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미세플라스틱이 건강한 사람들의 혈액에서도 검출되고, 이것이 염증과 혈액응고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이 확인돼 주목받고 있다.

이동욱 인하대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
이동욱 인하대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
이동욱 인하대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와 정재학 한국분석과학연구소 소장이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는 건강한 성인 36명을 대상으로 했다. 연구팀은 오염 방지를 위해 채혈 및 검사 과정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였으며, 적외선 분광법(μ-FTIR)과 라만 분광법(μ-Raman)을 활용해 분석했다고 밝혔다.

미세플라스틱은 36명 중 32명(88.9%)의 혈액에서 검출됐으며, 검출된 사람들에게서 평균적으로 혈액 1㎖당 4.2개의 조각이 관찰됐다. 주요 검출 유형은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플라스틱 재료인 폴리프로필렌(PP)과 폴리스타일렌(PS)이었다.

흥미로운 점은 냉장고 안 식품용기 중 50% 이상이 플라스틱 용기라고 응답한 참여자들의 혈액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더 많이 검출됐다는 점이다. 또한 혈액 속 미세플라스틱이 더 많다면 염증과 혈액응고 관련 지표가 상승하는 경향도 확인됐다.

이동욱 교수는 “최근 인간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미세플라스틱이 심근경색, 뇌졸중 등의 위험인자일 수 있다”며 “이번 연구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혈액 속에 미세플라스틱이 존재함을 밝히고, 염증 및 혈액응고와의 연관성을 제시함으로써 주요한 과학적인 근거를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일상생활 중 플라스틱 사용과 혈액 속 미세플라스틱 사이의 관련성을 확인해 플라스틱 노출을 줄이고 건강을 지키기 위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안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동욱 교수 연구팀의 연구결과는 세계적 학술지 ‘Scientific Reports’(피인용지수 3.8)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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