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 내분비내과 박철영 교수 연구팀은 말단비대증 환자에서 부정맥과 심부전 발병률이 높다고 밝혔다.
말단비대증은 성장이 끝난 후에도 뇌하수체종양에서 성장호르몬을 지속적으로 분비해, 손, 발, 턱, 코, 귀 등 말단이 비대하게 커지는 희귀질환이다. 말단비대증은 심장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됐으나, 질환의 빈도가 낮아 정확한 내용을 알기가 어려웠다.
연구팀은 2006년~2016년 사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등록된 2259명의 말단비대증 환자 중 심혈관질환 및 뇌졸중 이력이 없는 1874명의 데이터를 평균 7.5년간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말단비대증 환자의 ▲부정맥 발병률은 1년에 1000명당 3.06명 ▲대조군의 경우 1년에 1000명당 1.07명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또한 말단비대증 환자의 ▲심부전 발병률은 1년에 1000명당 3.11명 ▲대조군의 경우 1년에 1000명당 1.63명으로 말단비대증 환자에게서 심부전 발병률이 높았다.
특히 연령, 성별, 2형 당뇨병 여부를 보정해도 대조군 대비 각각 59%, 54%의 발병위험도가 증가해 말단비대증이 부정맥과 심부전 발병에 독립적인 영향이 있음을 시사했다.
반면 말단비대증 환자의 ▲심근경색 및 뇌졸중 발병률은 1년에 1000명당 3.27명 ▲대조군의 경우 1년에 1000명당 2.65명으로 두 그룹의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
강북삼성병원 내분비내과 박철영 교수는 “말단비대증 환자에게서 심장질환의 발병률이 높다는 것은 여러 선행 연구를 통해 추정된 바 있으나,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장기간 관찰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분석은 이번 연구가 처음”이라며 연구가 갖는 의미를 밝혔다.
이어 “말단비대증 환자에서 부정맥, 심부전의 높은 위험도를 보인 것 뿐만 아니라, 치료 후에도 심부전은 유의한 개선을 보이지 않았다. 따라서 이들은 진단 시부터 적극적인 심장 검사 및 위험요소 조절이 필요하다”며 연구의 시사점을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유럽 심장 분야 저널인 European Heart Journal 에 게재되었다.
김지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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