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한 양육시설에서 자란 윤 씨(남, 24세)는 보호 종료 후 대학교 유아교육과에 진학했지만, 등록금 부담으로 중퇴해야 했다. 생계유지를 위해 식당에서 일을 하면서도 봉사 활동을 병행하던 중, 해외 자선 의료 활동에 참여하게 됐다. 처음 가본 캄보디아에서 간단한 소독과 처치조차 받을 수 없어 건강을 잃어가는 사람들을 보며 의료인이 되고 싶다는 새로운 목표를 가지게 되었다.
간호사가 되기 위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준비했으나, 대학교 입학 면접이 큰 부담이 됐다. 어린 시절 계단에서 넘어져 생긴 눈썹 위 이마부분에 남아있는 흉터가 좋지 않은 인상으로 보일 것 같아 미리 걱정이 앞섰기 때문이다. 흉터로 인해 어린 시절부터 자신감을 잃어 늘 앞머리로 감추며 지내왔고 놀리는 친구들도 많고 무섭다고 하는 사람까지 생기게 됐다. 윤 씨의 고민을 접한 자립전담 기관인 ‘꿈플러스’를 통해 흉터 치료 지원사업에 지원하게 됐고, 선정돼 치료받았다. 치료 후 새로운 헤어스타일과 함께 자신감을 되찾아 면접을 보았고, 4년제 대학교의 간호학과에 합격하게 됐다.

이처럼 서울성모병원 사회사업팀은 가톨릭 의료기관으로서 영성구현을 실천하고자 2021년부터 취약청년대상(시설보호아동, 자립준비청년, 학교 밖 청소년 등)을 위한 치과치료, 문신제거, 흉터치료, 건강검진 지원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특히 지원항목은 국가와 민간단체의 도움 받기 어려운 사각지대 항목이기에 그 의미가 크다. 이 중 흉터 치료 지원사업은 자해나 사고로 인해 생긴 흉터로 마음으로나 사회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청소년과 자립준비청년의 내면의 아픔을 돌보는 지원사업이다. 자해 흉터가 있는 청소년에게는 성형외과 치료 외에도 심리적 고통을 돕기 위해 정신건강의학과와 협진 치료도 함께 지원하고 있다.
흉터 치료 지원사업을 통해 많은 청년을 만나고 치료하면서 보람을 느꼈다는 최종윤 성형외과 교수는 “신체적 흉터를 치료하면서 고통스러웠던 마음의 상처까지 돌보는 마음으로 진료를 했고, 청년들이 처음 진료실을 찾았을 때 보다 점차 미소와 자신감이 생기며 변화하는 모습이 보여서 치료가 많은 도움이 됐다고 생각했다”며 “흉터치료가 단순히 외모적인 것뿐만 아니라, 삶의 태도와 미래를 향한 희망으로 이어진다고 느꼈기 때문에, 앞으로도 더 많은 청년들에게 희망과 새로운 시작을 선물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또한 병원은 ‘영성구현을 통한 지속가능한 의료 체계 구축’을 목표로 ‘ESG 위원회’를 2022년부터 발족하고 전사적으로 확산 운영하고 있다. 병원은 ESG 경영의 전략 방향을 환경을 생각하는 친환경 병원,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안전한 병원, 윤리적으로 투명하고 공정한 병원 등으로 정하고, 나눔 의료 및 교직원 봉사활동, 친환경 캠페인 등 ESG 경영과 연관된 각종 아이템을 발굴하면서 환자 안전을 우선으로 하면서 사회에 공헌하는 경영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 결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의료기관 ESG 경영 우수사례·아이디어 공모전’에서 최우수 수상작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김연순 사회사업팀 팀장(아브라함 수녀)은 “이 사업은 단순히 질병을 치료하는 것 뿐만 아니라, 과거의 상처를 잊고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힘을 주는 일”이라며 “지역사회 기관, 사회사업팀, 의료진 등 많은 사람들의 협업으로 진행되는 만큼, 청소년들에게 단순한 금전적 지원이 아닌 따뜻한 관심과 응원으로 전해지길 바란다”고 바람을 말했다.
김국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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