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중요한 역할을 하는 갑상선에도 혹(종양)이 생기는 일이 잦다. 이 중 악성 종양이 흔히 알려진 갑상선암이다. 남성에서보다 여성에서 3~4배 많이 나타나 여성암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주로 40~50대 여성에서 잘 나타나지만 최근에는 30대 초반에서도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 주기적인 검진이 필요하다.
◎ About, 갑상선암 증상
갑상선암이 생겨도 특별한 증상이 없는 환자가 대부분이지만, 일부는 결절이 만져지고 압박 때문에 쉰 목소리가 나거나 음식을 삼키기 어려운 증상 등이 생기기도 한다.
갑상선암은 우리나라 사람이 가장 많이 앓는 암 중 하나다. 환자 수는 크게 늘었지만, 질환에 대한 우려는 점차 낮아지고 있다. 발병하더라도 진행이 느리고 예후가 좋아 '거북이 암'이나 '착한 암'으로 불리기도 한다.
하지만 모든 갑상선암이 착한 암은 아니다. 갑상선암은 대부분 특별한 증상이 없지만 내버려두면 위험한 것은 다른 암과 마찬가지다. 흔한 증상인 쉰 목소리가 나타났을 때는 이미 3기 이상 진행된 경우가 많다.
◎ About, 갑상선암 원인
우리가 갑상선암이라고 알고 있는 것은 전체 갑상선암의 90%를 차지하는 갑상선유두암을 의미한다. 갑상선유두암은 유전에 의해 발생할 확률이 5%정도로 낮은데 코우덴 증후군, 베르너 증후군, 카니 복합체 등 질환이 유전성 갑상선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갑상선암은 여성 10만명 당 78.5명이 발생할 정도로 발생률이 높은 암이라 유전과 관계없이 가족 중에 갑상선암 환자가 있는 경우가 흔하다. 외국 보고에 따르면 가족 중 갑상선암이 2명이 있을 경우 유전과 관계없이 갑상선암일 확률이 62~69%에 달한다. 그래서 가족 중 3명 이상의 갑상선암 환자가 있을 경우 유전성 갑상선암을 의심하고, 갑상선암 관련 유전자 검사를 하는 추세이다.
이대여성암병원 유방암·갑상선암센터 권형주 교수는 “가족 중 2명의 갑상선암 환자가 있을 경우 유전이 아닐 가능성은 높지만 방심은 금물”이라고 말했다. 국내외 연구에 따르면 가족 중 갑상선암 환자가 있을 경우 다발성 갑상선암이나 림프절 전이가 흔하고 보다 더 광범위한 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여기에 가족력이 있는 경우 젊은 연령일 때 갑상선암이 진단되는 것으로 밝혀져 유전이 아니라도 갑상선암에 대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 About, 갑상선암 자가 진단법
1~3번 증상 중 하나 이상이 나타나거나, 1~5번 증상이 복합적으로 나타날 경우 전문의의 진료가 필요하다.
1. 갑상선에 혹이 만져진다(턱 밑이나 목 옆, 뒤에 멍울이 만져지는 경우)
2. 목소리에 변화가 있다
3. 숨 쉬기 어려울 정도로 호흡이 곤란하거나 음식을 삼키기 어렵다
4. 지속해서 무기력하고 피곤한 느낌이 든다
5. 식욕이 없는데도 체중이 증가하거나, 반대로 급작스럽게 체중이 줄어든다
◎ About, 갑상선암 치료
권형주 교수는 “크기가 작다고 무조건 수술이 필요 없다는 인식은 오해”라고 지적한다. 미세한 암이더라도 종양이 신경 가까이에 붙어 있거나 임파선 전이 등이 있으면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는 것.
과거에는 갑상선암 수술을 하면 목 아랫부분에 흉터가 남았지만, 최근에는 목에 눈에 띄는 흉터를 남기지 않는 로봇수술이 인기다. 로봇수술은 눈에 잘 띄지 않는 겨드랑이나 가슴 주변의 피부를 작게 절개하고, 이곳으로 로봇 팔을 넣어 갑상선에 생긴 암을 제거한다. 완전한 수술이 가능하고 회복이 빠르며, 합병증 발생 빈도도 목 부위를 절제하는 수술과 큰 차이가 없다.
권 교수는 "갑상선암 로봇수술은 회복이 빠를 뿐 아니라 발병 부위를 10배 이상 확대해 넓은 시야를 확보할 수 있어 안전하면서도 완벽한 수술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진단 후 바로 수술을 하지 않고, 진행 여부를 관찰하는 '능동감시'가 필요한 환자도 있다. 이때도 수술이 무조건 필요 없다는 오해는 말아야 한다. 암의 크기가 5㎜이하이고, 림프절에 전이되지 않았을 때는 1년에 한 번 이상 초음파 추적 검사를 하며 진행을 지켜본다. 이 때 크기나 암의 진행 양상에 변화가 보이면 수술 여부를 다시 결정해야 한다.
김지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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