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의 전두엽·측두엽 손상되며 감정 조절, 공감 능력 등에 영향
우울증과 치매 초기 성격변화 유사할 수 있어 감별 필요
치매의 초기 증상 중 성격 변화는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기 쉽지만 조기 발견에 매우 중요한 단서가 된다. 치매, 특히 알츠하이머병의 경우 뇌의 전두엽과 측두엽이 서서히 손상되면서 감정 조절, 충동 억제, 공감 능력, 사회적 판단 등에 영향을 준다. 그 결과 평소와 다른 성격 변화나 행동 변화가 서서히 나타난다.

이러한 변화는 갑자기 나타나지 않고 서서히 진행된다. 평소의 성격과 다르다는 것을 가족이 먼저 느끼기도 하며 때로는 우울증이나 성격 문제로 오인되기도 한다. 성격 변화가 관찰된다면 단순한 노화가 아니라 인지기능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 특히 기억력 저하와 동반될 경우 경도인지장애(MCI)나 초기 치매의 징후일 수 있다.
이한상 세란병원 신경과 과장은 “우울증과 치매 초기의 성격 변화는 매우 비슷하게 나타날 수 있어 감별 진단이 필요하다. 특히 노인 우울증은 인지 저하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치매로 오해되기 쉽다”며 “실무에서는 노인 우울척도, MMSE 등을 통해 우울증과 인지기능을 감별한다”고 설명했다.
우울증은 감정을 중심으로 슬픔과 자책, 무기력, 흥미 상실 등의 변화가 나타난다. 반면 치매 초기에는 인지와 성격 변화를 중심으로 의심과 고집, 사회적 거리두기와 같은 행동을 하게 된다. 예를 들자면 우울증은 감정이 위축되고 자기 비하, 슬픔을 호소하지만 치매 초기에는 온화하던 사람이 공격적으로 변화하는 등 성격이 변화한다.

이 과장은 “치매는 경도인지장애(MCI) 단계에서 발견 시 생활 습관 개선, 치료로 진행을 지연시킬 수 있다. 약물 치료도 초기일수록 효과가 더 좋다”며 “PET-CT, 인지기능검사로 치매를 조기 진단하고 알츠하이머 원인 물질로 알려진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을 제거하는 치료제를 고려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임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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