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랭질환자 중 대부분 '저체온증', 적절한 예방과 대처 필요
심장·뇌·폐 기능 저하...심하면 사망까지

◇ '파랗게 질린 입술'도 저체온증 전조 증상...주의 해야
저체온증은 우리 몸의 중심체온이 35℃ 이하로 떨어지는 상태를 말한다. 저체온증은 한랭질환 중에서도 생명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전신성 질환이다. 우리 몸은 정상 체온인 36.5~37℃을 유지하기 위해 추위에 노출되면 말초 혈관을 수축시키고 몸을 떨게 하는 등 보상반응을 일으킨다. 하지만 장시간 추위에 노출되거나 방한 대책이 부족하면 체온을 유지하지 못해 저체온증이 발생한다.
특히 고령층은 자율신경계와 혈관 방어 기능이 약해 체온 조절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저체온증에 더욱 취약하다. 어린이 역시 피하지방이 적고 피부 면적이 넓어 열 손실이 쉬우므로 위험이 크다. 따라서 이러한 취약계층은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저체온증은 신체의 중요한 장기인 심장, 뇌, 폐의 기능을 저하시켜 생명을 위협할 수 있으므로 빠른 대처와 예방이 중요하다. 저체온증은 중심체온이 떨어짐에 따라 경증, 중등도, 중증으로 진행되며, 각 단계마다 증상이 다르게 나타난다. 체온이 35℃ 이하로 떨어지는 초기에는 신체가 체온을 유지하려는 반응으로 온몸이 떨리기 시작한다. 특히 팔과 다리의 떨림이 심하며 피부가 창백해지고 입술이 청색으로 변할 수 있다. 말이 어눌해지고 발음이 부정확해지는 증상도 동반된다.
여기서 체온이 32℃ 이하로 더 떨어지면 떨림 증상이 멈추고 근육이 경직되며 신체 움직임이 둔해진다. 기억력과 판단력이 저하되고 의식 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 이 단계에서는 동공이 확장되고 심박수와 호흡 속도가 느려지는 심각한 신체 변화가 나타난다. 체온이 28℃ 이하로 떨어지면 반사 능력이 소실되고 심정지, 혈압 저하 등의 증상이 발생한다.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으며, 이 단계에서는 즉각적인 응급조치가 필요하다.
◇ 미리 예방하는 것이 중요, 중증 이상일 때는 응급구조 요청해야
저체온증은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한 질환이다. 추운 날씨에는 적절한 옷차림이 필수적이다. 내복, 방한복, 모자, 목도리, 장갑, 방한화를 착용해 체온 손실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목도리는 착용만으로도 체온을 약 3℃ 정도 올리는 효과가 있다. 얇은 옷을 여러 겹 겹쳐 입으면 공기층이 생겨 보온 효과를 높일 수 있다. 또한 기상 정보를 확인하며 체감온도가 낮은 날에는 야외 활동을 줄이고 방한 대책을 철저히 세워야 한다.
실내 환경 유지도 저체온증 예방에 필수적이다. 실내 온도는 18~20℃, 습도는 40~60%를 유지하는 것이 적합하다. 단열재나 두꺼운 커튼을 사용해 냉기를 차단하고, 카펫이나 러그로 바닥 온도를 높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규칙적인 식사와 수분 섭취도 체온 유지에 도움이 된다. 따뜻한 음식을 섭취하고, 수분을 충분히 보충해 몸을 보호해야 한다.
만약 저체온증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따뜻한 장소로 이동해야 한다. 젖은 옷은 빠르게 갈아입고 담요나 보온재로 몸을 감싸 체온을 유지한다. 뜨거운 차나 미지근한 물을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된다. 다만 알코올이나 카페인 음료는 체온 손실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증상이 심해져 의식이 희미하거나 움직임이 둔해졌다면 응급구조를 요청하고 환자의 상태를 지속적으로 관찰해야 한다. 이때 환자를 갑자기 데우는 행위는 심장에 무리를 줄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저체온증은 사소한 방심으로도 발생할 수 있는 질환이다. 따라서 예방과 초기 대응을 철저히 준비하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데 있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오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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