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밤 무더위 책임지는 치맥? 잃는 것이 더 많아
국민 간식으로 우뚝 선 치킨과 시원한 맥주 조합을 이르는 ‘치맥’은 기분 좋은 날부터 위로가 필요한 날, 열심히 일한 날까지 언제 어디에나 잘 어울리는 음식이다. 치맥의 인기가 높아질수록 식품업계에서도 고객을 사로잡기 위해 경쟁적으로 치맥 메뉴를 출시하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치맥이 축제의 주제를 꿰차고 있기도 한다. 한국인의 치맥 사랑이 이 정도인 것이다.

특히 여름철에는 삼삼오오 아파트 단지 내 치킨집에서, 공원에서 치킨 한 마리와 맥주를 먹으며 길고 더운 밤을 보내는 풍경이 많이 보인다. 방금 냉장고에서 꺼낸 시원한 맥주와 그 옆을 지키는 치킨이 무더위를 날리는 데 제격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술은 오히려 체온을 높이고, 알코올과 기름진 음식이 만나면 전신에 걸쳐 각종 트러블을 유발한다. 흥을 깨트리는 말이긴 하지만 여름철 치맥으로 더위를 해소하려는 이들이라면 한 번쯤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우선 밤늦게 먹는 치킨은 숙면을 방해한다. 밤늦게 술을 마시면 깊은 잠을 방해하고, 알코올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느껴지는 갈증으로 인해 계속해서 잠에서 깨기 때문이다. 뇌는 자연히 제대로 휴식을 취하지 못하게 되고, 동시에 몸에도 피로감이 축적되기 시작한다. 또한, 무더운 날씨로 인해 혈관이 확장된 상태에서 맥주를 마실 경우 더 덥게 느껴져 잠을 못 이루게 될 수도 있다.

늦은 밤에 먹는 치맥은 피부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알코올은 체내 수분을 증발시켜 피부를 건조하게 만들어 잔주름을 만들고, 알코올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아세트알데히드가 피부 염증을 악화시켜 여드름과 뾰루지를 유발한다. 치킨과 같이 맥주와 함께 먹는 기름진 안주 역시 여드름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원인이다.

치질 증상이 있는 이라면 더욱 치맥을 피해야 한다. 차가운 맥주를 섭취하면 항문 주변 혈관이 확장되면서 항문에 가해지는 압력이 높아지게 되는데, 이때 항문 주변 조직이 부어올라 증상을 악화시킨다. 치킨 역시 변비와 설사를 유발하고 항문을 자극해 치질 발생을 부추길 수 있다. 이 외에도 잦은 치맥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증가시켜 뇌출혈을 일으키거나 요산 수치를 높여 통풍을 유발하는 등 여러모로 우리의 건강을 위협한다.

건강이 염려된다면 무더운 여름밤을 달랠 음식으로 치맥보다 우유나 과일, 두부를 먹는 정도가 적당하다. 우유는 숙면에 도움이 되고, 신선한 과일과 두부는 수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열기로 가득 찬 몸을 식혀줄 수 있다. 정 치맥이 고프다면 자신의 건강 상태를 먼저 살피도록 하자. 몸 상태에 따라 치맥을 즐기는 횟수를 조절하고 너무 늦은 시간에 섭취하지 않도록 신경 쓰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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