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아동물병원 조영광 수의사
모아동물병원 조영광 수의사

고양이 화장실 앞에 앉아 유심히 관찰하며 감자를 캐는 집사들에 대해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패드나 실외에서 배변을 하는 강아지와 달리 고양이는 모래가 담긴 화장실을 사용하는데 소변으로 인해 뭉쳐진 덩어리가 마치 감자와 같아서 생겨난 표현이다. 이는 소변의 상태로 요로계 질환을 짐작할 수 있어 보호자에게 있어 매우 중요한 행동이다. 반려견은 패드에서 바로 소변의 양이나 색, 횟수를 확인할 수 있지만 반려묘는 모래와 함께 소변이 고체화되기 때문에 그 상태를 유심히 살펴야만 한다.

요로계 질환은 방광염, 종양, 감염증 등 다양한 종류가 있는데 그 중 발생률도 높고 자칫 외과적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는 요로결석에 대해 알아보겠다. 요로결석은 사람에게도 극심한 통증을 안겨주는 질환이다. 반려견, 반려묘에게도 마찬가지이다. 자신의 이상증세를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아이들이다 보니 초기 배뇨곤란 단계에서는 발견하지 못한 채 혈뇨 정도의 증상이 발현되어야만 병원을 찾는 보호자들이 대다수이다. 그래서 상기와 같이 평소 소변 상태를 관찰하거나 음수량을 체크하는 등의 관찰이 필요하다.

요로계에 결석이 생기면 화장실 가는 횟수는 늘어나는데 소변의 양은 줄어든다. 화장실이 아닌 곳에 소변을 보는 실수를 하기도 하고, 통증 때문에 불편을 느껴 때로는 배뇨 전후로 평소와 다른 울음 소리를 내기도 한다. 화장실에서 소변을 보기 위한 자세를 취한 후 배뇨까지 시간이 한참 걸리거나 배뇨하지 못한 채 안절부절 하는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또한 소변 색상이 진하고 탁하며 때론 소변에 반짝이는 것이 섞여 있을 수 있다. 이러한 배변 문제는 식욕 저하 및 탈수로 이어져 기력이 떨어지며, 심할 경우 결석으로 인해 소변이 배출되지 못하여 방광에 쌓이면서 배가 부풀어오른 모습이 관찰될 수 있고, 수신증이나 방광파열 같은 심각한 합병 증상이 발현되기도 한다.

요로는 소변의 생성, 배출에 관련된 전반을 관리하는 기관으로 신장, 요관, 방광, 요도를 통틀어 지칭한다. 요로 결석의 돌은 외부에서 유입된 물질이 아닌 체내에서 생성된 것이다. 체내로 흡수되지 않은 영양분이 뭉쳐지면 결석이 되는 것으로 미네랄과 아미노산의 균형이 무너지거나 칼슘 문제로 발병될 수 있다. 물론 유전적인 취약성으로 인해 발병되기도 하며 스트레스가 원인이 되는 경우도 있다. 발병 가능성은 반려견에 비해 반려묘가 더 높은데 이는 신체 구조 때문이다. 고양이의 조상은 원래 사막 생활을 했었기 때문에 소량의 물로도 살 수 있게끔 소변을 농축하는 능력이 발달했고, 특히나 너무 이른 시기에 중성화를 한 수컷 고양이는 요도가 발달하지 못해 더욱이 결석이 잘 막힐 수 있다.

결석은 성질에 따라 스트루바이트, 칼슘 옥살레이트, 요산염, 시스틴, 실리카 등으로 나눌 수 있으며, 스트루바이트와 칼슘 옥살레이트 성분이 가장 흔하게 관찰된다. 스트루바이트 결석은 알카리성 소변에서 생성되는데 주로 표면이 매끈하고 둥근 형태가 많다. 크기가 크지만 않다면 식이조절과 내과적 약 복용을 통해 소변을 산성으로 만들어 녹이는 치료가 가능하다. 하지만 결석의 크기가 크고 잘 녹지 않는다면 반드시 외과적 수술을 통해 제거해야 한다. 칼슘 옥살레이트 결석은 단백질 및 탄수화물을 과도하게 섭취한 반려동물에게서 흔히 발병된다. 표면이 거칠고 날카로워 2차 염증을 유발할 수 있어 반드시 수술로 제거해야 하는 종류의 결석이다. 이 외 종류의 결석은 매우 드물게 발생하지만 실리카 역시도 반드시 수술이 필요한 종류의 결석이다.

반려동물의 요로결석은 치료가 될 때까지 극심한 고통을 느끼기 때문에 빠른 치료가 필요하며, 재발률이 높은 질환이기도 해서 수술 및 치료 이후에도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상태를 관찰해주어야 한다. 또한 적절한 식이관리 및 음수량 조절에도 신경을 써주고 일상생활에서의 시그널에도 관심을 가져주자. 비록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아이들이라 하더라도 극심한 통증으로 인해 다양한 신호를 보내고 있을 것이다.

(글 : 모아동물병원 조영광 원장)

저작권자 © 헬스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