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용선 시화병원 심·뇌·혈관센터장은 국내 중재적 시술을 견인해 온 인물로 평가된다. 지난 2월 진행된 IICIR(International Intensive Course for Interventional Radiology)에서 섹션의 좌장 및 강연자로 초청되는 등 중재적 치료의 발전을 위한 연구 및 교육 활동도 왕성히 이어가고 있다. 그는 “중재적 치료의 가장 큰 장점은 환자의 선택권이 커지고 치료옵션이 늘어난다는 것”이라며 “단독 혹은 타과와 협업 등을 통해 앞으로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영역인 만큼 저변이 확대되길 바란다”고 소개했다.

중재적 시술은 내과와 외과의 사이, 둘 사이의 중재적 역할을 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주로 영상의학과에서 시행하는 경우가 많으며, 수술처럼 전신마취를 하지 않고 방사선 영상 등을 통해 최소 침습으로 주변 혈관 등을 이용하여 병변을 치료한다.
처음에는 수술적인 치료가 필요하지만 긴급이나 환자의 컨디션 등 여러 이유로 수술을 하지 못할 경우 사용됐다. 하지만 최근에는 기술과 장비의 발달 등으로 독립적인 치료법으로 발전됐다. 비침습적 치료법이기 때문에 흉터, 입원기간, 마취 등의 환자부담이 적은 편이다.
Q. 일반적으로 스탠드시술이라는 혈관성형술이 가장 잘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적용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는데?
중재적 시술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혈관을 확장시키거나 막아 치료하는 혈관계, 물·고름·농양·고인피·담도액 등의 배출을 목적으로 도관을 삽입하는 비혈관계, 암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온콜로지 중재적 시술이다.
혈관계 치료는 혈관이 막혔을 때 막힌 혈관을 스텐트로 개통하거나 풍선으로 확장시키는 시술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에 활발하게 적용되는 것은 암 등을 비롯한 종양 치료다. 수술하기 힘든 위치에 암 종양이 있을 경우 암세포로 이어지는 혈관을 화학색전술(혈액응고물질을 이용해 혈관을 막는 시술)로 막아 종양을 괴사시킨다. 간암화학색전술 등이 있다. 자궁근종이나 전립선 비대증 등도 이런 방법으로 치료할 수 있다.

심·뇌·혈관센터’인 것에서 유추할 수 있듯 심혈관 질환, 뇌혈관 질환이 주가 되긴 하다. 하지만 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대동맥부터 팔·다리혈관, 흉부와 복부 등 우리 몸의 모든 혈관에 대한 집중적인 치료가 가능하다.
이외에도 혈관 투석 환자의 동정맥루 재개통술, 간암색전술, 경피적농양배액술, 담도배액술 같은 다양한 배액술 등이 모두 시행된다. 센터는 유기적인 협업을 할 수 있는 다학제시스템을 표방한다. 적용 범위가 다양한 만큼, 여러과 의사선생님들과 손발을 맞춰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다만 중재적 시술이 외과 수술의 대체의 무엇으로 여겨져서는 안 된다. 환자의 상황이나 컨디션, 기대 예후 등에 따라 선택이 달라진다.
또 과거에는 치료하기 어려웠던 병변을 협업 등을 통해 치료해 내기도 한다. 환자가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늘어났다고 생각하는 것이 맞다. 그래서 나는 의사가 환자에게 충분한 설명을 하고 치료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Q. 중재적 시술 시 주의해야 할 점은?
엑스레이 촬영을 하면서 진행되기 때문에 방사선 노출이 있다. 짧은 시간이면 상관없으나 길어질 경우에는 문제가 될 수 있으므로 조심스럽게 선량을 낮추는 등의 조절이 필요하다. 임신 준비 여성 혹은 임신부의 경우에는 방사선 노출과 관련해 담당의사와 상의하는 것이 권장된다.
또 조영제가 사용되는데 콩팥기능이 나쁜 경우 조영제로 인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역시 이 경우도 담당의사와 상의해야 하는 부분이다. 이 밖에 작은 혈관을 다루므로 혈관을 찾지 못하거나, 혈관벽에 상처를 내는 등의 문제가 나타나기도 하는데 이는 경험이 많은 의사와 잘 짜인 시술 계획 등으로 예방할 수 있다.
똑같은 시술이라도 환자의 상태나 시술 범위, 기저 질환 등에 따라 치료의 방법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시술 전 환자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습득하고 이를 바탕으로 여러 방향의 시술 계획을 준비해야 한다. 이후 충분한 시뮬레이션을 시행해보고 시술에 임한다면 성공률은 증가시키고 합병증은 감소시킬 수 있다.
Q. 국내 중재적 시술의 발전 방향과 지향점을 집어준다면?
중재적 시술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도는 여전히 낮은 편이다. 스탠드시술 등도 외과의사가 하는 게 아니냐는 질문도 많이 듣는다. 중재적 시술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질 필요가 있다고 본다. 또한 빠르게 발전하는 분야인 만큼 국내에서도 이에 대한 연구과 적용이 활발할 수 있도록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그런데 지금은 인조혈관이나 스탠드 등에 수가 가격이 너무 낮게 책정이 돼 국내에서 좋은 장비를 구하기 점점 어려워지고 있고 이로 인해 국내에 들어오는 물량이 줄어드는 점이 아쉽다. 다행히 국내에서도 중재적 시술에 대한 독자적인 장비와 기술 등이 개발되는 추세라 희망을 가진다. 나 역시 그 같은 연구 프로젝트를 몇 개 수행 중이다. 이를 통해 국내에서 중재적 시술의 저변이 확대돼, 환자들에게 이익이 돌아가길 바란다.
임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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