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예인들의 입에서 나온 온갖 다이어트 방법들은 전파를 타는 즉시 다이어트 교과서가 된다. 하루에 물 3L만 마시는 물 다이어트, 접시 다이어트, 1일 1식, 하루 권장 칼로리를 훨씬 밑도는 만큼의 음식을 먹는 초절식 다이어트가 세간에 알려진 것도 화면 속 완벽한 몸매를 뽐내는 연예인들이 자신이 실제로 효과를 본 방법이라고 소개했기 때문이다.
연예인이라 하더라도 극단적인 다이어트는 건강에 좋지 않은 것은 마찬가지지만, 이러한 극단적인 다이어트는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 오후까지 일하고 집안일까지 소화해야 하는 일반인들에게 특히 위험하다. 흔히 체중감량을 했다가 금세 다시 원래대로 돌아오는 현상인 ‘요요현상’을 다이어트 후유증이라고 알고 있지만, 그밖에도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수많은 다이어트 후유증이 있다.
탈모는 대표적인 다이어트 후유증이다. 음식물을 통해 체내로 들어온 영양소는 심장이나 폐 등 생명 활동과 직결된 기관에 우선적으로 분배되는데, 자연히 두피와 같이 상대적으로 중요도가 적은 부위는 영양 공급에 있어 순위가 밀려 탈모가 발생하는 것이다. 이를 눈치채고 다이어트를 중단할 경우 탈모 증상은 금방 회복할 수 있으나, 그렇지 않을 경우 치료가 어려운 탈모로 이어질 수도 있다.
온몸에 갈색 발진을 유발하는 색소성 양진도 있다. 생소한 질환이라고 느껴질 수도 있으나 색소성 양진은 2000년대 초반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발생해 왔다.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학계에서는 극단적인 다이어트로 체지방이 분해되면서 생기는 ‘케톤산’이라는 물질이 체내에 과도하게 축적되는 것을 원인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척추를 중심으로 번지듯 퍼져나가는 발진과 가려움증을 호소하는 이들 중 상당수가 무리한 다이어트를 하고 있거나 경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탈모나 색소성 양진과 같이 겉으로 티가 나는 질환이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기본적으로 몸속으로 들어오는 영양소가 없어지면 기존에 풍부한 영양소를 공급받던 장기들이 혼란을 느끼고 몸을 재정비하기에 이른다. 그것도 잠시, 계속해서 영양소가 부족할 경우 장기들은 서서히 활동을 멈춘다. 그 과정에서 면역력과 체력이 뚝뚝 떨어지게 되지만 정작 겉으로는 티가 나지 않아 단순히 ‘적게 먹어서 힘이 없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이 다이어트 방법으로 적당한 식사와 운동을 권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빠른 시간 내에 체중을 많이 감량하려고 하는 것은 어찌 보면 요행을 바라는 것일지도 모른다. 다이어트를 다짐했다면 시작하기 전에 꼭 스스로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져보자. ‘무엇을 위해 다이어트 하는가?’, ‘지금 도전하려는 그 방법은 나의 건강을 해치지는 않는가?’
천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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