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 중 감염되며 감염자 중 약 10%만 발현 가능성
국내 신규 환자 연간 2만여 명으로 OECD 국가 중 1위
2주 이상 기침-가래 지속, 약 먹어도 소용없다면 의심
7년전 이혼한 나한일과 유혜영은 5월 20일 방송된 TV조선 예능 프로그램 '우리 이혼했어요2'(이하 '우이혼2')에 출연했다.
이날 방송에서 학창 시절에 대해 묻는 나한일에게 유혜영은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6학년 때까지 3년 동안 폐결핵으로 아파서 학교에 가지 못하고, 친구들고 놀지도 못 하고 누워 있었다"고 고백했다.
이어 "투병으로 인해 어렸을 때 추억이 거의 없고 집에서 혼자 그림을 그렸다"고 전했다.
처음 듣게된 유혜영의 투병 이야기에 나한일은 말을 잇지 못하고 눈시울을 붉혔다.
유혜영이 어릴 적 앓았던 결핵은 결핵균(Mycobacterium Tuberculosis)에 의해 발생하는 감염성 질환이다. 결핵균은 전염성 있는 결핵 환자가 기침했을 때 비말(침방울)을 통해 공기 중에 나오게 되는데, 이때 떠도는 결핵균을 다른 사람이 코·입 같은 호흡기로 들이마시면 폐까지 도달해 발생한다.
◇결핵균 감염자 중 약 10%만 발현… 국내 신규 환자 연간 2만 여명
결핵은 현대적인 표준치료가 완성된 1980년대 이전만 해도 암처럼 걸리면 사망하는 무서운 질병으로 인식되어 왔다.
전세계적으로 매년 크리스마스 때만 되면 결핵 퇴치 기금 모금을 위해 '크리스마스 씰(Christmas Seal)'이라는 우표 모양의 봉인표가 발행될 정도였다.
공기 감염병인 결핵은 결핵균에 감염됐다고 모두 결핵환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결핵균 감염 후 신체 면역력이나 저항력이 약해지면 결핵균이 활동을 시작해 발병한다. 결핵균에 감염된 사람 중 약 90%는 평생 발병하지 않는다는 보고도 있다. 나머지 약 10%의 절반 정도는 1~2년 내 증상이 나타나고, 나머지 절반은 10년 이상이 지난 후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다만 최근에 활동성 결핵 환자와 접촉한 사람, HIV(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 감염증 환자, 투석치료를 받는 환자, 면역억제제를 복용하는 등 면역기능이 약한 사람은 활동성 결핵으로 진행될 확률이 약 20배 이상 높아지기도 한다.
통계에 따르면 국내 2019년 신규 결핵환자는 2만3821명으로 전년 2만6433명 대비 9.9%(2612명) 줄었지만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CED) 회원국 가운데 결핵 발생률 1위, 결핵 사망률 2위로 집계되기도 했다.
◇2주 이상 기침·가래 지속되고 약 먹어도 소용없다면 결핵 검사
결핵의 대부분 증상은 호흡기 관련이다.
가장 흔한 형태는 기침이다. 대체로 2주 이상 기침과 가래가 지속되고 약을 먹어도 소용없다면 결핵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또한 가래에 피가 섞여 나오는 객혈이나 흉통, 호흡곤란, 가슴통증, 무력감 또는 피곤함, 미열·오한 등 발열, 식욕부진, 체중감소, 식은땀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보통 감기몸살로 여기는 경우가 많아 오히려 결핵이 전파될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특히 최근에는 코로나19 증상과 유사하여 결핵환자가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하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보통 폐결핵이 많지만 흉막, 림프절, 척추, 뇌, 위장, 신장 등 인체의 모든 기관에서 발병할 수 있는 것이 결핵이다.
폐결핵의 경우 흉부 촬영과 객담 도말검사·배양검사 등을 통해 결핵을 진단할 수 있다.
치료 기간은 환자의 상태에 따라 6개월에서 12개월 가량 소요된다. 치료 기간이 긴 만큼 중단하지 않고 꾸준히 치료를 받아야 한다. 특히 의료진 지시에 따라 처방약의 분량, 시간 등을 따르도록 하며 약물 복용 기간 중 검사를 통해 결핵의 호전 상태를 파악해야 하므로 내원일을 지켜야 한다.
◇고열량·고단백·고지방 식이요법 필수적… 예방 위해 마스크 착용도
호흡기 증상이 지속된다면 진단 전까지 항상 마스크를 착용해 결핵균이 공기 중에 퍼져나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한 밀폐된 공간에서 일을 하는 경우엔 가능한 고성능 마스크를 사용해야 하며 오랜 시간 고성능 마스크를 사용하기 어렵다면 자주 환기를 하는 게 권장된다.
결핵은 면역력과 깊은 연관성이 있기 때문에 보통 면역력이 약한 노인층에서 발병인구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근엔 학업 스트레스나 다이어트, 술, 담배 등 생활습관의 변화와 불규칙한 식사 등으로 인해 면역력을 떨어진 청소년, 대학생, 직장인 등 젊은 층에서도 결핵 발병이 급증하고 있다.
결핵 환자들은 고열량, 고단백, 고지방의 식이요법이 필수적이다. 또한 적당한 당분과 충분한 무기질, 칼슘, 비타민 등을 고루 섭취해야 한다. 아울러 커피나 술은 피하고 물을 자주 먹도록 한다. 특히 여성의 경우 음식조절로 무리하게 다이어트를 하는 것 보다는 운동과 식이요법을 병행하면서 영양의 불균형이 없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동병원 호흡기전담센터 이규민 과장(호흡기내과 전문의)는 "결핵 예방을 위해서는 영양 잡힌 식단과 꾸준한 운동 등을 통해 평소 건강관리를 해야 한다"며, "2주 이상 기침이나 가래를 한다면 호흡기내과 진료를 받는 것이 좋으며 가족이나 지인 중 결핵 환자가 발생했다면 증상이 없더라도 반드시 잠복결핵감염 및 결핵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임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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