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런데 최근 학술지 ‘건축과 환경(Building and Environment)‘에 발표된 워싱턴 주립대학교의 연구에 따르면 대기 질이 나쁘다고 해서 집안에 머무르는 것 역시 바람직한 방법이 아니다. 포름알데히드와 수은을 포함한 오염물질이 ’안전지대’라고 여겨 온 가정 내에서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연구팀을 이끈 톰 욥슨(Tom Jobson) 교수는 “대기오염을 야외에서 발생하는 문제로 생각하는 이들이 많지만, 사실 우리는 집 안에서도 오염된 공기에 노출되고 있다”라며, 건축 재료와 가구, 요리를 실내 대기오염을 유발하는 원인으로 꼽았다.
연구팀은 다양한 집을 대상으로 온도에 따른 포름알데히드 수치를 조사했다. 그 결과, 실내 온도가 1℃ 상승할 때마다 포름알데히드 수치가 1㎍씩 증가했다. 이는 곧 하루 중 기온이 가장 높은 오후에 실내 공기의 질이 가장 안 좋고, 기온이 낮은 이른 아침에는 비교적 오염의 정도가 심하지 않은 것을 의미한다.
욥슨 박사는 “이런 화학물질은 사고 능력과 학습 능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면서 실내 대기오염에 대한 인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오염된 실내 공기를 내보내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환기를 꼽았다.
국내 전문가들은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에도 잠깐씩은 환기를 할 것을 권하고 있다. 그들에 따르면 특히 굽고, 튀기는 방식으로 조리를 하고 난 이후에는 창문을 활짝 열어 단시간 환기를 한 후, 공기청정기를 작동시키는 것이 외부의 미세먼지 농도 때문에 창문을 꽁꽁 닫아두는 것보다 낫다.
"외부 온도를 차단하기 위해 밀폐도를 높이는 건축 기술이 발전하는 것이 어쩌면 실내 공기 질을 떨어뜨리는 데 영향을 미쳤을 지도 모른다"라는 욥슨 교수의 염려처럼 앞으로는 기술의 발전과 건강을 보호하는 것 사이에 균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천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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