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도로명은 실제 주소로 사용되지 않지만, 지역 사회와 관련된 인물의 사회적 공헌도·공익성·상징성 등을 고려해 지방자치단체장이 5년간 지정할 수 있다.
故김경숙 열사는 노동조합 설립 후 신민당사에서 사측의 일방적인 폐업에 맞서 생존권 투쟁을 펼치다, 경찰의 강제 해산 과정 중 희생된 여성 노동자다. 당시 노동자 탄압으로 비롯된 어린 경숙의 죽음은 분노 섞인 탄식으로 이어져 ‘부산·마산 민중항쟁(부마항쟁)’ 도화선으로 작용, 유신정권 몰락을 앞당겼다. 또한 올해로 45주기를 맞은 김경숙 열사는 ‘노동 인권 투쟁’, ‘여성 노동자 투쟁’을 상징한다.
이날 기념식에는 김경숙 열사 유족을 비롯해 중랑구청장, 중랑구 주민자치협의회장, 최순영 전 민주노동당 의원, 김경숙열사기념사업회, 전국화학섬유식품노동조합, 민주노총 중랑구지부 등이 참석한다. 행사는 류경기 구청장(중랑구)과 정영호 회장(중랑구 주민자치협의회)의 기념사를 시작으로 김준곤씨(김경숙 열사 남동생)와 최순영 전 민주노동당 의원(전 YH무역 노조위원장), 임상혁 병원장(녹색병원) 순서로 감사 인사를 전한다.
녹색병원 임상혁 병원장은 “1970년대 노동운동 시작에 전태일이 있었다면 그 끝에는 ‘김경숙’이 있었다”며 “항상 병원 주변을 지날 때마다, 45년 전 생계를 책임진 어린 여성노동자들의 모습이 떠올랐는데, 명예도로로 기념하게 되어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이어 “김경숙길과 맞닿아 있는 녹색병원, 전태일의료센터를 통해 노동자에게 희망과 생명의 기운이 흘러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녹색병원은 2027년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전태일의료센터 건립을 추진 중이다. 위치는 YH무역 노동자들이 사용한 기숙사 부지로, 국민의 모금으로 설립하는 ‘사회연대병원’을 구현하고자 ‘전태일의료센터 건립 운동’을 펼치고 있다.
김국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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