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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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기 행정부 출범으로 한국 제약·바이오 업계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약가 인하 정책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 움직임이 한국 기업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집권 당시부터 약가 인하에 주력해왔으며, 2기 행정부에서도 약가 투명성 강화와 최저가격 보장(MFN) 모델 도입을 주요 정책으로 내세우고 있다. MFN 모델은 미국의 약가를 다른 국가들 중 최저 수준으로 제한하는 정책으로, 고가 정책을 유지해온 현지 제약사들에 큰 압박을 가할 전망이다.

이 정책은 바이오시밀러와 제네릭 의약품과 같은 저렴한 대체 의약품 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국 제약사들은 바이오시밀러 분야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어, 미국 내 수요 유지 또는 증가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그러나 국내 신약 개발 기업들에게는 우려가 따른다. 약가 하락으로 인해 미국 시장에서의 신약 수익성이 감소할 경우, 연구개발(R&D) 투자 의욕이 저하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고부가가치 바이오 의약품 개발을 중점으로 하는 기업들에는 큰 도전 과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필수의약품과 의료기기 분야에서 자국 생산을 강화하고, 중국산 수입을 줄이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는 글로벌 공급망의 큰 변화를 예고하며, 한국 제약·바이오 업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중국에서 대량의 원료의약품을 수입하고 있어, 미국 시장 진출 시 중국산 원료 의존도가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한국 기업들은 공급망 전환을 위한 대규모 투자와 전략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진다.

반면, 중국 바이오 기업들이 미국 시장 진출에 어려움을 겪게 되면, 한국의 바이오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들이 반사이익을 누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국 기업이 품질 관리와 기술 우위를 통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경우, 이런 변화는 새로운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노연홍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은 "트럼프 2기 행정부는 한국 제약·바이오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이에 대한 선제적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 기업은 품질 관리 강화, 기술력 향상, 차별화된 경쟁력을 통해 미국 시장에서의 입지를 공고히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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