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의학에서는 추나요법, 침·약침치료, 한약 등을 병행하는 한의통합치료를 통해 틀어진 관절과 근육을 올바르게 교정하고 어혈을 제거함으로써 교통사고 상해로 인한 조직 및 신경 손상을 치료한다. 통증이 극심할 경우 통증을 빠르게 완화하고 관절 기능의 정상화를 돕는 ‘동작침법(MSAT, Motion Style Acupuncture Treatment)’이 적극 활용된다. 동작침법은 침을 놓은 상태에서 환자의 능동적∙수동적 움직임을 유도하는 응급침법으로, 경직된 근육과 인대를 이완하고 관절의 움직임을 회복시키는 데 뛰어난 효과를 보인다. 실제 동작침법은 여러 연구를 통해 허리디스크, 어깨관절 질환을 비롯한 다양한 근골격계 질환에서의 치료 효과가 입증된 바 있다.
이러한 가운데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소장 하인혁) 황보승윤 한의사 연구팀은 교통사고로 인한 급성 허리통증 환자를 대상으로 동작침법과 한의통합치료를 병행한 결과 통증 및 가동범위 개선 정도가 한의통합치료 단독 실시군보다 컸음을 확인했다고 4일 밝혔다. 해당 논문은 SCI(E)급 국제학술지 ‘Healthcare (IF=2.8)’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부천자생한방병원에 교통사고로 내원한 70세 이하의 급성 허리통증 환자들을 점진적 부하 동작침법군(PL-MSAT군)과 일반 한의통합치료군으로 각각 50명, 51명씩 나눴다. 교통사고 후 일주일 이내 발생한 급성 허리통증으로 입원한 환자 중 통증숫자평가척도(NRS, Numeric Rating Scale)가 5 이상인 중증 환자들이 연구 대상으로 선정됐다. NRS는 환자의 주관적인 통증 정도를 0~10 사이 숫자로 표현한 척도로, 값이 클수록 증상이 심함을 의미한다.

그 결과 점진적 부하 동작침법은 일반 한의통합치료군보다 뛰어난 효과를 보였다. 입원 4일 차의 허리통증 NRS는 PL-MSAT에서 3.67, 한의통합치료군에서 4.44로 점진적 부하 동작침법을 병행한 군에서 더 큰 폭의 개선효과를 보였다. 통증을 시각으로 표현하는 시각통증척도(VAS, Visual Analog Scale, 점수가 높을수록 통증 정도가 심함을 의미하는 척도) 평가에서도 PL-MSAT군의 점수는 36.74로 일반 한의통합치료군(44.16)에 비해 우월한 효과가 관찰됐다.
또한 허리의 가동범위를 측정하는 ROM(Range of Motion) 평가에서도 신전과 굴곡 범위 모두 PL-MSAT군이 앞섰다. 이에 연구팀은 교통사고로 유발된 급성 허리통증 환자에게 점진적 부하 동작침법과 한의통합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통증 감소 및 기능 개선에 더욱 빠른 효과를 보인다고 분석했다.
해당 논문의 제1 저자인 황보승윤 한의사는 “이번 연구는 점진적 부하 동작침법의 즉각적인 통증 감소와 기능 개선 효과를 입증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라며 “앞으로 더욱 많은 연구를 통해 동작침법이 교통사고로 인한 급성 허리통증에 대한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지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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