌출 부위와 입, 코, 눈 주위, 입술, 성기에서 시작하는 경우가 흔하다.
백반증은 국소적으로 한 부위에만 국한하여 나타날 수도 있지만 보통 피부 곳곳에 대칭적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으며, 피부 분절(신경세포에 따른 피부 영역)에서는 한쪽에서만 발생할 수도 있다. 특이적으로 반복된 마찰이나 긁는 행위, 압력 등과 같은 물리적인 외부 자극에 의해서 유발될 수 있는데 이 경우에는 목걸이나 벨트 착용 부위, 손, 팔꿈치에 빈번하게 발생하게 된다.
발생양상에 따라서는 점점 반점이 커지고 범위가 넓어져 전신으로 확산될 수도 있어, 조기에 치료가 요구된다.
◎ About, 백반증 자가진단
△ 10~30세에 피부 탈색이나 백모증이 처음 발생했다.
△ 제1형 당뇨, 자가면역 갑상선염, 악성빈혈, Addison병, 홍반루푸스, 원형탈모증과 같은 자가면역 질환이 있었다.
△ 가족 중 백반증 또는 자가면역질환 환자가 있다.
△ 피부 탈색반의 경계가 뚜렷하다.
△ 색소성 모반(점) 주변에 탈색반이 있다.
△ 탈색반 부위의 털도 탈색이 보인다.
△ 탈색반이 얼굴이나 손, 발, 무릎, 팔꿈치와 같은 노출부위에 발생했다.
△ 상처 입은 부위나 목걸이, 허리띠에 의해 마찰 받은 부위에 탈색반이 발생했다.
피부에 흰 반점이 발견되고, 위의 예시 중 일치하는 것이 있으면 병원에 들러 정확한 진료를 받아봐야 한다.
◎ About, 백반증 진단과 치료
백반증은 병변의 모양과 분포와 같은 임상 소견으로 진단할 수 있다. 우드등 검사를 통해 병변을 더 정확하게 관찰할 수 있으며, 임상 소견이 비전형적인 경우에는 피부 조직검사가 도움이 될 수 있다. 동반 질환 (갑상선 질환, 빈혈 등)의 확인을 위해 첫 방문 시 피검사를 같이 한다.
신체의 5% 미만을 침범한 경우 국소 스테로이드나 칼시뉴린억제제(프로토픽, 엘리델 연고)를 단독으로 사용해 치료할 수 있다. 신체범위의 5%이상을 차지하는 백반증을 가진 환자에서는 광선요법이 중요하다. 특히 광선요법 중 좁은파장자외선B(Narrow band UVB) 요법을 일주일에 2~3회 받거나, 엑시머 레이저를 이용한 표적 광치료가 안전하고 효과적인 방법으로 널리 쓰이고 있다.
병변이 급속히 번지고 있는 경우 단기간의 경구 스테로이드 요법도 쓰인다. 1~2년 동안 새로운 또는 커지는 병변이 없는 안정적인 백반증을 가진 환자에서는 펀치이식술, 흡입수포표피이식술, 세포이식술 등과 같은 수술적 치료도 고려할 수 있다.
◎ About, 백반증 관리법
백반증을 예방하는 방법은 아직 알려진 것이 없다. 백반증 환자들은 악화를 예방하기 위해 외출 시 자외선차단제를 꼭 도포하고 챙이 넓은 모자를 착용하는 등 자외선 노출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피부를 긁거나 상처가 나지 않게 조심해야 하고, 때를 밀거나 각질을 제거하는 습관을 중단하여 최대한 피부를 보호해야 한다.
김혜성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교수는 “백반증 환자는 목걸이 등 액세서리 착용을 피하고, 벨트나 신발끈은 느슨하게 하는 등 피부를 자극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정신적 스트레스도 백반증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스트레스 관리에 힘쓰고, 흡연자는 꼭 금연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비타민제와 같은 항산화제를 꾸준히 복용하거나 항산화 음식으로 잘 알려진 과일과 채소를 섭취하는 생활습관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지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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