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명 당 6~25명꼴 발생…명확한 발병 원인 몰라

  • 출산보다 더 통증 극심…“바람 불면 칼로 베이는듯”
  • 진단 어렵고 치료법 없어…약물요법 및 신경차단 시행
배우 신동욱은 과거 CRPS(복합부위 통증 증후군)투병을 고백해 팬들을 안타깝게 했다. 그는 2010년 군 입대 후 희귀병인 CRPS 진단을 받아 2011년 의가사 제대했다. 이후 치료에 전념하다가 지난 2017년 드라마 '파수꾼'으로 연예계에 복귀했다.

신동욱은 올해 초 인기리에 종방한 SBS '낭만닥터 김사부 2'에서 돌담병원 정형외과 전문의 역을 맡아 안정감 있으면서 부드러운 연기를 펼쳤다. 또한 최근 종영한 tvN 월화드라마 '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에서 출판사 부대표 임건주 역을 맡아 열연했다.

과거 한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했던 그는 CRPS 통증에 대해 "바람만 불어도 칼에 베이는 것처럼 아팠다"면서 "몸이 굉장히 아프다 보니 이를 악무는 습관이 생겨 치아가 부러진 적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국내 CRPS 환자는 1만5000명에서 2만명으로 추산되며, 미국과 유럽의 통계에 따르면 인구 10만 명당 6~25명의 유병률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진다.

▶출산보다 더 극심한 통증…피부 및 관절 이상도 발견돼
희귀 난치병인 복합부위 통증 증후군(CRPS)은 신체의 일부분이 외상(신경손상 유무 관계없이) 등으로 손상을 받은 후에 그 정도보다 훨씬 심한 통증이 발생되는 것으로, 손상 부위 뿐 아니라 신체의 다른 부위까지 통증이 번져나가는 질환이다.

고통을 10단계로 나눌 때 출산은 7등급, 손가락이 잘리는 것은 8등급이라면 CRPS는 9~10등급에 비유될 정도로 극심한 통증을 수반한다.

CRPS로 인한 통증은 주로 팔과 다리에 잘 발생하지만 드물게는 다른 신체 부위에도 발생하기도 한다. 해당 부위가 주로 화끈거리거나 아리는 듯한 양상의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며 이러한 통증은 미세한 자극에 의해서도 유발되는 경향이 있다.

가톨릭대학교인천성모병원뇌병원신경과김영도교수
가톨릭대학교인천성모병원뇌병원신경과김영도교수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뇌병원 신경과 김영도 교수는 "통증뿐만 아니라 피부변화, 부종, 감각이상과 저하, 근위축과 위약, 자율신경증상, 관절이나 뼈의 이상, 나아가서는 정신과적인 문제 등의 2차적인 다른 증상이 발생되는 희귀 질환"이라고 설명했다.

▶사실상 발병 원인 몰라…외상·유전적 요인 등으로 추정
CRPS의 발병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대부분의 경우 팔이나 다리에 강력한 충격으로 인해 손상을 입은 후 발생하지만, 발목 염좌와 같은 크지 않은 손상으로도 발생될 수 있다.

김영도 교수는 "다양한 유발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 대부분은 외상 (가벼운 염좌부터 신경손상까지) 이나 이로 인한 고정, 수술, 시술 이후에 발생된다"며 "유전적인 소인과 환경적 요인 및 기저 질환의 영향을 받기도 한다. 환자들은 자율신경계통의 구조적 기능적 변화, 뇌기능의 변화, 뇌척수액의 염증 물질의 과도한 증가, 신경전달 물질의 이상변화 등이 관찰된다"고 전했다.

▶진단도 어려워…다양한 검사와 문진 통해 확진
사실 CRPS의 진단은 매우 어렵다. 이유는 희귀 질환이며 단번에 진단할 수 있는 검사법이 없으며 전문의사도 매우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통증을 유발할 만한 다른 원인이나 질환이 없는지 다양한 검사를 하게 된다. 또한 담당의는 통증의 정도가 어떤지, 언제 통증이 발생하는지, 감각이 어떤지, 근육의 경직도는 어떤지 등을 상세하게 살펴본다.

X-ray와 골 스캔 검사로 뼈의 이상과 골감소 정도를 확인하기도 한다. 신경과 근육의 이상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근전도 검사, 신경전도 검사를 시행한다. 이외에도 이 질환을 확진하기 위해 자율신경 검사, MRI, 체열 검사 등을 하기도 한다. 이러한 여러 검사와 의사의 문진을 통해 CRPS를 확진한다.

▶명확한 치료법 없어…약물 요법·신경차단술 등 도움
CRPS의 가장 큰 문제는 확실한 치료 방법은 없다는 것이다. 또한 하나의 방법만으로 CRPS를 치료할 수도 없다.

약물 치료와 신경차단요법 등의 시술, 통증조절장치와 같은 수술까지 병행하며 꾸준히 지속적으로 치료를 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또한 조기 치료 및 정신과적인 치료 또한 매우 중요하다.

김영도 교수는 "약물 요법은 환자의 증상과 증상의 경중에 따라 진통소염제, 항우울제, 항경련제, 근육이완제, 골다공증 예방약, 스테로이드, 비타민 등 여러 약물을 사용하며 신경차단술에는 약물로 교감 신경을 차단하는 교감신경차단술과 화학약품이나 고주파 열응고술로 교감신경절을 파괴하는 교감신경절제술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소 마취제를 이용한 신경차단술을 통해 이환된 부위의 통증을 완화할 수 있는데 다만 시술의 효과는 다른 만성 통증에 비해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치료에도 통증이 완화되지 않는다면 전기 자극을 통해 통증을 감소시키는 척수신경자극기, 척수약물주입기와 같은 통증 조절 장치를 시술한다. 아울러 통증이 오래 지속되면서 일상생활뿐만 아니라 사회생활도 정상적으로 하지 못하면 우울증이 발생할 수 있다.

김영도 교수는 "약물 요법과 및 신경차단술과 함께 정신과적 치료도 병행하면, 통증 경감에 도움이 된다"며 "예방은 현실적으로 어려우며 외상에 비해 통증이 심한 경우 전문가와 상담해 조기에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진행을 억제하는데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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