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동물병원김종걸수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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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령의 반려동물의 건강검진을 진행하다 보면 높은 비율로 여러 종양이 발견된다. 가장 흔한 종양은 많이 알고 있는 유선종양이지만 의외로 담낭에서 종양이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담낭 종양의 무서운 점은 증상뿐만 아니라 혈액검사 수치의 변화가 크게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미 발견했을 때에는 질환이 많이 진행된 경우가 많다.

담낭은 쓸개라고도 불리는데 복부 우측 앞쪽과 간 사이에 위치한 작은 주머니이다. 간에서 형성된 담즙을 일시적으로 보관하는 역할을 하며 약간의 점성을 가지고 있다. 저장된 담즙은 강아지 · 고양이가 음식을 섭취할 때 담관을 따라 십이지장으로 분비되면서 지방의 소화를 돕는다.

담낭에서 발견되는 종양은 대부분 담낭점액종(Gallbladder mucocele)으로 담낭 내부에 끈적한 점액이 고체처럼 쌓이는 질환이다. 이로 인해 점액이 빠져나가지 못해 담낭폐색이 발생할 수 있으며 최악의 경우 담낭이 확장되고 담낭벽이 얇아지면서 담낭 파열을 일으킬 수 있다. 담낭이 파열되면 복강 내로 누출된 소화액으로 인해 복막염, 폐혈증을 유발하게 된다.

앞서 말한 것처럼 담낭점액종은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혈액검사만으로도 진단이 어려워 보통 초음파검사를 통해 담낭의 크기, 모양 등을 보고 진단한다. 따라서 노령의 반려견 · 반려묘와 함께 생활하는 보호자라면 정기적인 건강검진은 필수이다.

담낭점액종이 확인되면 담낭제거수술을 고려해 보아야 한다. 무조건 수술을 진행하는 것은 아니다. 담관 폐색 여부, 담낭 확장 정도, 타 질환 여부 등을 고려해 치료 방향을 결정한다. 담낭 파열 위험이 적은 초기라면 내과적 치료를 시도해 볼 수 있다. 하지만 담낭 파열 위험이 매우 높다면 반드시 담낭을 제거하는 수술을 실시해야 한다.

많은 보호자들이 담낭을 제거하면 반려동물이 정상적으로 일상생활이 가능할지에 대한 걱정을 한다. 결론만 말하자면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다. 담낭을 제거하더라도 십이지장으로 연결된 담관이 남아 있어 소화액이 간에서 바로 십이지장으로 흐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수술 시 막힌 담관을 세척하고 개통해 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일시적으로 설사나 소화장애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수술 후 지나친 사료 및 간식 급여는 피하는 것이 좋다.

담낭점액종 외에도 건강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으로 예방할 수 있는 질병이 많다. 따라서 8세 이상의 반려동물과 함께 생활하는 보호자라면 반드시 혈액검사, 방사선촬영, 초음파검사 등 최소한의 검진이라도 받아 보기를 권한다. 별다른 증상이 보이지 않더라도 담낭점액종처럼 조용히 다가오는 질병이 발견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만약 발견되더라도 수의사와 심도 있게 상의하고 치료 방향을 결정한다면 건강한 반려생활을 지킬 수 있을 것이다.

(글 : 힐동물병원 김종걸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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