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휴대용 선풍기는 한 손에 쏙 들어오는 크기에 비교적 시원한 바람을 내 ‘휴대용 선풍기를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사용해본 사람은 없다’고 말할 정도로 사용자 사이에서 만족도가 높다. 그러나 이는 자칫 ‘안구건조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을 함께 기억해야 한다.
안구건조증이란 눈물이 지나치게 부족해 안구의 표면이 손상되는 질환을 말한다. 눈물은 눈에 영양 공급 및 노폐물 제거와 윤활유 역할을 하여 상처가 나지 않도록 하며 세균과 바이러스 감염을 막는 역할을 한다. 그렇기에 안구건조증으로 눈물이 말라버리면 상처와 감염 등에 대항할 힘이 없어지는 것이다.
휴대용 선풍기가 안구건조증을 유발하는 것은 우리가 이를 얼굴 가까이에서 사용하는 일이 잦기 때문이다. 밀폐된 실내에서 오랫동안 건조한 선풍기 바람을 쐴 경우 안구 표면의 눈물 증발이 빠르게 일어나 안구 표면이 쉽게 빡빡해질 뿐만 아니라 눈물샘에서 분비되는 눈물의 양까지도 줄어들게 만드는 것이다. 이러한 상태를 장시간, 그리고 반복적으로 유지할 경우 만성적인 안구건조증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안구건조증이 발생하면 우선 눈이 시리고 눈에 모래가 들어간 듯한 이물감이 느껴지며, 쉽게 눈이 피로해지고 두통이 발생하기도 한다. 또한, 각막을 보호하지 못해 각막이 손상되거나 시력이 저하되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 눈물이 말라 뻑뻑해진 안구 표면에 인공눈물을 한두 방울 떨어뜨리면 어느 정도 해결은 가능하나, 오히려 눈물샘의 기능을 더욱 떨어뜨릴 우려가 있으므로 인공눈물을 사용할 때는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 끝에 사용하는 것이 좋다.
여름철 안구건조증 발병을 높이는 것은 휴대용 선풍기만이 아니다. 집에 한두 개쯤은 갖춰두는 선풍기는 물론, 밀폐된 공간에서 사용하는 에어컨, 장마철 실내 습도를 낮추는 데 일등공신인 제습기 역시 마찬가지다. 선풍기는 가급적 바람이 얼굴로 향하지 않도록 하고 에어컨은 적당히 가동한 후 환기를 통해 습도를 조절하는 것이 좋다. 한편 제습기는 사람이 없는 곳에서만 작동시켜야 한다.
천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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