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두통으로 병원 찾았다가 처음 발견…수술 성공적, 두 번이상 파열시 10명 중 7명 심각한 후유증 또는 사망
롯데 측은 "민병헌이 지난 22일 서울대병원에서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회복 단계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앞서 민병헌은 지난 2019년 두통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뇌동맥류를 발견했으며 서울대병원에서 정기 검진을 통해 경과를 지속해서 추적 관찰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검진 결과 파열되지는 않았지만 수술이 필요하다는 병원 측의 소견에 따라 수술을 받게 됐다.
▶2회 이상 파열된 뇌동맥류 환자 10명 중 7명, 심한 후유증 갖거나 사망
뇌동맥류는 선천적 또는 후천적으로 뇌동맥의 약한 부위에 혈류가 부딪히면서 혈관이 부풀어 오르는 질환이다.
뇌동맥류는 일단 파열되면 치료가 잘 된다고 하더라도 정상적인 일상생활로 돌아갈 수 있는 환자는 3분의 1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또한 3분의 1 환자는 후유장애가 남고 나머지 3분의1 정도는 사망에 이를 수 있다.
특히 2회 이상 파열된 뇌동맥류 환자 10명 중 7명은 뇌손상으로 인한 심한 후유증을 갖거나 사망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뇌동맥류 파열은 대개 혈압이 갑자기 높아지는 상황에서 발생한다. 힘주어 대변을 볼 때, 정신적 충격으로 갑자기 흥분될 때, 성관계를 할 때, 무거운 물건을 들 때 등이다. 간혹 잠을 자다가 악몽으로 터질 수 있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뇌혈관이 경미하게 터지면 의식을 잃지 않고 심한 두통 증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뇌동맥류 파열 후 의식이 있는 대부분의 환자에서는 갑자기 머리에 망치로 쾅 맞는 듯한 두통 증상을 호소하는데, 이 두통은 살면서 처음 경험하는 통증일 정도이며 진통제를 써도 소용없을 정도로 극심하다.
뇌출혈량이 많으면 이로 인한 뇌손상으로 의식을 잃을 수 있고, 심한 후유증을 남기거나 사망한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박상규 교수는 "동맥류 파열이 의심되는 증상이 있으면 초기에 정확히 진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일단 파열된 뇌동맥류는 재파열의 위험도 크다. 재파열은 2주내에 25%, 6개월 내에 50% 이상 발생하며 재파열 될수록 예후 및 생존율은 급격히 나빠진다"고 설명했다.
▶고혈압·흡연 등과 관련 추정…검사 기법 발달로 예방적 치료 가능
최근 20년간 뇌동맥류를 진단하는 검사기법이 발전해 예방적 치료가 가능해졌다.
자기공명영상촬영(MRI)이나 컴퓨터단층촬영(CT)으로 뇌혈관을 쉽게 검사할 수 있게 되면서 파열되기 전에는 아무런 증상이 없는 뇌동맥류를 미리 발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최근 한 조사에 따르면 2016년 한 해 동안 약 2만5000건의 미파열 뇌동맥류가 진단됐고 그 중 40%인 약 1만건은 예방적 치료가 시행됐다.
또하나의 변화와 발전은 혈관내 색전술이라는 새로운 치료법의 도입이다. 1990년대에 처음 등장한 코일 색전술은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 뇌동맥류 주머니 안에 매우 가느다란 코일을 채워 넣어서 파열을 방지하는 치료법이다.
2000년 초반 뇌지주막하출혈의 국제 다기관 공동임상연구에서 기존의 수술적 클립 결찰술보다 효용성이 우월한 것으로 인정되는 결과를 보이면서 뇌동맥류 치료 패러다임의 대전환을 겪게 됐다. 이후 혈관내 색전술은 치료 재료의 발전과 함께 크게 확산됐다. 국내에서도 뇌동맥류에 대한 클립 결찰술과 코일 색전술 시행 건수가 2012년을 기점으로 역전돼 코일 색전술이 뇌동맥류 치료의 주된 치료법으로 쓰이고 있다.
하지만 뇌혈관치료는 민감하고 복잡한 뇌의 특성상 일정 부분 치료 자체가 갖는 위험성을 동반하게 된다.
또 뇌동맥류라 하더라도 반드시 파열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모든 뇌동맥류를 치료하지는 않는다. 뇌동맥류의 위치, 모양, 크기에 따라 치료하지 않아도 특별히 위험하지 않은 뇌동맥류도 많고 어떤 뇌동맥류는 치료가 오히려 더 위험해 치료없이 지속적인 관찰을 하기도 한다.
결국 최선의 방법은 예방과 조기진단이다. 의학계는 뇌동맥류 발생은 고혈압, 흡연 등과 관계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박 교수는 "뇌동맥류의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진 것이 많지 않다. 흡연, 고혈압, 동맥경화 등 혈관건강과 관련된 인자들이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다"며 "평소 혈관건강 및 기저질환 관리에 힘써야 한다. 또 만약 위험인자를 갖고 있거나 직계 가족 중 2명 이상 뇌동맥류를 진단받은 적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뇌혈관 촬영을 고려해 볼 만하다"고 전했다.
임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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