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동건 경희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연구팀이 전 세계 204개국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식이 철 결핍(Dietary Iron Deficiency)’이 유발하는 질병 부담을 정량 분석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식단을 통한 철 결핍을 독립 요인으로 삼아 유병률 및 건강 영향(DALY)을 분석한 사례다.

특히 이번 논문의 제1저자는 경희대 의과대학 본과 4학년 이수지 학생으로, 학부생 연구 프로그램을 통해 데이터 분석과 논문 작성을 주도했다. 학부생이 세계적 수준의 학술지에 제1저자로 이름을 올린 것은 매우 이례적인 성과라고 학교측은 설명했다.

이 연구는 1990년부터 2021년까지 30년간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연령·성별·지역별로 식이 철 결핍이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으며, 전 세계 약 12억7000만 명이 영향을 받는 것으로 추정됐다. 유병률은 여성에서 높았고, 연령대별로는 영아와 고령층이, 지역별로는 남아시아 및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이 가장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소득 수준에 따른 질병 부담 격차가 여전하며, 일부 지역에서는 오히려 악화 추세를 보이는 등 국제적인 정책 개입의 필요성을 시사했다. 이 같은 구조적 문제는 식품 다양성 부족, 보충제 접근성 저하, 물가 상승 등 복합적 요인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경희대 학부생, 세계 첫 ‘식이 철 결핍’ 글로벌 질병부담 분석 (경희대학교 의과대학 제공)
경희대 학부생, 세계 첫 ‘식이 철 결핍’ 글로벌 질병부담 분석 (경희대학교 의과대학 제공)
이번 성과는 세계적 권위의 학술지 〈네이처 메디슨(Nature Medicine)〉 5월호(IF 58.7)에 게재됐으며, 워싱턴대 보건계량평가연구소(IHME), 하버드의대, 게이츠 재단 등 글로벌 연구진 900여 명이 참여한 ‘세계질병부담연구(GBD 2021)’의 일환으로 수행됐다.

연동건 교수는 “경희대가 글로벌 보건 컨소시엄에서 학술적 리더십을 입증한 사례”라며, “WHO와 국제사회의 영양 목표 달성을 위한 실질적 정책 근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수지 학생은 “학부생 신분으로 의미 있는 연구에 참여할 수 있어 영광이며, 이번 결과가 의료 정책 결정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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