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는 '비대면 섬 닥터' 사업을 전국의 섬 지역에서 확대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15일 밝혔다.
‘비대면 섬 닥터’는 보건소가 없는 유인도서 거주 어업인들에게 원격 진료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현재 전국 464개의 유인도서 중 보건소가 없는 섬은 약 200개로, 이들 지역의 주민들은 그동안 진료와 약 처방을 받기 위해 육지로 나가야 하는 불편을 겪어왔다.
해수부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올해 3월부터 5월까지 약 20개 섬에 거주하는 3천여명의 어업인을 대상으로 첫 시범 사업을 실시했다. 이어 지난달부터는 대상을 100개 섬, 1만 명으로 확대해 5개월 동안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내년부터는 보건소가 없는 200개 섬 전체로 이 사업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그동안 보건소가 없는 섬에 거주하는 어업인들은 진료를 받으려면 배를 타고 육지로 나가야 했다. 특히 당뇨나 고지혈증과 같이 주기적인 약 처방이 필요한 경우 섬 주민들은 최대 3개월 분량만 처방받을 수 있어 주기적으로 육지로 나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비대면 섬 닥터' 서비스를 통해 이러한 불편이 크게 줄어들었다. 마을회관 등에 마련된 대형 TV를 통해 의사와 원격 진료를 받을 수 있으며, 진료 시간은 10분 정도에 불과하다. 처방받은 약은 집으로 배송되어, 어업인들이 육지로 이동할 필요가 없다.
시범 사업에 참여한 어업인들의 만족도는 상당히 높다. 해수부가 지난 3~5월 실시한 첫 시범 사업 후 의료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평균 10점 만점에 9.4점을 기록했다. 이는 서비스 시행 이전의 섬 거주 어업인들의 의료 서비스 만족도(2.5점)와 비교해 크게 향상된 수치다. 또한 원격 진료를 통해 진료와 처방에 걸리는 시간을 평균 10시간 46분 줄였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어업인들은 원격 진료의 장점으로 ‘이용 편리성’(52.2%)과 ‘이동 불편 해소’(35.5%)를 가장 많이 꼽았다. 특히 장시간 배를 타고 육지로 이동해야 했던 기존의 일정은 고령 어업인들에게 큰 무리였는데 '비대면 섬 닥터' 서비스로 이 같은 부담이 크게 경감됐다.
해수부 관계자는 "하루 어업을 포기한 채 아픈 몸을 이끌고 왕복에 수 시간이 걸리는 배를 타고 섬과 육지를 오가는 것은 고령 어업인들에게 무리였다"며, "비대면 섬 닥터 사업을 통해 의료 사각지대를 줄이고, 섬 주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겠다"고 말했다.
이종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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