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세히 말하자면 정상적인 위장관, 췌장, 비장 등의 복강장기에서 되돌아오는 혈액은 간문맥이라는 큰 혈관으로 모두 모이게 된다. 이 간문맥을 통해 혈액을 공급받은 간은 영양분을 합성, 저장하고 독성물질을 해독한다. 그런데 복강장기의 혈관이 간문맥으로 들어가지 않고 선천적인 혈관 기형인 샛길을 통해 간을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전신에 퍼지게 되는 것이 PSS이다.
간을 거치지 않은 혈액이 전신에 퍼지다 보니 다양한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첫 번째로 해독되지 않은 혈액이 전신을 순환하다 보니 뇌로 운반된 독성물질이 위장관뿐만 아니라 치명적인 뇌 손상을 유발하고 경련, 발작 등의 신경증상은 물론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두 번째로 간이 공급받는 혈액의 양이 줄어들기 때문에 간의 성장에도 문제를 일으킨다. 이로 인해 소간증, 저혈당, 저알부민혈증 등이 유발될 수 있고 흉수 및 복수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이 외에도 소화능력저하, 성장부전, 면역저하, 결석 및 이로 인한 배뇨곤란 등의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이렇다 보니 PSS는 임상증상이 심각하게 발현되기 전까지 보호자들이 알아차리기 쉽지 않다. 따라서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혈액검사 및 초음파 검사 상에서 PSS가 의심되는 상황이라면 CT 촬영을 통해 간문맥단락 혈관의 위치와 개수를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CT 검사 상에서 PSS 가 확진되고, 위치가 파악되었다면 빠르게 치료로 이어져야 한다.
간 외부에서 발생한 PSS의 경우 외과적인 수술을 통해 치료가 가능하다. 기형의 혈관을 근본적으로 cellophane band 혹은 Ameroid ring을 이용해 서서히 폐쇄시키는 것이다. 서서히 혈관이 좁아지면서 적응할 시간을 가지면서 복강장기에서 나온 혈액이 간을 거치지 않고 전신으로 퍼지는 것을 막는 것이다. 물리적으로 기형혈관을 폐쇄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이후에 서서히 간이 제 기능을 찾을 수 있도록 내과적인 치료를 병행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PSS 환자의 치료에는 내과와 외과의 협진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지는 동물병원을 찾을 것을 권장하는 이유이다.
잠실ON동물의료센터 이다은 외과원장은 “PSS가 치료되지 않은 채로 오랜 기간 방치되면 증상이 더욱 심해지고 단시간 내에 사망할 수도 있기 때문에 조기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조기 진단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평소 건강과 특이 증상을 잘 관찰하고 PSS가 진단되는 경우 빠른 시일내에 수술적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전했다.
임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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